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방끈 길어도 소용 없네..놀고 있는 석·박사 더 늘었다

이명철 2021. 9. 22. 16:04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고용시장 부진이 깊어지면서 일거리를 찾지 못하는 고(高)학력자들이 늘고 있다.

경기 침체로 좁아진 채용문에 취업 대신 진학을 선택하는 대학생들이 늘어나면서 고용시장 학력 인플레 현상이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취업난에 대학원을 준비한 대학생들도 늘어나 석·박사 고용 어려움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대학원 졸업자 중 비경활인구 2년새 15.9% 증가
1년 전보다 고용 나아졌지만 '쉬었음' 14.9% 늘어
일자리 못 구한 석·박사 구직자도 1년새 77.4% 급증

[세종=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코로나19 장기화로 고용시장 부진이 깊어지면서 일거리를 찾지 못하는 고(高)학력자들이 늘고 있다. 경기 침체로 좁아진 채용문에 취업 대신 진학을 선택하는 대학생들이 늘어나면서 고용시장 학력 인플레 현상이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14일 서울남부고용센터를 찾은 시민들이 일자리 상담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2일 이데일리가 8월 통계청 고용동향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대학원 석사와 박사 졸업자(조사연도 최근 2년간 졸업연도 기준) 중 비경제활동인구(비경활)는 5749명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8월(4978명)보다 15.9% 증가했다.

석·박사 졸업자 중 비경활은 코로나19 고용 충격이 컸던 지난해 8월 1만 7617명으로 급증했다가 올 들어 고용 여건이 점차 개선되면서 1년새 67.5%나 감소했다.

하지만 세부 내용을 보면 비경활 중 가사·육아 등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쉬고 있는 ‘쉬었음’ 인구는 지난달 3478명으로 1년 전보다 오히려 14.9% 증가했다. 2019년 8월대비로는 263.4%나 급증한 수준이다.

석·박사 졸업자 중 취업 활동을 하고 있지만 아직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실업자는 지난달 3769명으로 전년동월(2124명)대비 77.4% 늘었다. 채용시장이 사실상 닫혔던 지난해 8월보다 취업에 나선 졸업자들이 늘어난 영향도 있지만 취업 여건이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전체 졸업자 중에서 실업자·쉬었음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7월 8.8%에서 지난해 7월 7.4%로 소폭 낮아졌다가 지난달 10.9%로 높아졌다. 최근 2년간 대학원을 졸업한 석·박사 10명 중 한명 이상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거나 쉬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 지난달 취업 준비 상태인 대학원 졸업생들은 직장을 구하지 않는 이유로 50.2%가 `이전에 찾아 보았지만 일거리가 없었기 때문에`, 나머지 49.8%는 `원하는 임금수준이나 근로조건이 맞는 일거리가 없을 것 같아서`라고 응답했다.

지난해 취업난에 대학원을 준비한 대학생들도 늘어나 석·박사 고용 어려움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고용동향 마이크로데이트 분석에 따르면 작년도 대학교 졸업생은 21만5000여명으로 전년대비 8.0% 감소했지만 ‘진학 준비’는 3862명으로 같은 기간 46.9%나 늘었다. 취업을 포기하고 대학원으로 가려는 수요가 늘어난 것이다.

코로나19 이후 고학력자들이 대거 채용 시장에 나올 경우 양질의 일자리를 충분히 공급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정부도 청년 고용 활성화와 산업구조 변화 등 정책 마련에 나설 계획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5일 “‘청년희망 ON 프로젝트’ 등 청년층 체감 고용상황 개선을 위한 정책을 적극 추진하겠다”며 “산업구조 개편에 따른 고용영향을 최소화하도록 ‘공정한 노동전환 지원방안’ 이행에도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철 (twomc@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