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헝다그룹 파산 초읽기..'중국판 리먼사태' 촉발될까
중국 부동산업체 헝다그룹(에버그란데) 파산 위기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촉발한 리먼 브라더스 사태와 같은 파장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경제에서 헝다그룹이 차지하는 비중이 작아 단기 충격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중국 정부가 개입해 헝다 파산을 막을 지 여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22일 주요 외신을 종합하면 투자은행(IB)·신용평가사 등 국제 금융 전문가들은 헝다그룹의 파산이 불가피하다면서도 이번 사태가 과거 미국 등 글로벌 금융위기를 촉발했던 리먼 사태와는 다르다는 분석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헝다그룹이 세계 경제를 위협할 만큼의 영향력을 갖고 있지 않고, 중국 정부가 헝다그룹 파산으로 자국 경제 및 금융 시스템 붕괴하는 것을 보고만 있지 않을 거란 이유에서다.
국제 IB 바클레이즈는 "중국 은행권의 자산은 45조달러(약 5경3280조원)이고, 부채는 30조달러 규모"라며 "350억달러 규모의 은행 대출을 포함한 헝다의 채무는 (중국 금융권) 상황을 바꿀 만큼 크지 않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냈다. 헝다그룹의 은행대출 규모가 중국 전체 은행 대출 총액의 0.3%에도 못 미치는 만큼 중국이 헝다의 파산 충격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PIIE)도 "헝다의 디폴트로 시장이 당분간 혼란에 빠질지 모르나 디폴트 도미노로 확대되지 않는 한 중국은 경영부실에 따른 우려를 털어내고 경제 전반에도 오히려 이익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 소프트웨어 제공사 뮤렉스의 알렉산더 본 분석가는 "헝다 위기가 실물경제를 통해 금융 시장에 영향을 끼칠 위험은 있다"면서도 "우리는 중국판 아시아 금융위기의 문 앞에 서 있지 않다"고 봤다.
블랙록의 릭 라이더 CIO 역시 "중국 은행 시스템은 정부에 의해 통제를 받는 만큼 아마도 중국 정부가 나설 것"이라며 "중국 정부가 움직이면 바로 안정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수석 아시아 경제학자 마크 윌리엄스도 "더 넓은 금융 체계가 위기에 빠지지 않도록 궁극적으로 중국 정부가 개입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국제통화기금(IMF)은 중국 정부 개입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S&P는 보고서를 통해 "헝다그룹은 대마불사(too big to fail) 논란을 부를 만큼 큰 기업이 아니고 중국 정부의 직접적인 지원도 없을 것"이라며 "헝다의 파산으로 여러 부동산 개발업체가 줄도산 하는 등 시나리오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중국 정부가 헝다그룹의 파산을 방치하고 이를 본보기로 삼아 과도한 부채를 가진 기업들을 향한 경고의 메시지로 활용할 것으로 봤다.
시진핑 중국 정부는 최근 경제 전반의 부채 축소와 함께 부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다 함께 잘 살자는 공동부유를 강조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헝다그룹을 살릴 경우 기업의 도덕적 해이를 양산했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어 의도적으로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기니 고피나트 IMF 수석 경제학자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이번 사태가 구조적 위기로 변하는 것을 막을 수단과 정책적 여지가 있다고 본다"며 중국 정부의 직접적인 개입이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헝다그룹은 23일 8.25% 금리의 5년 만기(2022년 3월) 달러채권 이자 8350만달러(약 988억6000만원)와 위안화 채권 이자 2억3200만위안(약 425억원) 등 총 1413억원가량의 이자를 지급하지 못하면 파산 절차에 돌입할 전망이다. 신용평가사 피치는 앞서 헝다그룹이 달러채권 이자를 내지 못해 파산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투자등급을 '정크단계'(CC)로 하향 조정했다. 신용등급도 'B+'에서 'B'로 한 단계 강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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