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다 지원에 침묵하는 中정부.. 23일 1418억 이자가 1차관문 [파산기로 '헝다' 글로벌시장 초긴장]

정지우 2021. 9. 22.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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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다 "425억은 제때 지급"
993억은 디폴트 30일 남아
중국판 리먼사태 우려 속
요동쳤던 세계증시 일단 진정

【파이낸셜뉴스 베이징·서울=정지우 특파원 송경재 기자】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인 헝다그룹(에버그란데)의 유동성 위기가 세계 증시에 불안요인이 되면서 향후 부동산 전반과 금융 시장으로 미칠 파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의 견해는 크게 갈린다. 헝다 위기가 다른 부동산 시장을 넘어 금융까지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는 반면 미국 리먼브러더스와 같이 금융시스템 전반에 위협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헝다 디폴트(채무불이행) '쓰나미' 첫 시험대는 23일 이자 지급이다.

■헝다 '쓰나미' 부동산시장 충격

22일 주요 외신과 중국 매체에 따르면 우선 전문가들과 업계에선 헝다의 디폴트를 예정된 수순으로 해석하고 있다. 헝다가 이미 상당수 협력업체에 공사대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는 등 극도로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어 금융권 대출이나 채권 발행으로 빌린 돈의 원금과 이자를 정상적으로 상환할 길이 막혔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헝다 위기는 시작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헝다처럼 부실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중국에 널려 있어 헝다의 불씨가 부동산 업체들을 위기로 몰고 이는 다시 시장을 충격에 빠뜨릴 수 있다는 논리다. 따라서 이를 우려한 중국 당국이 먼저 개입해 파산까지 가는 것을 막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미 CNBC는 유명 이코노미스트 에드 야데니의 전망을 인용, 헝다 파산 충격이 2008년 세계 금융위기를 촉발한 리먼 사태와 맞먹을 정도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어 수수방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헝다 파산설로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차입비용이 늘어나는 등 경영상 압박이 커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금융리스크 축소를 위한 중국 정부의 각종 조치로 이미 다수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도산한 상태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당장 헝다를 직접적으로 지원할 가능성은 낮다는 의견도 상당수 존재한다. 현재 단계에서 헝다 구제에 나설 경우 부동산 분야에 들이댄 메스의 취지가 약화될 수도 있다는 논리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바클레이스는 "헝다의 재정상태는 중국 부동산 분야 전체를 대변하지 않는다"면서 "(헝다 위기로 인해) 중국 부동산 개발업계의 사업모델이 총체적으로 무너졌다고 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S&P도 "중국 정부는 헝다의 위기가 다른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에 파장이 미칠 경우에만 디폴트 방지 지원에 나설 것"이라며 "이는 중국 전체 금융시스템과 경제의 안정을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며 헝다만의 개별적 위기는 관리가 가능하다고 본다"고 풀이했다.

■中경제 전반 위협은 아직

아직까지는 헝다 디폴트 전망이 중국 경제를 전반적으로 위협하는 더 큰 문제들을 촉발할 단계는 아니라는 주장 역시 있다. 바클레이스는 "중국 은행권의 자산은 45조달러(약 5경3280조원) 규모이며 부채는 30조달러 규모"라면서 "350억달러(약 41조4400억원) 규모 은행 대출을 포함한 헝다의 채무(약 355조원)는 상황을 바꾸게 할 만큼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금융 소프트웨어 제공사 뮤렉스의 분석가인 알렉산더 본은 헝다 문제와 13년 전 리먼 사태를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했다. 씨티그룹 역시 헝다 위기가 중국에 리먼 사태를 야기할 것으로 보지 않으며 당국이 시스템적 위기를 방지하고자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헝다가 발행한 5년물(2022년 3월 만기) 채권의 이자 8350만달러(약 993억원) 지급일이 23일 도래한다. 헝다는 또 같은 날 2025년 9월 만기 채권 위안화 이자 2억3200만위안(약 425억원)을 지급해야 한다. 오는 29일에는 2024년 3월 만기 채권 이자 4750만달러(약 562억원) 지급이 예정돼 있다.

아울러 헝다는 은행과 신탁 등 금융기관에서 빌린 자금 5718억위안(약 105조원) 중에서 올해 안에 만기가 찾아오는 절반가량을 해결해야 한다.

이에 대해 헝다는 이날 성명을 내고 "선전증시에서 거래된 이자 2억3200만위안을 23일 제때 지급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헝다는 같은 날 지급해야 할 8350만달러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또 헝다는 이미 지난 20일까지 은행 등 금융기관에 냈어야 하는 일부 대출이자도 감당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통신은 지난 15일 소식통을 인용, 중국 도시농촌건설부가 주요 은행들과 회의에서 헝다가 20일 은행 대출이자 지급을 하지 못할 것이라고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8350만달러의 경우 채권계약서상 예정된 날로부터 30일 이내까지는 지급이 이뤄지지 않아도 공식 디폴트로 간주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헝다 폭풍에 글로벌 증시도 한때 요동을 쳤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나스닥 지수는 지난 5월 12일 이후 4개월여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닛케이지수도 지난 21일 2주 만에 3000 선이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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