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종전선언 집착 文.. 근본적 안보지형 변화 신중 접근해야

입력 2021. 9. 22. 19:44 수정 2021. 9. 2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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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유엔 기조연설에서 또 종전선언을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종전선언이야말로 한반도에서 화해와 협력의 새로운 질서를 만드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가 모여 한반도에서의 전쟁이 종료됐음을 함께 선언하자"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종전선언을 다시 들고 나온 것은 북한을 의식한 카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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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유엔 기조연설에서 또 종전선언을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종전선언이야말로 한반도에서 화해와 협력의 새로운 질서를 만드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가 모여 한반도에서의 전쟁이 종료됐음을 함께 선언하자"고 했다. 문 대통령은 2018년과 2020년 유엔총회 연설에서도 종전선언을 제안했지만 실현 가능성은 차치하고 당사국들의 무관심으로 메아리 없는 주장에 그쳤다. 이번에도 다르지 않다. 북한이야 속으로 바라는 바겠으나, 오커스(AUKUS, 미-영-호주 안보동맹) 출범을 준비하며 미북협상을 후순위로 두고 있는 미국에게는 '한가한' 소리일 뿐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종전선언을 다시 들고 나온 것은 북한을 의식한 카드일 것이다. 문 대통령은 2019년 2월 하노이 미북회담 이후 사실상 중단된 핵협상과 남북대화를 재개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러나 북한의 관심은 남북대화가 아닌 제재완화다. 북한은 지난 7월 말 1년여 만에 통신선을 복원했다가 한미연합도상훈련을 빌미로 보름도 안 돼 끊었다. 이후 영변핵시설 재가동 징후를 보이더니 순항미사일과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문 대통령의 끊임없는 '구애'에도 북한으로부터 돌아온 건 핵시설 재가동과 미사일발사, 개성 남북연락사무소 폭파, 우리 공무원 사살이다. 이런 상황에서 문 대통령은 종전선언으로 다시 대화 물꼬를 터보려는 집착을 보이고 있다.

종전선언은 말 그대로 전쟁을 끝낸다고 선언하는 것을 의미한다. 당사자간 신뢰가 전제돼야 한다. 믿지 못하는 상대와 종전을 선언하고 무장해제 할 순 없다. 북한은 근년에만 천안함 폭격, 연평도 포격 등 휴전협정을 중대하게 위반했다. 특히, 비핵화가 전제되지 않는 종전선언은 상상할 수 없다. 문 대통령은 "종전선언을 이뤄낼 때 비핵화의 불가역적 진전과 함께 완전한 평화가 시작될 수 있다"고 했는데, 거꾸로 말한 것이다. 비핵화가 먼저 이뤄질 때 종전선언을 할 수 있다. 종전이 되면 주한유엔군사령부의 존립 근거는 사라진다. 이는 결국 주한미군 철수와 한미동맹 해체로 이어질 수 있다. 이게 북한의 노림수다. 안보지형에 근본적 변화를 가져올 종전선언은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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