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오려던 그 날, 이미래 치어리더와의 재회

김용호 2021. 9. 22.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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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를 만난 8월 17일 오전, 여전히 햇살은 쨍쨍했다. 다만, 이제는 해가 지고 나면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기도 한다. 여름이 끝나가고 가을이 찾아오고 있다는 증거. 농구팬들에게는 프로농구 개막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뜻으로도 느껴진다. 매년 그렇듯 손꼽아 기다린 개막은 얼마 남지 않았다. 그리고 농구팬들이 환한 미소의 응원단과 함께 선수들을 열렬히 응원할 그 순간도 곧이다. 점프볼은 머지않은 개막을 앞두고 반가운 얼굴을 만났다. 팬들만큼이나 농구 코트를 그리워하고 있던 이미래 치어리더와 정말 오랜만에 마주했다.

※ 본 인터뷰는 농구전문매거진 점프볼 9월호에 게재된 글입니다.

가을이 오는, 그 계절의 향기가 나면…
최근에 농구장을 찾아오기 시작한 팬들이라면 이미래 치어리더를 만나지 못했겠지만, 그녀는 이미 데뷔한 지 10년이 다 되어가는 베테랑이다. 2013년 농구 코트에 첫 발을 내딛었던 그녀는 한동안 이곳을 떠나있었다. 2017-2018시즌 원주 DB에서 정규리그 1위의 기쁨을 만끽한 이후 농구와는 인연이 끊긴 상태였다. 소속 응원단이 농구팀과 계약이 되지 않는, 뭐 그런 현실적인 이야기다.

아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이미래 치어리더의 트레이드마크는 생기발랄한 미소와 비타민 같은 에너지다. 아마 그녀가 3년 전 농구 코트를 떠난 이후 그 ‘밝음’을 그리워한 팬들이 결코 적지 않을 것이다. 오랜만에 만나 인터뷰 전 화보 촬영부터 진행한 이미래 치어리더는 그때 그 모습이었다. 스튜디오 조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환한 미소를 뿜어내며 현장 분위기를 밝혔다.

화보 촬영을 마친 이미래 치어리더는 “안녕하세요! 저는 요즘 프로야구 NC의 응원단, 랠리 다이노스의 팀장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요즘은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올라가기도 하고, 도쿄올림픽 브레이크도 있어서 잠시 쉬고 있었답니다”라며 근황을 전했다. 아, 물론 환한 미소도 함께 말이다.

그녀가 점프볼에서 단독 인터뷰를 한 건 무려(?) 이번이 처음이다. 2017년에 두 차례 본지를 찾아와준 적이 있지만, 당시에는 그녀의 친구들과 함께 인터뷰를 진행했었다. 어쨌든 그녀가 다시 농구팬들을 찾아줬다. 그러니 농구장 얘기부터 해야 하지 않겠는가. 이미래 치어리더는 “농구장이 너무 그리워요. 농구 코트에서 나는 특유의 향기가 있는데, 그게 너무 그립더라고요”라고 말할 정도로 농구에 대한 애정이 여전했다.

농구팬들처럼 그녀도 가을이 올 때면 ‘개막할 때가 됐구나’ 한단다. 그녀는 “가을이 오는, 그 계절의 향기가 나면 곧 농구시즌이 시작하겠다는 생각이 아직도 많이 들어요. 요즘에는 TV에서 스포츠 예능도 많아졌잖아요. 그런 걸 볼 때면 농구장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더 커지죠”라고 말했다. 당연히 그녀가 농구장을 그리워하는 만큼, 그녀를 그리워하는 팬들도 많다. 이미래 치어리더는 “농구 코트에서 다시 보고 싶다고 연락을 주시는 팬분들이 많았어요. 아무래도 제가 가장 마지막으로 뛰었던 팀이 DB라서 원주 팬분들이 아직도 생각이 많이 난다며 연락을 주시곤 해요. 제가 데뷔한 팀이기도 하거든요”라며 미소 지었다.

여전히 팬들이 그녀를 많이 찾는다는 건 그만큼 코트에서 보낸 시간이 적지 않게 흘렀다는 뜻일 터. “요즘 들어 시간이 굉장히 빨리 흐른다는 걸 많이 느껴요”라며 말을 이어간 그녀는 “제 나이가 아직 20대같기도 하고…(웃음). 여전히 신인 친구들 못지않게 파이팅 있게 뛸 수 있거든요. 그만큼 농구에 대한 애정이 크고요”라고 말했다.

세 시즌 동안 떠나있었지만, 이미래 치어리더는 농구장의 풍경을 너무나도 또렷이 기억하고 있다. 팬들의 함성부터 시작해 공연 음악이 체육관을 울리는 진동, 심지어 신발과 코트가 빚어내는 마찰음마저 그녀에게는 듣기 좋은 소리로 들린단다. 플레이오프 때 원정 응원을 떠나 열렬한 응원 소리를 전하던 그때까지, 농구장 특유의 분위기는 그녀를 매료시켰다. 이미래 치어리더, 농구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다.

그녀가 신인급 치어리더였던 시절, 다수의 인터뷰를 통해 밝혔던 목표 중 가장 신선했던 건 NBA 치어리더로 진출하는 것이었다. 지금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처음 동부에서 막내로 치어리더를 시작해서 삼성, KGC도 거쳤고, DB로 돌아와 팀장까지 해냈어요. 그 이후에 지금까지 농구 코트를 밟지 못했지만, 예전에는 NBA 치어리더도 하고 싶다는 야망이 컸죠. 알아보니까 NBA는 정말 어린 친구들이 치어리더를 하더라고요. 하하. 지금은 꿈으로 남은 목표 같아요. 시간이 흘러서 현재는 쇼호스트라는 직업도 병행하고 있는데, 일단 저에겐 치어리더가 첫 번째에요. 요즘엔 하나의 캐릭터로 살아가기는 쉽지 않으니까요. 앞으로는 치어리더는 물론이고 더 다양한 활동을 하고 싶다는 목표가 생겼어요.”

새로운 도전, MC 체질이었던 그녀
이미래 치어리더는 현재 투 잡이다. 그녀의 말대로 경기와 겹치지 않는 시간에는 쇼호스트로서 라이브 방송을 진행한다. 지난해 10월에 첫 방송을 했으니 벌써 반년이 훌쩍 지났고, 이 직업 또한 그녀에게 익숙해졌다.

사실 이미래 치어리더를 예전부터 봐 온 팬들이라면 그녀가 카메라 앞에 서서 방송을 하는 게 그리 어색하지 않다. 그녀는 MC 체질이니 말이다. 언젠가부터 구단 행사를 나갈 때면 그녀의 손에는 늘 마이크가 쥐어있었다. 자신만의 밝은 에너지가 마이크를 통해서도 전해지면서 팬들은 행사를 더욱 만끽할 수 있었다.

쇼호스트의 출발점을 바라본 이미래 치어리더는 “언젠가 장내 아나운서 한 분이 추천을 해주셨어요. 쇼호스트 공부를 해보면 잘할 것 같다고요. 사실 응원단에서는 팀장으로 활동한지도 적지 않은 시간이 지났고, 언젠가는 후배들한테 물려줘야하는 자리잖아요. 그래서 쇼호스트에 대해 공부하고 수료증도 받고, 방송을 시작했죠”라며 투 잡의 배경을 전했다.

그녀의 쾌활함 덕분일까. 쇼호스트 역시 그녀와 어울렸다. 처음엔 호기심이었다는 이미래 치어리더는 “스포츠단 응원을 하면서도 영상 인터뷰나 라이브 방송을 많이 해봤잖아요. 쇼호스트도 시작해보니 제 적성에 맞더라고요(웃음). 팬들과의 소통 자체를 좋아하다보니 이 직업도 저랑 찰떡이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한편으로는 경기가 없을 때 팬들에게 인사를 전할 수도 있는 창구가 되기 때문에 훨씬 더 괜찮다고 생각했죠”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런데 늘 생기 넘치는 모습만 보여주는 그녀도 사람이었나보다. 첫 방송 때는 긴장감이 확실했다고. 그녀는 “첫 방송에 대한 기억은 아직도 생생해요. 패션 방송으로 시작했는데, 치어리더를 처음 시작했을 때처럼 아무것도 모르고 시간이 훅 지나간 것 같았다고 할까요. 하하. 타인에게 내 모습이 보여 지는 건 익숙했지만, 새로운 직업이 주는 긴장감이 있더라고요. 첫 방송 직후에는 ‘어, 나 뭐했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라고 새 출발의 긴장감을 생생하게 전해줬다.

그러면서 “치어리더로서 행사를 하면서 마이크를 잡고, 부지런히 쌓아왔던 경험들이 분명 도움이 됐어요. 쇼호스트를 하면서 부자연스러움을 느끼게 되지는 않더라고요. 지금은 패션에 이어 식품, 화장품, 생활가전까지도 범위를 넓히고 있는데 너무 재밌어요”라고 덧붙였다.

농구 코트에서 쌓아갈 추억
거침없이 자신의 미래를 그려나가는 그녀의 모습, 참 멋지지 않은가. 그런데 말이다. 그녀가 조만간 치어리더로서도 더욱 반가운 소식을 전할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여전히 응원단상에서 팬과 선수들에게 힘이 되는 그녀는 아직 분명 농구 코트에 필요한 존재다.

아직 정확히 어느 팀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이미래 치어리더는 부지런히 농구 코트 복귀를 추진 중이다. 그녀는 “농구장에 돌아올 기회가 곧 생길 것 같아서 너무 설레는 중이에요. 거의 4년 가까이 코트에 서지 못했는데, 그동안 쌓여왔던 그리움이란 감정을 얼른 표출하고 싶어요. 그 넓은 코트 무대를 어떻게 한 번 꽉 채워볼까란 생각도 들고요”라며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만약 그녀를 당장 코앞으로 다가온 2021-2022시즌부터 만날 수 있다면 어떨까. 컴백을 상상한 이미래 치어리더는 “사실 농구 시즌 공백기를 가지는 동안에도 한두 번 현장에 놀러 갔었어요. 너무 많이 찾아가면 코트에서 뛰고 싶은 마음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질까봐 조금 덜 찾아간 감도 없지 않아 있죠. 정말 다시 코트에 서게 된다면 복귀 첫 경기 날은 제가 가지고 있던 에너지를 전부 쏟아 부을 것 같아요. 다음날 아플 정도로요(웃음). 농구장에서 제 목소리가 가장 크지 않을까요?”라며 진심으로 농구 코트를 바랐다.

아마 이미래 치어리더는 곧 농구팬들 곁으로 돌아갈 거다. 그 설레는 순간을 상상하며 준비하고 있기에 그녀 역시 팬들과의 재회가 더욱 간절하다. 그녀는 “팬들에게는…. 그리웠다, 너무 보고 싶었다, 농구 코트에서 보니까 너무 반갑다, 역시 이미래다. 뭐 이런 말들을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제 남다른 에너지를 하루 빨리 농구팬들과 다시 나누고 싶어요”라며 진심을 전했다.

그동안 쌓아왔던 농구장에서의 추억이 너무 좋았다. 그래서 이미래 치어리더는 그 추억을 더 쌓고자 한다. 그녀는 “치어리더로서 언제까지 뛸 수 있을지 모르잖아요. 생각해보니까 제가 아직 농구 골대 앞에서 제대로 사진을 찍어본 적이 없는 것 같더라고요. 또, 코트 한 가운데 있는 엠블럼에 누워서 항공 샷도 한 번 찍어보고 싶어요. 하하. 언젠가 제 마지막이 될 팀에서 그런 사진을 추억으로 남기고 싶어요. 아직 해보고 싶은 공연도 많이 남았고, 그걸 영상으로도 남기고 싶고요. 농구 시즌을 세 시즌이나 쉬다 보니까 결국 예전에 했던 공연 영상들을 엄청 돌려보게 되더라고요”라고 말했다.

자, 이 인터뷰가 농구팬들에게 다가갈 때 즈음이면 차기 시즌 개막은 50일도 남지 않은 시점일 거다. 아마 그때는 이미래 치어리더가 더욱 반가운 소식을 전해주지 않을까. 마지막으로 그녀는 “꼭 농구 코트에서 다시 인사드릴 날이 왔으면 좋겠어요. 제가 정말 농구가 너무 그립거든요(웃음). 마스크를 쓰더라도 저를 알아볼 수밖에 없게끔 열심히 할 테니 많이 지켜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아직 코로나19가 끝나지 않아서 얼마나 많은 분들을 뵐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겨울이란 계절은 또 많이 남아있으니까요. 이렇게 점프볼을 통해 인사드릴 수 있어서 너무 다행이고, 앞으로도 많이 사랑해주세요!”라는 인사와 함께 꽃 미소를 날렸다.

이미래 치어리더 프로필_
1990년 9월 15일생
인스타그램 @ramstar_on
2013-2014 원주 동부, 청주 KB스타즈
2014-2015 서울 삼성
2014-2016 구리 KDB
2015-2016 안양 KGC
2016-2018 원주 DB

# 사진_ 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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