'졸속 발굴' 50년 만에..한데 모인 '무령왕릉 유물들'
무령왕릉은 1500년 전 백제를 비추는 하나의 상징입니다. 우아한 아치형의 벽돌무덤, 그 안에서 발견된 화려한 금관장식…교과서나 역사책 속에서 우리가 접했던 사진들입니다. 하지만 5천 점이 넘는 유물 가운데 잘 알려지지 않은 것도 있고, 풀리지 않은 수수께끼도 남아 있습니다.
발굴 50주년을 기념한 전시회에 이선화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머리에 뿔이, 몸통엔 날개가 달린 상상 속의 동물.
무덤을 지키고, 죽은 사람의 영혼을 신선세계로 안내한다는 '진묘수'입니다.
먼 길을 떠나는 왕을 위해 함께 묻었던 금동신발, 섬세한 무늬가 새겨져 있는 은잔도 아직까지 은은한 색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특히 훼손 위험 때문에 전시가 어려웠던, 나무로 만든 베개와 발받침도 세상 밖으로 나왔습니다.
[오세빈/서울 신길동 : 교과서에서 배우던 것을 보러 왔어요. 웅장하고 신기해요.]
[이미재/충남 공주시 : 고등학생 때 신문으로 (무령왕릉 발굴 소식을) 알았고 지역에 술렁거리는 정도로 알았지, 이렇게 가까이서 볼 수 없었습니다.]
1500년 전, 백제의 모습을 가늠해 볼 수 있는 무령왕릉은 1971년 발굴됐습니다.
[대한뉴스/1971년 : 돔 형식의 돌벽돌로 된 이 무덤은 백제 고분 제6호의 배수구를 파다가 우연히 발견한 것인데…]
발굴한 지 50년이 돼서야 국보 17점을 비롯, 5200점이 넘는 유물들이 처음으로 한 곳에 모였습니다.
백제 왕릉은 신라 왕릉과 달리 출입구가 따로 없고, 돌무지로 덮여 있지 않은 벽돌 무덤이라 도굴이 쉬운 편인데, 발굴 당시 온전히 보존된 게 신기했습니다.
무엇보다 같이 발견된 묘지석엔 523년 5월 세상을 떠난 무령왕의 기록이 남아 있었습니다.
고고학계의 기념비적인 발굴이었지만, 동시에 가장 후회스런, 졸속 발굴이기도 했습니다.
5천 점 넘는 유물들을 이틀 만에 수습하면서 훼손되기도 했고, 출토된 위치도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유물은 6세기 백제의 장례 문화, 사후 세계에 대한 생각, 그리고 다른 나라와 문화 교류까지 1500년 전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합니다.
이번 전시는 내년 3월까지 이어집니다.
(화면출처 : KTV·문화유산채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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