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랩큐멘터리] 두 얼굴의 일산화질소, 나노입자로 다룬다

이현경 기자 2021. 9. 22.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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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노벨 생리의학상은 일산화질소(NO)가 혈관을 확장하고 혈관내피 세포의 증식을 억제하며 혈소판의 기능을 막아 피의 응고를 방지한다는 사실을 밝혀낸 과학자 3명에게 돌아갔다.

일산화질소가 혈압 상승을 막아 고혈압, 동맥경화 등 질환을 막는 순기능을 한다는 것이다.

2019년 말 김 교수가 창업한 바이오 벤처인 옴니아메드와의 협업을 통해 일산화질소의 기능을 활용한 나노입자 치료제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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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노벨 생리의학상은 일산화질소(NO)가 혈관을 확장하고 혈관내피 세포의 증식을 억제하며 혈소판의 기능을 막아 피의 응고를 방지한다는 사실을 밝혀낸 과학자 3명에게 돌아갔다. 일산화질소가 혈압 상승을 막아 고혈압, 동맥경화 등 질환을 막는 순기능을 한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암세포를 사멸하는 항암 기능도 확인됐다.

하지만 일산화질소는 염증성 질환을 악화시키는 원인 물질이기도 하다. 류머티즘 관절염 같은 염증 질환이 발생한 부위의 면역세포에서는 일산화질소가 다량 생성되고, 이로 인해 과도한 면역반응이 나타나 증상을 악화시킨다.

김원종 포스텍 화학과 교수가 이끄는 의료용 고분자 연구실은 고분자로 수십~수백nm(나노미터·1nm는 10억 분의 1m) 수준의 나노입자를 만들어 체내 필요한 부위에는 일산화질소를 전달하고 불필요한 부위에서는 제거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염증 부위에서 일산화질소는 제거하고 치료 약물은 전달하는 ‘하이브리드젤’을 개발하는 데도 성공했다.

김 교수는 “나노입자는 항암제를 전달하기 위한 용도로 많이 연구되기 시작했다”며 “모더나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백신도 mRNA를 나노입자에 넣어서 체내에 전달하는 원리”라고 설명했다.

김원종 포스텍 화학과 교수

연구자들이 나노입자에 주목하는 가장 큰 이유는 하나다. 나노입자를 이용해 병이 발생한 부위에만 특이적으로 약물을 전달하면 치료 효과는 극대화하고 부작용은 최소화할 수 있어서다. 암세포 외에 정상세포까지 죽여 구토, 메스꺼움, 탈모 등을 일으키는 기존 항암제의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셈이다. 항암제뿐 아니라 류머티즘 관절염, 염증성 장 질환, 당뇨병 등 다양한 질병 치료에도 나노입자를 접목할 수 있다.

그간 의료용 고분자 연구실은 고분자로 나노입자를 만든 뒤 동물 실험을 통해 나노입자의 가능성을 입증하는 데 주력했다. 뇌에 독성 물질이 들어가지 못하게 막지만, 동시에 치료제도 못 들어가게 막는 뇌혈관막을 침투해 치료제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나노입자를 개발했다. 류머티즘 관절염 등 자가면역질환에서 염증이 일어난 부위에만 작용하는 나노입자도 제조했다. 연구 결과들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 ‘나노 레터스’ 등 국제학술지에 수차례 표지논문으로 소개됐다.

 

연구실은 앞으로 임상시험을 목표로 생체 친화적 고분자 물질, 체내에 넣었을 때 분해되는 생분해성 고분자 물질 등을 이용해 인체 치료제로 활용할 수 있는 나노입자 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다. 2019년 말 김 교수가 창업한 바이오 벤처인 옴니아메드와의 협업을 통해 일산화질소의 기능을 활용한 나노입자 치료제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김 교수는 “인체 치료제로 식약처의 승인을 받기 위해서는 일정한 품질의 나노입자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력을 확보하는 게 필수”라며 “현재 모더나가 사용하는 고분자 물질 성분 등 미국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물질을 기반으로 생체 친화적 고분자 물질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 연구실은 인류의 미래에 어떤 일들이 펼쳐질지 엿볼 수 있는 창문입니다. 인류 지식의 지평을 넓히는 연구부터 실제 인간의 삶을 편하게 하는 기술 개발까지 다양한 모험과 도전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오늘도 연구실마다 교수와 연구원, 학생들이 머리를 맞대고 열정을 펼치고 있습니다.  연구자 한 명 한 명은 모두 하나하나의 학문입니다. 동아사이언스는 210개에 이르는 연구실을 보유한 포스텍과 함께 누구나 쉽게 연구를 이해할 수 있도록 2분 분량의 연구실 다큐멘터리, 랩큐멘터리를 매주 수요일 소개합니다.

[이현경 기자 uneasy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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