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빅테크' 카카오·네이버, 엇갈린 증권가 전망

김민기 2021. 9. 22.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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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이사회 의장.
[파이낸셜뉴스] 국내 정보기술(IT) 기업의 '톱 2' 네이버와 카카오의 하락세가 심상치 않은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플랫폼 업계의 ‘규제 리스크’가 카카오와 네이버에 다르게 적용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부가 카카오의 ‘문어발식’ 사업 확장을 정조준한 만큼 카카오는 부담이 큰 반면 상대적으로 네이버는 골목상권 침해 문제에서 비교적 자유롭다는 해석이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추석 연휴 전 마지막 거래일인 17일 카카오는 전 거래일 대비 2000원(1.65%) 하락한 11만95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5월 26일 11만9500원 이후 4개월 만에 12만원 아래로 떨어졌다. 최근 2주 기준으로는 23% 넘게 하락했다.

반면 네이버는 17일 전 거래일 대비 1000원(0.25%) 오른 40만3000원으로 마감했다. 2주 전 대비 11% 빠졌지만 2거래일 연속 2500원(0.62%) 오르며 소폭 반전에 성공했다.

이처럼 두 기업의 주가가 하락한 것은 지난 7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플랫폼 대기업의 불공정거래 규제를 공론화하고, 금융당국이 온라인 금융플랫폼의 금융상품 정보 제공 서비스 점검에 나섰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금융상품 정보 제공 서비스에 대해 ‘중개’라며 관련법에 따라 등록하지 않으면 위법이라고 판단하자 플랫폼 업체의 ‘규제 리스크’가 부각됐다.

이에 카카오는 14일 김범수 이사회 의장이 직접 대책 회의에 나서 3000억원 규모의 소상공인·협력사 지원 기금 조성 등 상생 방안을 발표하기도 했지만 효과는 크지 못했다. 소상공인연합회나 택시·대리기사 단체가 성명을 내 “면피용 대책”이라며 여전히 반발하고 있기 때문에 사태가 오래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증권가에서도 158개 계열사를 거느린 카카오에 대해선 골목상권 침해 등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며 목표가를 낮추고 있다. 삼성증권은 20만원에서 18만원으로, 한화투자증권은 18만5000원에서 17만원으로, 한국투자증권은 18만원에서 16만원으로 낮췄다. 국정감사 일정이 종료되는 10월까지는 이러한 하락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빅테크 기업에 대한 규제 흐름이 지속되면서 외국인들의 수급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예측이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핀테크 자회사의 일부 보험 중개 서비스 중단과 더불어 모빌리티의 수익 모델 조정으로 신사업의 수익화 전환 시점과 상장 일정 지연이 예상된다”며 “가맹 택시 수수료와 비가맹 택시의 배차 차별, 케이큐브홀딩스 불성실공시 등의 이슈는 여전히 남아 있다”고 밝혔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그간 신규 사업 영역에서 수익화를 성공시키며 기업 가치를 증대시켜온 점을 고려하면 단기 모멘텀은 부진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기업공개(IPO)를 앞둔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모빌리티의 확장성에 다소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점도 아쉽다”고 분석했다.

반면 증권가에선 네이버에 대해서는 카카오보다 규제 리스크에서 자유롭다며 ‘과도한 주가 급락이 오히려 저가 매수 기회가 될 것’이라는 우호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목표주가 역시 하향 조정한 카카오와 달리 한국투자증권(54만원), 현대차증권(60만원), 유안타증권(55만원), 신한금융투자(57만원) 등 모두 유지했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네이버의 기업가치 산정에 포함되는 항목들은 서치플랫폼, 커머스, Z홀딩스의 지분가치, 웹툰, 핀테크, 클라우드 서비스 등”이라며 “이 중에서 잠재적으로 규제와 관련해 가치의 변화가 있을 수 있는 사업부는 커머스와 핀테크 두 가지로, 보수적 관점을 적용해도 저평가 영역에 진입했다”고 말했다.

이문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네이버는 사실 규제 청정 지역으로, 규제 우려에서 네이버는 상대적으로 편안하다”라며 “이번 주가 하락을 매수 기회로 판단한다”고 전했다.

한편 개인들은 카카오와 카카오뱅크를 쓸어담으며 주가가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9월 들어 외국인은 카카오 주식을 1조388억원어치 팔아치웠고 기관은 카카오뱅크 주식을 7423억원어치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들은 이달 카카오 주식에 대해 1조4410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고 카카오뱅크 주식도 7160억원어치나 사들이며 순매수 1~2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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