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IAEA총회서 "일 오염수 방출 결정 재고" 강조..중국 등 침묵 속 외로운 싸움 되나

조승한 기자 입력 2021. 9. 22.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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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홍택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은 20일부터 24일까지 오스트리아 비엔나 IAEA 본부에서 열린 65차 IAEA 정기총회에 참석해 21일 기조연설을 통해 한국 정부의 입장을 밝혔다. IAEA 홈페이지 캡처

정부가 국제원자력기구(IAEA) 총회에서 일본이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의 해양 방출을 결정하고 구체적 계획을 발표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하고 재고를 촉구했다. 정부는 주변 이해당사국과 합의 없이 해양 방출을 결정한 점을 문제삼았으나 정작 IAEA에서는 오염수 방류 결정을 문제삼는 목소리가 한국 외에는 나오지 않았다. 일본은 오히려 IAEA가 오염수 처리 방안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발표하며 국제기구와의 협력을 강조하고 나섰다.

용홍택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은 20일부터 24일까지 오스트리아 비엔나 IAEA 본부에서 열린 65차 IAEA 정기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한국 정부의 입장을 밝혔다.

올해 IAEA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으로 화상회의로 총회를 열었다. 한국을 비롯한 일본, 중국 등 주요 회원국들은 수석대표의 기조연설 녹화영상을 IAEA에 제출했다. IAEA는 20일과 21일 진행되는 회원국 기조연설 영상을 총회 당일 회의장과 IAEA 홈페이지를 통해 공유했다.

일본은 2023년부터 후쿠시마 원전에서 발생한 오염수를 방류한다는 계획이다. 도쿄전력은 지난달 25일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발생한 오염수를 다핵종제거설비(ALPS·알프스)를 이용해 거른 뒤 원전서 1km 떨어진 바다에 방류한다는 계획을 공개한 바 있다. 앞서 일본 정부는 4월 오염수 처리 방안으로 해양방류를 최종결정한 바 있다.

용 차관은 이와 관련해 “초국경적 해양환경오염을 야기할 수 있는 방사능 오염수 해양방출과 같은 문제는 주변국을 포함한 이해당사국과 협의한 후에 결정해야 함에도 일본 정부는 최인접국인 한국과 충분한 협의와 양해 없이 일방적으로 결정했다”며 “우리 정부의 일관된 반대에도 불구하고 일본 정부는 구체적 이행조치를 취하고 8월 말 일본 도쿄전력이 오염수 방출 실시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용 차관은 “한국 정부는 일본 정부가 주요 이해관계국과의 협의도 없고 국제사회와의 공감대를 형성하지 않은 채 일련의 조치를 통해 해양방출을 강행하고 있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해양방출 결정을 재고하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IAEA는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처분 계획과 관련해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을 포함한 11개국으로 구성된 국제조사단을 꾸려 12월부터 조사 활동을 벌인다는 계획이다. 용 차관은 “후쿠시마 오염수 처리에 있어 IAEA의 역할은 객관성과 투명성, 안전성 제고에 중요하다”며 “한국은 일본의 최인접국으로 오염수 방사능 분석 등 IAEA 모니터링과 안전성 점검에 지속적으로 참여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용 차관은 “일본은 책임있는 당사국으로서 최인접국의 요청을 적극 수용하는 성실한 자세를 보여줄 것을 촉구한다”며 “IAEA 또한 적극 협조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일본 오염수 문제에 적극적인 한국과 달리 다른 국가에서는 별다른 이의제기를 하지 않으면서 한국은 홀로 외로운 싸움을 이어가게 됐다. IAEA가 22일 공개한 각국의 정기총회 기조연설문에 따르면 20일과 21일 진행된 기조연설에서 한국과 일본 외에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처리 문제에 관해 언급한 국가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4월 일본의 오염수 방출 결정을 놓고 외교부 성명을 내며 강력히 성토했던 중국은 자국의 원전 건설 현황 등을 소개할 뿐 후쿠시마 원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오히려 일본은 IAEA가 오염수 처리 계획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발표하며 문제가 없다는 주장을 이어갔다. 이노우에 신지 일본 과학기술담당상은 기조연설에서 “일본 정부는 지난 4월 안전을 확고히 하면서 2년 후에 실시될 알프스 처리수(오염수의 일본 정부식 표현) 바다 방류에 대한 기본 정책을 발표했다”며 “IAEA는 검토 보고서를 통해 처리수 처리 계획에 대해 IAEA가 후쿠시마 원전의 폐로 계획 이행을 촉진할 것으로 결론지으며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오염수 대신 알프스로 처리했다는 뜻의 '처리수'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일본은 IAEA와의 공고한 신뢰와 협력을 과시했다. 이노우에 과학기술담당상은 “IAEA와 협력에 큰 중요성을 부여해 왔다”며 “알프스 처리수 방출과 해양감시, 안전과 규제 측면 검토는 IAEA가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후쿠시마 제1원전의 실태를 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국제사회에 설명하고 IAEA와 지속적으로 협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조승한 기자 shinj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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