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혹한기 왔다"..주담대 최고 금리 年 4.67%까지 치솟았다

윤원섭,김혜순,이새하 2021. 9. 22.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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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도까지 줄어 '대출 혹한기'
[매경DB]
금융당국의 강력한 가계부채 억제책으로 인해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급격히 올리고 대출한도는 크게 축소하고 있다. 시중은행 대출금리는 불과 2주 만에 최대 0.35%포인트 뛰었다. 올해 시중은행에서 집행된 대출액은 올해 당국 목표치에 이미 근접해 연말까지 추가 대출은 크게 줄 전망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17일 기준 변동금리형(신규 코픽스 연동)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2.96~4.52%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는 2주 전인 지난 3일(2.80~4.30%)과 비교하면 최저금리가 0.16%포인트, 최고금리가 0.22%포인트씩 높아진 것이다.

혼합형(5년 고정금리 이후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같은 기간 연 2.82~4.44%에서 3.17~4.67%로 상승했다. 최저금리가 0.35%포인트, 최고금리가 0.23%포인트 각각 올랐다.

대출받는 사람 입장에서는 대출 가격(금리)과 양(대출한도)이 모두 불리하게 바뀌는 셈이어서 '대출 보릿고개'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시중은행의 대출금리가 최근 급격히 오르는 것은 금융당국의 대출규제로 은행들이 가산금리는 올리고 우대금리는 내리는 방식으로 대출금리를 빠르게 올리기 때문이다.

또 시중은행들은 연말까지 대출한도를 크게 줄일 계획이다. 이미 집행된 대출액을 집계하면 당국이 제시한 연간 대출 증가율(5~6%)을 초과했거나 근접하기 때문이다. 올 들어 지난 16일까지 하나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율은 5.04%로 올 들어 처음으로 5%를 넘어섰다. 같은 기간 KB국민은행은 가계대출 증가율이 4.37%로 목표치에 근접했다. NH농협은행은 가계대출 증가율이 무려 7.38%에 달해 지난달 23일부터 주택담보대출 등 주택 관련 신규 대출을 중단한 상태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은 가계대출 증가율이 각각 3.94%, 2.83%로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지만 농협 등 다른 은행들의 대출 중단에 따라 수요가 몰리면서 증가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윤원섭 기자 / 김혜순 기자 / 이새하 기자]

시장금리 0.07%P 올랐는데…주담대 금리는 3배 더 올라

혼합형 주담대 4.67%로 상승
대출 금리가 빠르게 오르는 이유는 정부의 강력한 대출 규제로 은행들이 저마다 가산금리를 올리거나 우대금리를 축소했기 때문이다. 은행이 자체적으로 대출 금리를 인상한 폭은 시장금리 등 조달 비용을 반영한 지표금리 상승 폭을 크게 웃돌고 있다.

은행들은 기준이 되는 지표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한 뒤 우대금리를 빼는 방식으로 대출 금리를 산정한다. 지표금리는 정해져 있지만, 가산금리와 우대금리는 은행이 알아서 결정한다.

예를 들어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2주 만에 하단이 0.16%포인트, 상단이 0.22%포인트 올랐다. 그런데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같은 기간 변동금리형 주담대 지표금리인 신규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0.95%에서 1.02%로 0.07%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대출 금리 증가 폭이 코픽스 상승 폭(0.07%포인트)의 약 3배에 이르는 셈이다.

혼합형(5년 고정금리 이후 변동금리) 주담대 금리 상승 폭도 지표금리 상승 폭보다 컸다. 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지난 3일 연 2.82~4.44%에서 17일 3.17~4.67%로 상승했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혼합형 주담대 지표금리인 은행채 5년물(AAA·무보증) 금리는 지난 3일 1.94%에서 17일 현재 2.03%로 2주간 0.09%포인트 높아졌다. 하지만 4대 은행 혼합형 주담대 금리 인상 폭은 지표금리 상승 폭(0.09%포인트)의 4배인 0.35%포인트에 달했다.

신용대출 금리도 상황은 비슷하다. 4대 은행 신용대출 금리(1등급·1년)는 지난 3일 연 3~4.05%에서 3.1~4.18%로 올랐다. 최저 금리는 0.1%포인트, 최고 금리는 0.13% 각각 오른 것이다.

지표금리 증가 폭에 비해 대출 금리가 빠르게 오른 이유는 은행들이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에 자체적으로 판단하는 가산금리를 올리거나 우대금리를 줄였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최근 들어 '가계부채와의 전쟁'을 선언하고 대출 증가율을 6%대로 제한하라고 은행들을 압박하고 있다.

은행들은 대출 총량을 관리하기 위해 대출 금리 인상으로 맞서고 있다. 실제 KB국민은행은 전세자금대출과 변동금리형 주담대 금리를 각각 0.15%포인트 올렸고, 신한은행도 전세자금대출 가산금리를 0.2%포인트 올렸다.

은행이 대출 금리를 가파르게 인상하면서 결국 소비자들만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가 급하게 불을 끄려다가 대출 금리만 올라 대출자 부담이 커질 수 있어서다. 한 은행 임원은 "대출 총량제보단 정부가 좀 더 유연하게 은행 간 대출 금리 경쟁이 이뤄지면서도 대출 증가율을 잡을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새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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