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패널 밑에서 농사짓는다?.. 무리한 '두토끼 잡기'
2030년까지 농촌에 10GW 설치
패널 아래 벼 수확량 20%나 감소
전력 판매가도 10년새 반토막 나
정부 무리한 농촌 탄소중립 도마
■영농형 태양광이 대안?
22일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10.0GW에 달하는 농촌 태양광 발전 설비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정부의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을 보면 2017년 15.1GW인 재생에너지 설비용량은 2030년 63.8GW로 확대하게 돼 있다. 이 기간 태양광발전은 5.7GW에서 36.5GW로 확대하는데, 이 중 농촌 태양광은 10.0GW다. 문제는 줄어드는 경지면적이다.
우리나라 전체 경지면적은 2010년 171만5000㏊에서 2019년 158만1000㏊로 연평균 0.9% 감소했다. 이 기간 농작물 생산량도 1544만3000t에서 1526만2000t으로 연평균 0.1%씩 감소했다. 정부는 앞서 2022년까지 식량자급률 55.4%, 곡물자급률 27.3% 등을 달성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태양광발전 설비가 늘어날수록 경지면적이 줄어 자급률은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정부가 찾아낸 대안이 농사를 영위하면서 기둥 위 상부에 태양광설비를 설치해 발전사업을 함께 수행하는 발전시설인 '영농형 태양광'이다.
그러나 녹색에너지연구원이 영농형 태양광시설 설치에 따른 수확량과 당도 변화를 조사한 결과 벼는 그 수확량이 기존 재배방식보다 20%나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마늘(-18%), 감자(-15%), 양파(-11%), 배추(-7%) 등도 수확량이 줄었다. 당도도 떨어졌다. 태양광 패널 하부에서 생산된 포도와 배의 당도는 기존 재배방식으로 생산한 것에 비해 각각 1브릭스(brix·100g의 물에 녹아 있는 사탕수수 설탕의 g수)씩 낮았다.
임대인과 임차농의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통상 태양광시설 설치는 자기 토지에 설치하는 농가와 시공업체(설계업체)가 토지를 임차해 태양광을 설치한다. 다만 자기 토지에 태양광시설을 설치하는 농가는 전체의 20~30%에 그친다. 태양광발전 탓에 소득이 줄고 농산물 생산에 지장을 받게 되면 경작을 포기하는 임차농은 늘 수밖에 없고, 자급률 달성은 더 요원해진다.
■갈수록 떨어지는 태양광 발전 판매가
태양광 발전 전력 판매가가 떨어지고 있는 점도 문제다. 전력 판매단가는 계통한계가격(SMP)과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가격(SMP+(REC 단가×REC 가중치)×발전량(kwh))을 이용해 산정한다. 지난 2012년 ㎾당 160.1원이던 SMP는 2021년 76.5원으로 반토막(-52.2%)났고, REC는 2016년 134.4원에서 2021년 37.4원으로 연평균 22.6% 하락했다. 이러다보니 농촌 태양광 농지전용 면적은 외려 감소했다. 2010년 42㏊에 불과했던 태양광 농지전용 면적은 2018년 3675㏊까지 증가했지만, 2019년 2555㏊까지 줄었다.
태양광 발전 판매가 하락을 막기 위해 정부가 '고정가격제도'를 도입했지만, 적용대상 용량이 한정돼 있어 전력 판매단가가 추가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실제 전체 농촌 태양광 발전에서 고정가격 계약제도가 적용되는 발전용량기준은 2018년 20.3%에서 2020년 28.6%로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이 탓에 국책연구기관인 농촌경제연구원조차 우려를 표하고 있다. 농경연은 9월 KERI 농정포커스를 통해 "농업·농촌은 식량안보 유지, 공익적 가치와 다원적 기능이 산업으로서의 기능 이외에도 중요하게 강조돼 왔다"며 "농지를 이용한 태양광사업 추진도 이에 대한 충분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농식품부는 오는 10월 말 '영농형 태양광' 추진 등이 담긴 '농식품분야 2050 탄소중립 추진계획'을 발표할 계획이다.
Copyright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강남 텐프로 아가씨와 결혼하려는 아들…마약 관련돼 있었다"
- 문영미 "남편 날린 15억원은 봐줘도 외도는 못 참겠더라"
- "남사스러우니 삭제해" 남친과 여행사진 올린 여교사 학부모에 항의 받았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 김원준, 14세 연하 아내에 "주인님"…띠동갑 장모와 공동육아
- 폐업 모텔 화장실서 70대 백골로 발견…2년 훌쩍 지난 듯
- "실종 직전 '성추행' 검색한 딸, 18년째 못 돌아와"..노부모의 하소연
- “아빠, 우리 한달에 544만원 버나요?”..신한은행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 살펴보니
- 송해나 "전 남친에게 나는 세컨드…다른 여자와 키스하는 것도 목격"
- 삼촌 명의로 대출받으려고 은행에 시신 데려온 조카 '엽기'
- 김새론, 5월 공연 연극 '동치미' 하차 "건강상 이유"…2년 만의 연기 복귀 무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