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스포츠 등 무리한 사업확장..'패착' 中정부 '부동산 옥죄기' 시작하자 휘청

강현우 입력 2021. 9. 22. 18:07 수정 2021. 9. 23. 00:44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중국 2위 부동산개발 업체 헝다그룹과 창업자 쉬자인 회장에겐 이런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헝다그룹의 몰락은 경영진의 오판에 따른 무리한 사업 확장과 중국 정부의 부동산 시장 옥죄기가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1992년 광둥성 부동산개발 업체에 입사해 경력을 쌓은 그는 1997년 헝다그룹을 창업했다.

지난해부터 중국당국이 부동산 억제 정책을 강화하면서 헝다그룹의 본업인 부동산개발업이 침체에 빠졌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헝다 어쩌다 이렇게 됐나
전기차에 54조원..성과 미흡
부동산 프로젝트 778개 달해
부채 눈덩이..대출 회수 직격탄

포천 글로벌 500대 기업 중 122위, 빈농의 아들에서 중국 최고 부호로….

중국 2위 부동산개발 업체 헝다그룹과 창업자 쉬자인 회장에겐 이런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그런 헝다그룹이 도산 위기에 몰리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을 흔들고 있다. 헝다그룹의 몰락은 경영진의 오판에 따른 무리한 사업 확장과 중국 정부의 부동산 시장 옥죄기가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쉬 회장은 1958년 중국 허난성 타이캉현의 농가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어머니를 여의고 홀아버지 아래서 자란 그는 고교 졸업 후 농사일을 시작했다. 1977년 중국의 대입 시험이 부활하면서 우한과학기술대에 진학했다. 1992년 광둥성 부동산개발 업체에 입사해 경력을 쌓은 그는 1997년 헝다그룹을 창업했다.

헝다그룹은 차별화 전략으로 승승장구했다. 돈이 몰리는 대도시 말고 지방 소도시에 주목했다. ‘최소의 돈으로 많은 땅을 확보한다’는 원칙 아래 소규모 저가 주택을 대규모로 공급하면서 사업을 확대했다. 지난 6월 말 기준 233개 도시에서 778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쉬 회장은 2017년 포브스 중국 부호 순위에서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헝다는 각 지방정부의 토지를 대량으로 장기임차하면서 지방정부 재정에 상당 부분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쉬 회장은 자본가로서는 드물게 2019년 신중국 건국 70주년 행사, 7월 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식에 참석하기도 했다. 그만큼 당국과의 관계가 좋다는 의미다.

하지만 본업인 부동산 외에 너무 많은 영역에 진출한 게 패착이 됐다. 금융업, 헬스케어, 여행, 스포츠(프로축구구단 광저우헝다 인수), 전기자동차 등에 뛰어들었다. 2019년 설립한 전기차업체 헝다자동차에는 그룹 차원에서 3000억위안(약 54조원) 이상을 쏟아부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부터 중국당국이 부동산 억제 정책을 강화하면서 헝다그룹의 본업인 부동산개발업이 침체에 빠졌다. 중국 공산당과 정부는 가파른 집값 상승이 가계 부채 부담과 빈부 격차를 확대시키고 결과적으로 출생률까지 떨어뜨린다고 보고 있다. 부동산개발 업체들이 과도하게 차입에 의존해 사업을 벌여 국가 경제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도 지적한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8월 부동산개발 업체의 차입 비율을 제한하는 ‘3대 레드라인’을 제시했다. 이는 △선수금을 제외한 자산부채비율 70% 미만 △순부채비율(부채에서 유동자산을 뺀 후 자본으로 나눈 비율) 100% 미만 △단기부채 대비 현금성 자산 비율 100% 초과 등을 지켜야 신규 대출을 해줄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은 또 올 1월부터 부동산 대출 총량 규제에도 나섰다. 대형 은행의 전체 대출에서 주택담보대출과 부동산 개발회사에 대한 대출 합계가 차지하는 비중을 40%로 제한했다. 상당수 은행이 부동산 대출 비중이 40%를 넘어 채권을 회수하고 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경제지 네이버 구독 첫 400만, 한국경제 받아보세요
한국경제신문과 WSJ, 모바일한경으로 보세요

Copyright © 한국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