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의 시대 역행, 미쳐버린 혐오 표현 [TV공감]

최하나 기자 입력 2021. 9. 22. 18:19 수정 2021. 9. 26.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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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기대 속에 베일을 벗은 '오징어 게임'을 향한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작품의 완성도를 차치하고, 곳곳에 배치된 혐오 표현이 시청자들의 반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현재 한국 작품 창작 방향성과 시대 상황을 역행하는 '오징어 게임'이다.

지난 17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감독 황동혁)은 456억 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에 참가한 사람들이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극한의 게임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이번 작품은 해외에서는 꽤 많이 제작돼 왔지만, 한국에서는 볼 수 없었던 서바이벌 장르를 표방한 작품이다. 거액의 자본이 투입된 작품은 스타 캐스팅, 대규모 세트장 등 화려한 볼거리를 예고하며 시청자들의 기대를 모았다. 무엇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라는 점이 시청자들에게 신뢰감을 안겼다.

이 가운데 '오징어 게임'은 21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전체 순위 1위를 차지했다. 넷플릭스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 사상 최고 기록이다. 이전까지 최고 기록은 지난해 공개된 드라마 '스위트홈'이 기록한 3위다. 미국 외에도 '오징어 게임'은 한국을 포함해 홍콩 쿠웨이트, 말레이시아, 모로코, 오만, 필리핀, 카타르, 사우디 아라비아, 싱가포르, 대만, 태국, 아랍 에미리트, 베트남 등의 국가에서 1위를 했다.

유례없는 흥행을 기록하고 있는 것과 다르게 작품에 대한 평가는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특히 많은 시청자들의 지적하는 문제점은 작품 속 혐오 표현이다. 여성뿐만 아니라, 노인과 외국인 노동자 등 약자에 대한 혐오 표현이 수두룩하다.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건 여성에 대한 혐오 표현이다. 현재 한국 작품 창작 방향은 여성 혐오 표현을 지양하는 쪽으로 발전해나가고 있다. 그전까지는 여성 캐릭터를 수동적이고, 남성 캐릭터의 각성을 돕는 소모품으로 취급하고, 여성에 대한 혐오 표현이 난무했다면, 지금은 많은 창작자들이 이에 대한 문제점을 인지하고 개선해나가고 있는 추세다. 여성의 지위와 인권 의식이 높아지고 있는 시대 상황이 반영된 결과다.

그러나 '오징어 게임'에는 2021년 작품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여성 혐오 표현이 가득하다. 먼저 극 중 한미녀(김주령)는 여성 혐오 표현을 집약해서 만든 캐릭터라는 느낌이 다분하다. 살아남기 위해 남성에게 자신의 육체를 성적으로 사용하는 한미녀의 모습은 구시대적인 여성 캐릭터 활용법의 정석이다. 특히 한미녀가 자신의 성기에 담배를 숨겨오는 장면은 경악스럽기만 하다.

한미녀 뿐만 아니라 또 다른 여성 캐릭터 새벽(정호연)과 남성 캐릭터 덕수(허성태)의 대사도 문제다. 1회에서 덕수는 새벽에게 "오갈 데 없는 X 먹여 주고 재워 주고 기술까지 가르쳐 줬더니 내 뒤통수를 쳐?"라고 말한 뒤 독립을 한 것뿐이라는 대답에 "네가 뭐, 유관순이냐? 그럼 나가서 태극기라도 흔들든가. 너 북한 X니까 인공기 흔들어야지, 응?"이라고 말한다. 해당 대사는 작품 공개 이후 시청자들의 가장 많은 비난을 받은 대목이다. 여성 혐오와 유관순 열사 폄하까지, 여성 캐릭터를 대하는 감독의 생각이 의심스러운 수준이다.

또한 VIP 연회장 내 보디 페인팅한 나체의 여성들을 가구 소품처럼 배치한 장면도 문제다. 의미도 없고, 그렇다고 신선하지도 않다. 그저 불쾌하기만 하다.

여성뿐만 아니라 약자에 대한 혐오도 시청자들의 반감을 산 부분 중 하나다. 극 중 오징어 게임 참가자이자 외국인 노동자인 알리와 노인에 대한 표현도 다분히 약자 혐오 시선이 담겨 있다. "게임을 하는 동안에는 모두가 평등하다"는 극 중 대장 관리자의 말이 표리부동처럼 느껴지는 이유다.

'오징어 게임'은 현재 넷플릭스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 작품 중 유례없는 글로벌 흥행 중이다. 흥행 중이라고 해서 작품에 대한 비판은 접어두고, 그저 박수만 쳐야 할까. 흥행과는 별개로 잘못된 부분은 잘못됐다고,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계속해서 혐오로 가득한 작품을 볼 수밖에 없다. 우리가 좋은 작품들을 향유하긴 위해서는 문제점들을 지적하고 이를 창자들이 개선하는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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