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글로벌 오피니언리더] 교황 "일부세력, 내가 죽길 바랄 것"

이규화 입력 2021. 9. 22. 19:41 수정 2021. 9. 2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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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 대해 나쁜 말을 하는 성직자들도 있습니다. 진정한 대화를 나누지 않고 판단을 내릴 땐 특히 나도 인내심을 잃게 됩니다. 그럴 땐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습니다.() 여전히 나는 살아있습니다, 일부는 내가 죽기를 바랐겠지만."

교황은 또 자신에 대해 나쁜 말을 하는 성직자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나 그들에게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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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연합뉴스

"나에 대해 나쁜 말을 하는 성직자들도 있습니다. 진정한 대화를 나누지 않고 판단을 내릴 땐 특히 나도 인내심을 잃게 됩니다. 그럴 땐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습니다.(…) 여전히 나는 살아있습니다, 일부는 내가 죽기를 바랐겠지만."

속마음을 은유적으로 표현해온 프란치스코(사진 왼쪽 두 번째) 교황이 이번에는 마음먹고 자신의 비판세력을 향해 격정어린 심기를 드러냈습니다. 최근 슬로바키아를 방문했을 때입니다. 자신의 신앙심의 고향이라고 할 수 있는 예수회의 신부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이 토로했습니다. 교황이 겨눈 사람들은 낙태와 교회제도 운영 등에서 그의 진보적 행보에 불만을 품고 있는 전통적 보수적 가톨릭 성직자들입니다.

예수회가 발간하는 가톨릭 매거진 '라 치빌타 카톨리카'(La Civilta Cattolica)는 지난 12일(현지시간) 슬로바키아 수도 브라티슬라바에서 자리를 함께한 교황과 53명의 예수회 신부들 간 대화 내용을 공개했습니다.

매거진에 따르면 교황은 교계 전통적 보수주의자들이 자신과 가톨릭교회를 '가십'의 대상으로 삼거나 합당한 이유 없이 공격하는 데에 불편한 심정을 가감 없이 드러냈습니다. 교황은 "나 스스로 죄인이기에 개인적으로는 그러한 공격과 모욕을 당할 수 있지만, 교회에 대해선 그렇게 하면 안 된다"며 "그것은 악마가 하는 일"이라고 질타했습니다.

교황은 또 자신에 대해 나쁜 말을 하는 성직자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나 그들에게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나는 앞으로도 그들이 만든 사상과 판타지의 세계에 들어갈 생각이 없다. 그러고 싶지 않다"며 "이는 내가 설교를 선호하는 이유"라고 밝혔습니다.

교황은 비판세력이 자신을 밀어내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의 일단도 드러냈습니다. 교황은 자신이 장 절제 수술을 받고 입원해 있는 동안 실제 콘클라베(Conclave·교황선출투표)를 준비하는 움직임이 있었다는 사실도 털어놨습니다. 교황은 건강을 묻는 한 사제의 질문에 "나는 여전히 살아있다"며 "일부는 내가 죽기를 바랐겠지만"이라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건강 상태가 알려진 것보다 더 심각하다고 판단한 고위 성직자(추기경이나 주교)들의 모임이 있었다는 것을 안다. 그들은 콘클라베를 준비하고 있었다"며 "하지만 주님의 은덕으로 나는 괜찮다"고 설명했습니다.

교황은 지난 7월 4일 이탈리아 로마 시내 한 종합병원에서 지병인 결장 협착증 수술을 받고서 열흘 간 입원했고 33㎝ 길이의 장을 잘라내는 큰 수술을 받은 바 있습니다. 퇴원 이후 순조로운 회복 과정을 거쳤으나 수요 일반알현과 주일 삼종기도 등과 같은 대중 행사에서 다소 약해진 목소리에 수척한 얼굴이 공개되며 건강 이상설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당시 교황의 자진 사임에 이은 '콘클라베' 가능성을 짚는 이탈리아 언론 보도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교황은 이달 1일 방송된 스페인 라디오 채널 '코페'(COPE)와 인터뷰에서 자진 사임은 전혀 고려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규화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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