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약무효' 부동산에 속앓는 금융대책

황두현 입력 2021. 9. 22. 19:40 수정 2021. 9. 2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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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당국이 올 12월 말까지 가계대출 증가를 전년대비 5% 선으로 묶겠다고 밝혔지만, 시중은행들의 증가액은 9월 말 벌써 목표를 위협하기 시작했다.

금융당국이 올해 초 제시한 5~6%의 가계대출 증가율 관리 목표에 임박한 수치다.

작년 말 대비 가계대출 증가율에 7.4%에 달한 NH농협은행은 이미 신규 가계 부동산대출을 중단하고, 신용대출 우대금리 축소 등을 시행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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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상승 빌라까지 전방위 확산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 5%선 임박
새로운 대책 공염불 가능성 커져
"금융으로 정책 실패 전이" 우려
연합뉴스
연합뉴스

금융 당국이 올 12월 말까지 가계대출 증가를 전년대비 5% 선으로 묶겠다고 밝혔지만, 시중은행들의 증가액은 9월 말 벌써 목표를 위협하기 시작했다.

부동산 가격이 '백약이 무효'로 치솟으면서 관련 대출 증가세도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최근 집값 상승세는 '전국→지역', '아파트→빌라'로 전 방위 확산하는 모습이다. 추석 연휴가 끝나면서 전세가 상승 압박도 커지고 있다.

정부는 내달 추가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내놓을 방침이지만 실수요자를 고려한 대책은 마뜩찮은 상황이다. 금융 당국의 연간 가계대출 총량 관리가 불가능해지면서 전문가들은 "자칫 부동산 정책 실패가 금융 정책 실패로 전이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16일 기준 701조5680억 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말(670조1539억 원)보다 4.69% 증가했다. 금융당국이 올해 초 제시한 5~6%의 가계대출 증가율 관리 목표에 임박한 수치다.

잇단 대출규제 방침에도 증가세는 여전히 꺾이지 않고 있다. 8월 증가한 5대 은행 가계대출은 3조5068억 원이지만, 이달에는 1~16일 사이 이미 전달의 79%(2조7531억 원)가 늘었다. 작년 말 대비 가계대출 증가율에 7.4%에 달한 NH농협은행은 이미 신규 가계 부동산대출을 중단하고, 신용대출 우대금리 축소 등을 시행한 상태다.

농협은행 수요가 옮겨가면서 하나은행은 지난 8월말 4.62%였던 대출 증가율이 이달 16일 5.04%까지 올랐다. KB국민은행도 같은 기간 3.62%에서 4.37%로 0.75%포인트 급등했다. 우리은행은 전세대출 수요 증가 등으로 증가율이 3.9%를 기록했다. 신한은행은 2.8% 수준이다.

집값 상승이 대출수요를 부추기고 있다. '집값 상승 → 대출 증가 → 집값 상승'의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연립주택 가격마저 요동치고 있다. KB국민은행의 월간 주택가격 동향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전국 연립주택 매매가격 누적 상승률은 4.66%로, 지난해 같은 기간 상승률(2.61%)을 훌쩍 넘어섰다.

금융당국은 추석 연휴가 끝난 직후 새로운 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현재 차주별로 총 부채의 원리금을 소득에 따라 규제하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조기 시행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당초 당국은 2022년과 2023년을 거쳐 차례로 강화한다는 방침이었다.

하지만 당장 이 같은 금융 당국의 대책은 나오기 전부터 '공염불'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무엇보다 추석 연휴 전세난까지 예견되면서 전세자금 대출 수요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 당국도 새 대책에 전세자금 대출 규제는 포함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결국 당국의 가계 대출 총액 관리는 또 다시 큰 구멍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대출총량 관리라는 목표에 매몰되면 실수요자 문제를 도외시 할 수 있다"며 "다소 목표 달성이 되지 않더라도 개인 소득이나 신용도, 실수요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대출이 이뤄지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성 교수는 "'임대차 3법' 시행 등 부동산 시장을 교란한 규제 자체를 정상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시장에 왜곡이 발생해 전월세시장에 이어 매매시장도 오르는 현상을 빚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황두현기자 ausur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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