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프 대목 앞두고 '高 운임' 악재, K-가전 어쩌나

오문영 기자 2021. 9. 22.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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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 공급이 물동량이 비해 부족한 상황이 지속되면서 국내 가전 업계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해운 운임 상승과 운송 지연, 선박 확보 어려움 등에 따른 비용이 가중되면서 성수기 대목을 놓칠 위기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은 운임 상승이 있더라도 어떻게든 선박 자리를 우선 확보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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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부산항 감만부두와 신선대부두에 정박한 컨테이너선이 화물을 선적하고 있다./사진=뉴스1

선박 공급이 물동량이 비해 부족한 상황이 지속되면서 국내 가전 업계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해운 운임 상승과 운송 지연, 선박 확보 어려움 등에 따른 비용이 가중되면서 성수기 대목을 놓칠 위기다. 실적 타격에 대한 우려가 커진다.

22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해운 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17일 기준 4622.51p(포인트)를 기록했다. 지난주(10일) 대비 54.35포인트 올랐다. SCFI는 상하이거래소에서 상하이 수출컨테이너 운송시장 15개 항로 운임을 반영한다.

운임 상승세는 혼잡한 항만 상황과 관련이 깊다. 항만 선적·하역 작업 지연으로 선박이 항만에 대기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운항 횟수가 감소하고, 줄어든 선박의 공급이 운임 상승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최근 아시아 국가들을 중심으로 물동량이 증가하고 있는 점도 운임 상승 요인 중 하나다. 물류비 정상화까지는 상당 시일이 걸릴 것으로 시장에서 예측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매출액 기준 100대 수출 대기업 10곳 중 7곳이 최근의 해운 운임 증가세가 내년 6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12월7일 인천 중구 인천세관 특송물류센터에서 블랙프라이데이를 맞아 국내 소비자들이 해외직구로 구입한 TV가 배송을 앞두고 있다./사진=뉴스1

국내 가전 업계가 가장 우려하는 지점은 선박 확보 여부다. 연말에 블랙프라이데이부터 크리스마스 연휴까지 이어지는 최대 쇼핑 대목이 예정돼 있어서다. 미국 뿐 아니라 세계 각 국이 블랙프라이데이를 맞이해 자체적으로 한해 중 가장 할인 폭이 큰 행사를 진행한다. 이 기간 영향으로 4분기 국내 가전 업계의 매출은 평소보다 최대 30% 가량 높다.

시간은 여유롭지 않다. 블랙프라이데이가 시작되는 11월말까지 물건을 배포하려면 통상 9월 내에 배가 움직여야 한다. 미국을 예로 들면 부산항에서 미국 롱비치항까지 14일 가량이 소요되고, 현지 통관과 육상 운송 등에는 한달에 가까운 기간이 필요하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은 운임 상승이 있더라도 어떻게든 선박 자리를 우선 확보하겠다는 입장이다. 물량 차질이 없도록 선박 업체와 선제적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의 경우 멕시코 생산기지를 활용해 북미 시장 수요를 충족시키는 것이 가능하지만, 아시아 지역 내 물류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LG전자는 창원사업장에서 만드는 프리미엄 가전을 부산항을 통해 북미로 실어나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까지 물류 이동이나 생산에 별다른 차질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대기업의 경우 물량 규모가 많고 생산 거점지가 주요 시장 인근에 자리잡고 있어서 상대적으로 영향이 덜하다"면서 "중소형 수출 업체들이 문제"라 덧붙였다.

이와 별개로 해운 운임 고공행진으로 인한 원가 상승은 피할 수 없는 문제다. 원자재값 급등으로 인해 부담은 가중되고 있다. 가전의 뼈대와 외관을 이루는 철강 원자재와 레진의 평균가격은 올해 상반기에 지난해 대비 각각 14%, 16.2% 올랐다. 구리값도 남미 광산 공급 부족 등 영향으로 7.6%, TV용 LCD(액정표시장치) 패널은 38.1% 뛰었다.

이미 가전 제품 전반에서 가격 변동이 나타나고 있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삼성전자 모바일기기(HPP) 가격은 지난해 대비 3% 올랐다. LG전자도 냉장고·세탁기가 4.6%, 에어컨이 12.9%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TV의 경우 삼성전자가 23%, LG전자는 19.5% 상승했다.

한 전자업계 관계자는 "원가 인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국내외 가전 업체들이 연말 세일 시즌에 어떤 전략을 들고 나올지 관심"이라며 "시장 지배력과 영업이익 등을 고려해 각 사가 내놓는 전략에 따라 실적 희비가 엇갈릴 것"이라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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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문영 기자 omy072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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