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달 착륙선 발사... 내년 추석엔 보름달이 외롭지 않다

이영완 과학전문기자 2021. 9. 2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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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사 지원받는 민간 우주 기업들
무인 착륙선 페레그린 시작으로
年 최소 2회 과학장비 수송 예정
핵심 임무는 달 남극서 물 탐색
대형 드릴로 지하 1m까지 시추해
물이 어디서 왔는지 밝히기로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민간 착륙선에 달을 연구할 과학장비를 실어보낼 계획이다./NASA

해마다 추석이면 보름달을 보고 소원을 빈다. 미국 우주기업 애스트로보틱 직원들은 그 보름달로 가게 해달라고 빌고 있다. 그들의 기원이 통하면 내년 추석 보름달에는 애스트로보틱의 착륙선이 가 있을 것이다.

50년 동안 조용하던 달이 우주선으로 북적일 날이 멀지 않았다.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는 지난 10일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의 지원을 받는 신생 우주 기업 군단이 곧 달에 착륙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은 정부보다 훨씬 저렴하고 신속하게 착륙선을 개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래픽=김하경

◇내년부터 민간 달 착륙선 발사

애스트로보틱은 내년 1분기에 ‘페레그린’ 무인 달 착륙선을 발사할 계획이다. 다른 우주 기업 인튜이티브 머신도 같은 시기 ‘노바-C’ 착륙선을 달에 보내기로 했다. 노바-C는 이어 내년 12월에도 달에 착륙할 예정이다.

나사는 지난 2019년 애스트로보틱, 인튜이티브 머신과 ‘상업 탑재체 서비스(CLPS)’ 계약을 맺었다. 정부 대신 나사와 대학, 연구소에서 개발한 과학 장비를 달 표면까지 수송하는 것이 목표다. 일종의 과학 장비 달 택배인 셈이다. 이 프로그램의 전체 규모는 26억달러(약 3조원)에 이른다. 나사는 1년에 최소 2회 민간 우주선이 과학 장비를 싣고 달에 내릴 수 있다고 본다.

민간 기업이 달 택배를 맡게 된 것은 스페이스X 덕분이라고 볼 수 있다. 스페이스X는 재사용 로켓을 개발해 발사 비용을 절반으로 줄였다. 그 힘으로 나사의 국제우주정거장행 화물 운송을 전담한 데 이어 최근에는 우주인 수송에도 성공했다.

사이언스는 “상업 탑재체 서비스 업체들은 비용이 훨씬 적게 든다”며 “나사가 직접 착륙선을 개발하면 5억달러 이상이 들지만, 나사가 기업의 착륙선 개발에 지불한 돈은 1억달러가 채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애스트로보틱의 그리핀 착륙선 상상도. 위에 있는 것은 로버인 바이퍼이다./애스트로보틱

◇물 탐색하고 지진, 자기장도 연구

민간 달 착륙선의 역사는 2007년 구글이 시작한 루나 엑스프라이즈 대회로 거슬러 올라간다. 구글은 2018년까지 달에 무인 우주선을 착륙시키는 팀에 2000만달러를 주기로 하는 등 총 3000만달러의 상금을 내걸었다. 아무도 성공하지 못했지만 이 대회는 민간 달 탐사의 시발점이 됐다. 애스트로보틱의 존 손턴 대표도 이 대회에 참여하면서 달 착륙선 개발을 시작했다.

민간 달 착륙선의 핵심 임무는 물 탐색이다. 지난 20년간 위성 관측을 통해 달에 상당량의 물이 얼음 형태로 존재한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나사는 오는 2024년 달에 우주인을 보내기로 했다. 물은 우주인의 식수가 되고 동시에 분해산물인 수소와 산소로 로켓에 연료를 제공한다.

물은 달 남극에 집중 분포하고 있다. 인튜이티브의 노바-C 착륙선은 내년 달 남극에서 대형 드릴로 지하 1미터까지 시추할 예정이다. 애스트로보틱은 2023년 나사의 ‘바이퍼’ 로버를 싣고 역시 달 남극에 착륙한다. 바이퍼는 드릴과 함께 물을 구성하는 수소를 탐지하는 장비를 장착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태양에서 날아온 고에너지 수소 입자가 산소를 함유한 달 암석과 충돌하면서 물 분자가 생성된다고 본다. 일부에서는 운석이 충돌하면서 물을 전달했다고 주장한다. 착륙선의 과학 장비는 달에 있는 물이 어디에서 왔는지 밝힐 수 있다. 이 밖에 민간 착륙선은 달 반대편에 지진계와 전파망원경도 설치할 계획이다. 달은 대기가 없어 지구처럼 우주에서 온 전파 신호가 산란되지 않는다.

달에 착륙한 스페이스X의 스타십 우주선 상상도. NASA는 2024년 유인 달 탐사 프로그램의 착륙선 개발을 스페이스X에 맡겼다./스페이스X

◇유인우주선 이어 로버도 민간 이전 가능

민간 기업들은 달 유인 착륙선도 맡았다. 나사는 스페이스X의 스타십 우주선을 아르테미스 유인 달 탐사용 착륙선으로 선정했다. 나사가 개발하는 달 탐사 로버도 2023년 바이퍼가 마지막일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우리나라에서는 천문연구원이 나사와 함께 민간 착륙선에 보낼 과학 장비 개발을 하기로 협약했다. 천문연구원은 달 착륙선에 탑재할 과학 장비 4기를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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