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에 1년치 다 채운 조선3사, 돈 들어올 일만 남았다
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 3사가 3분기가 끝나기도 전 올해 수주 목표를 달성했다. 수주 잔고도 2년치 이상을 채우며 선가를 높여 부를 수 있게 됐다. 조선 3사는 올해 목표를 조기 달성한 만큼 앞으론 고부가가치 선박 위주로 선별 수주할 계획이다.
2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은 194억 달러를 수주하며 올해 수주 목표 149억달러의 130%를 달성했다. 2013년 이후 최대 규모다. 대우조선해양은 80억4000만 달러를 수주하며 목표치인 77억 달러의 약 104%를 달성했다. 대우조선해양이 수주 목표를 달성한 것은 2014년 이후 7년 만이다.
특히 지난해 상반기 조선 3사가 슬롯 계약을 맺은 카타르 프로젝트는 향후 5년간 총 100여 척의 LNG선이 발주되는 23조6000억원 규모의 초대형 사업이다. 슬롯 계약은 정식 선박 발주 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건조 공간을 미리 예약해두는 차원이다. 2024년까지 연간 20~30척씩 카타르 발주 물량이 나눠서 나올 전망이다. 조선 3사는 올 하반기부터 각각 5~10척의 수주를 예상하고 있다.
하반기 나이지리아 봉가 사우스 웨스트 아파로(BSWA) 프로젝트에서도 1조3600억원 규모의 해양플랜트 발주가 나올 전망이다. 노르웨이 국영석유회사 에퀴노르의 해양플랜트 입찰도 연내 이뤄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조선업계에 수주 훈풍이 불면서 선가도 꾸준한 상승세다. 지난 10일 기준 클락슨 신조선가지수는 147.5 포인트를 기록하며 지난해 11월 이후 10개월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지난 1월 127.1포인트 대비 16% 증가한 수치로 10년 내 최대치다. 신조선가지수는 1998년 전세계 선박 건조 가격 평균을 100으로 기준잡아 지수화한 것으로 높을수록 선가가 많이 올랐다는 뜻이다.
모든 선종에서 선가가 올랐다. 특히 국내 조선업계의 주력 선종이자 고부가가치 선박인 17만4000m³급 LNG운반선 평균 가격은 2015년 이후 5년 만에 2억 달러를 돌파했다. 카타르 발주가 본격화되면 LNG운반선 역대 최고 가격인 2억750만 달러도 넘을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후판 가격 인상분이 공사손실충당금으로 반영된 2분기보다 적자 규모는 93% 감축된 액수지만, 조선 산업의 '헤비테일(Heavy-Tail) 계약' 특성상 내년 상반기까지 적자 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관측된다. 조선사들은 인도 시 전체 대금의 60%를 지급받는데 이에 따라 선박 제작 과정에서 높은 재무 부담을 지게 된다. 특히 계약부터 인도까지 2년 정도가 소요되는 조선업 특성상 올해 실적에 반영되는 물량은 선가가 낮았던 2019년에 수주한 물량이다. 2019년 조선3사의 합산 수주 목표 달성률도 81%에 불과했다.
올해 수주 물량이 반영되기 시작하는 내년 하반기부턴 실적도 본격적으로 좋아질 전망이다. 조선업계는 올 하반기 40% 이상 오른 후판 가격을 선가에도 충분히 반영하겠다는 입장이다. 최근 후판의 원자재인 철광석 가격이 떨어지고 있는 것도 조선업계에 유리한 대목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철광석 가격이 떨어지면서 내년 상반기 후판 가격은 인하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선가도 오르고 수주도 착실히 진행되고 있어 내년 하반기부턴 실적이 회복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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