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총회 첫 연설은 항상 브라질 대통령..60여년 관행 왜?
제76차 유엔총회가 21일 오전9시(한국시간 오후10시)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의 현장 기조연설을 시작으로 뉴욕 유엔본부에서 개최됐다. 27일까지 7일간까지 각국 정상과 정부 수반, 외무장관들이 현장 또는 사전 녹화 영상을 통해 연설하게 된다.
하지만 193개 회원국 중에서 알파벳 순서로 제일 처음도 아닌 브라질 정상이 왜 첫 연설을 하는 것일까. 올해만 그런 것이 아니라, 이미 수십 년 된 관행이다. 알파벳 상 첫 국가는 아프가니스탄이다. 브라질은 올해 안보리 이사국도 아니다. 게다가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속적으로 코로나 위기를 과소평가했다가, 2억1400만 명 인구 중 59만1518명(22일 현재)이 목숨을 잃는 참사를 빚어 국내에서도 위기에 몰렸다. 미국 다음으로 최대 사망자가 발생했다.
브라질이 유엔총회의 각국 대표 연설을 스타트하는 관행은 제10차 1955년 유엔총회 때 비롯했다. 2010년 당시 유엔 의전국장인 데스먼드 파커가 미국공영방송(NPR)에 말한 바에 따르면, “초창기 시절, 어느 나라 정상도 가을 총회에서 먼저 연설하기를 꺼렸는데 브라질이 늘 먼저 하겠다고 했고, 이게 관행이 됐다”고 말했다. 지금은 그 해 주요 이슈를 먼저 설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각국이 매우 탐내는 자리가 됐다.
브라질 다음에는 개최국인 미국 정상이 연설한다. 이후 발언 순서는 연설하는 대표의 위상(대통령‧총리‧부총리‧외무장관)과 각국이 원하는 날짜, 지역적 균형을 고려해 복잡하게 결정된다. 정상이 대표로 참석한 나라들이 먼저 현장 또는 녹화 영상 연설하고, 외무장관과 같이 급(級)이 낮은 나라는 뒤로 밀린다. 영국과 독일은 총리가 정부 수반이기는 하나, 국가 정상은 왕과 대통령이기 때문에 두 나라의 발언 순위도 국가 정상이 연설자인 나라에 밀린다.
발언 시간은 15분이지만, 이는 자발적인 권장 사항일 뿐이다. 1960년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 서기장은 269분 연설했고, 같은 해 미국 첩보기 U2를 격추시킨 소련의 니키타 후르시초프 서기장도 140분 연설했다. 다만, 일반에 잘못 알려진 것처럼 구두를 벗어서 연단을 치면서 연설한 것은 아니었다. 21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약33분 연설했다. 이밖에 터키‧멕시코‧한국‧폴란드‧콩고민주공화국 등의 국가 정상들이 첫날 연설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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