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독립당시 수호자였던 군부, 경제적 이권 때문에 집권"

박상현 2021. 9. 22. 12:2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동남아시아 서쪽에 있는 나라 미얀마에서는 지난 2월 군부가 '선거 부정'을 이유로 쿠데타를 일으키고 권력을 잡았다.

동남아시아 연구자인 박장식 동아대 교수는 계간지 '역사비평' 최신호에 기고한 글에서 미얀마 군부는 독립 당시 연방을 수호하는 세력으로 인기를 얻었지만, 장기 집권 과정에서 경제적 이권을 얻어 정치 무대에서 퇴장하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고 주장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박장식 교수, '역사비평'에 기고.."군부 역사 3기로 나눠 살펴야"
5월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미얀마 사진전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동남아시아 서쪽에 있는 나라 미얀마에서는 지난 2월 군부가 '선거 부정'을 이유로 쿠데타를 일으키고 권력을 잡았다. 2011년 3월 군부가 민간정부에 정권을 이양한 지 정확히 10년 만에 전면에 재등장한 것이었다.

미얀마 군부는 1962년에도 쿠데타로 국가와 사회를 장악한 바 있고, 사실상 50년 가까이 지배했다. 많은 미얀마 국민은 민주화를 열망하고 있지만, 군부가 정치에서 완전히 손을 뗄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동남아시아 연구자인 박장식 동아대 교수는 계간지 '역사비평' 최신호에 기고한 글에서 미얀마 군부는 독립 당시 연방을 수호하는 세력으로 인기를 얻었지만, 장기 집권 과정에서 경제적 이권을 얻어 정치 무대에서 퇴장하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미얀마 군부 역사를 세 시기로 살펴야 하며, 첫 시기는 미얀마가 영국으로부터 독립할 무렵인 1940년대부터 첫 쿠데타가 일어난 1962년까지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얀마 국군 창설과 설립은 독립 영웅으로 추앙받는 아웅산에서 비롯됐다"며 "아웅산은 열렬한 애국심과 리더십으로 의용군을 하나로 규합했고, 영국과 독립 협상 파트너로 지목됐다"고 짚었다.

아웅산은 독립 전해인 1947년 암살당했고, 정권은 정치가 우 누가 잡았다. 하지만 우 누는 반군과의 내전으로 정국이 불안해지자 1958년 국군 사령관 네 윈에게 권력을 한시적으로 이양했다. 박 교수는 이때 군부가 부패 청산, 전통적 윤리의식 강화, 주거 환경 개선 등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우 누는 1960년 총선에서 압승했지만, 네 윈은 1962년 쿠데타를 결행했고 1988년까지 장기 집권했다. 박 교수는 네 윈 통치기를 군부의 두 번째 시기로 규정했다.

박 교수는 "네 윈은 아웅산 장군의 계승자라는 이미지를 지니면서도 '버마식 사회주의'라는 다소 모호한 이념을 도입해 무능한 민간정부보다 더 효과적으로 연방을 결속시켜 국가 발전을 꾀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며 "네 윈 체제는 거듭된 경제 정책 실패로 국민 지지를 상실했지만, 냉전 상황에서 중립적 태도를 유지해 오랫동안 존속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제3기에 해당하는 1988년 이후의 신군부는 경제 발전으로 국민 지지를 얻고자 했으며, 풍부한 천연자원을 활용해 국제관계를 풀어나갔다고 설명했다.

또 탄 슈에가 주도한 신군부가 2008년 제정한 새로운 헌법은 국회 의석 중 25%를 군부가 차지하고, 대통령보다 국군 총사령관 지위를 더 강하게 해주는 국가안전보장회의를 두도록 해 군부의 정치 참여를 공식적으로 허용했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네 윈 체제 시기부터 군부 엘리트 특권층이 경제적 이권을 장악하는 양상이 생겨났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적어도 1990년대 이후에는 군부 특권층의 경제 지배 현상이 노골적으로 드러났다"며 "현 군부도 경제 유착 관계에서 벗어날 수 없음은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얀마 국군 역할은 당초 연방 해체 위험을 제거하는 데 있었지만, 장기간의 군부 지배는 우월적 계층의식을 낳았다"며 "경제적 이권의 지속적 담보를 위해 군인 자신들을 직접 정치 무대에 올릴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박 교수는 2008년 신헌법에 대해 "군부가 구축한 자신들의 세계를 유지하려는 의도가 분명하며, 그 체제를 무너뜨리려고 할 경우 엄청난 희생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며 "극단적으로는 미얀마 연방 해체와 동유럽 유고슬라비아 분열과 같은 상황까지도 예상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psh59@yna.co.kr

☞ 배구 이재영·다영 자매 그리스 갈까… 24일 운명의 날
☞ 미필 여기자도 '장비빨에 명중'…첨단화 '미래 육군' 체험하니
☞ 말 타고 가축 몰이하듯… 채찍 휘두르며 난민 향해 돌진
☞ 배우 서이숙 측, 가짜 사망뉴스에 "고소 준비 중"
☞ "기저귀 많이 갈았다" 영국 총리 자녀 수 의문 풀렸다
☞ 음주운전 적발된 20대, 빨대는 왜 깨물었나
☞ 약혼남과 자동차여행 떠났다 실종된 여성, 시신으로 발견
☞ 'D.P.' 촬영지 부산 광안동 지하 벙커를 아십니까?
☞ "도망가면 죽어" 전 여친 열흘 넘게 감금하고 "여행했다" 발뺌
☞ 추석 연휴 지인과 술 마시던 남성 오피스텔 20층서 추락사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