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밈없는 날것의 노래.. 김현식의 매력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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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포장이 없어도 그 자체로 아름다운 선물이랄까요. 꾸며낸 감성이나 기교에 치우치지 않고 메시지에 솔직한 노래죠. '날송(날것의 노래)'이라는 말이 있다면 그것을 가장 잘 불렀던 가수가 아니었나 싶어요. 김현식 선배님은 말이죠."
가수 조장혁(52)은 같은 싱어송라이터로서 한 시대를 풍미했던 가요계 선배 고 김현식의 노래를 들으며 학창시절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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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포장이 없어도 그 자체로 아름다운 선물이랄까요. 꾸며낸 감성이나 기교에 치우치지 않고 메시지에 솔직한 노래죠. '날송(날것의 노래)'이라는 말이 있다면 그것을 가장 잘 불렀던 가수가 아니었나 싶어요. 김현식 선배님은 말이죠."
가수 조장혁(52)은 같은 싱어송라이터로서 한 시대를 풍미했던 가요계 선배 고 김현식의 노래를 들으며 학창시절을 보냈다. 조장혁에게 김현식은 "공연장 먼 발치에서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좋았던" 가수였다. 1990년 김현식이 유명을 달리했을 당시 군 복무 중이었던 조장혁은 남몰래 화장실에 들어가 한참을 울었던 기억이 있다. 조장혁은 "돌이켜보니 록, 블루스 장르를 좋아했던 나와 김현식 선배님은 음악적 색깔도 비슷했다"며 "자연스레 가수가 된 이후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그런 조장혁이 자신의 우상과 한층 더 가까워지는 계기가 생겼다. 바로 김현식의 노래들로 제작된 주크박스 뮤지컬 '사랑했어요'에 출연하게 된 것. 지난달 14일 개막한 '사랑했어요'는 고독한 싱어송라이터 이준혁이 과거를 회상하며 못 다 이룬 사랑을 노래하는 이야기다. 이 과정에서 '사랑했어요' '봄, 여름, 가을, 겨울' '비처럼 음악처럼' 등 김현식의 대표곡들이 등장한다. 조장혁은 극중 50대 후반의 이준혁 역할에 캐스팅돼 무대(10월 30일까지 서울 신사동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 오르고 있다.
최근 공연장에서 한국일보와 만난 조장혁은 "처음 역할 제안이 왔을 때 고민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중독된 사랑' 등 여러 히트곡을 통해 가창력을 인정받은 그였지만, 뮤지컬 장르 특성상 연기에 대한 부담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조장혁은 "뮤지컬 '광화문연가'나 '그날들'을 통해 이영훈 작곡가와 가수 김광석 선배님의 노래가 널리 알려지는 것을 보면서 김현식 선배님의 곡들도 사람들이 가치를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출연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어느덧 중견가수가 됐지만 뮤지컬 도전은 처음이다. 스스로를 "뮤린이(뮤지컬+어린이)"라고 부르는 조장혁은 "노래는 자신 있는 반면 노래하는 순간에도 다음 대사를 걱정할 정도로 연기는 만만치 않다"고 했다. 다만 "도전하는 일이 아름답다는 생각으로 즐기면서 출연하고 있다"고 웃었다.
극에서 이준혁은 한 여자를 진심으로 사랑했지만 환경적인 제약을 극복하지 못한 채 좌절하고 만다. 보는 이에 따라서는 적극적으로 행동하지 않는 이준혁에게 답답함을 느낄 수도 있다. 이런 캐릭터를 연기 중인 조장혁은 "사실 음악하는 친구들이 대체로 소극적이고 쉽게 용기를 못 내는 편"이라며 "인디 밴드 활동을 할 때 나 역시 아웃사이더(비주류)였기 때문에 동질감을 많이 느꼈다"고 말했다.
뮤지컬 출연을 계기로 재조명한 김현식의 곡들이 적지 않다. 조장혁은 "대표적으로 막이 오르자마자 부르는 '떠나가 버렸네'는 공연이 아니었다면 잘 몰랐을 명곡"이라고 소개했다. '그대 내 맘에서 떠나가 버렸네. 사랑을 남긴 채'라는 가사로 시작하는 노래는 1986년 김현식의 세 번째 앨범을 통해 발표된 곡으로, 실연의 마음이 덤덤하게 담겨있다. 유명한 '내사랑 내곁에'의 경우 김현식의 사후에 발표됐다. 조장혁은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불린 곡이라 그 해석이 쉽지 않다"면서도 "나와 가장 잘 맞고, 좋아하는 노래"라고 했다.
공연이 끝나는 대로 조장혁은 새 앨범 준비에 돌입할 생각이다. 방향성이나 콘셉트를 묻자 그는 "콘셉트를 미리 정하고 노래할 나이는 이미 지난 거 같다"며 "김현식 선배님처럼 솔직하게, 그때 그때 와닿는 노래를 부를 예정"이라고 했다. 다만 "추워졌을 때 어울리는 노래를 구상 중"이라며 힌트를 남겼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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