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금융플랫폼 좇는 은행들, 승패의 핵심은 '결제'

이경남 입력 2021. 9. 22. 08:5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선 넘는 금융]
JP모건, 차·요식업 등 '결제플랫폼' 기업인수
빅테크 성장배경도 '결제'..전통금융사 고심

국내외를 가릴것 없이 은행들이 생활금융플랫폼으로의 진화를 꾀하고 있다. 현재 제공하고 있는 금융서비스를 넘어 생활 속에 밀착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 기업'으로의 도약이 앞으로 성장의 중요 키워드로 자리잡았다.  

특히 그 중심에는 '결제' 서비스가 핵심이 되는 모습이다. 금융플랫폼을 넘어 생활금융플랫폼으로 진화하기 위해서는 소비자가 가장 많이 사용하고 이를 통해 많은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는 '결제 '분야에서 시장 점유율을 높여야 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JP모건의 자동차·레스토랑 플랫폼 인수 주목

국제금융센터는 최근 내놓은 '글로벌 은행산업 트렌드' 보고서에서 글로벌 투자은행인 JP모건이 자동차와 요식업 등으로 플랫폼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점에 주목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JP모건은 최근 독일 자동차 제조사인 폭스바겐의 결제 플랫폼 '폭스바겐 파이낸셜 서비스(Volkswagen Financial Services)'의 지분 75%를 인수했다. 

지난 2010년께 출범한 폭스바겐 파이낸셜 서비스는 애초 캐피탈 회사와 유사한 기능의 업무를 수행했다. 폭스바겐 자동차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금융상품을 제공하는 방식인데 최근 들어서는 결제플랫폼으로 진화했다. 

현재 폭스바겐 파이낸셜 서비스가 제공하는 주요 서비스는 △대출 △리스 △보험 등 전통적인 여신전문회사 업무 뿐만 아니라 △연료·서비스 전용 카드 발급  △주차장 결제 시스템 △자동차 내 결제시스템 △모바일 결제시스템 등 핀테크 기술을 활용한 결제 플랫폼 까지 갖추고 있다.

이에 국제금융센터는 JP모건이 이번 폭스바겐 파이낸셜 서비스의 지분인수를 통해 디지털 결제 기능 확장, 자동차 산업 플랫폼에 신규로 진입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국제금융센터는 "폭스바겐의 결제 플랫폼은 은행의 도매결제 사업과 자연스럽게 연계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또한 자동차 플랫폼 활용은 이동형 결제의 중심으로 부각될 소지가 있다"고 봤다.

뿐만 아니라 JP모건은 레스토랑 리뷰 플랫폼인 저갯(Zagat) 서비스 업체인패츄에이션(Infatuation)을 인수하면서 외식분야 결제 점유율 확대도 모색하고 있다는 게 국제금융센터의 설명이다.

국제금융센터는 "(JP모건은) 지난해 예약 플랫폼인 Tock과 제휴해 4000개 이상의 레스토랑을 이용할 수 있는 다이닝 허브를 출시한 만큼 저갯을 기존의 서비스와 통합할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국내 금융사도 결제 분야의 경쟁력 확보 중요

JP모건의 사례를 보면 결국 금융회사가 생활금융플랫폼으로 진화 하기 위해서는 결제 분야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갖춰야 함을 시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다양한 분야에서 일어나는 결제 데이터를 확보하고 주요 결제 수단으로 자리잡아야 '주거래 금융기관'으로서의 위치를 공고히 할 수 있고 나아가 '플랫폼 기업'으로의 정체성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빅테크 기업이 간편결제를 기반으로 사업의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 역시 금융회사들이 결제 부분의 경쟁력 강화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추측되는 부분이다.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등은 모두 간편결제로 시작했고 몇 년 사이 수많은 고객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다 보니 가맹점 확보등도 용이했고 해당 서비스를 기반으로 다른 사업에 진출하는 것도 용이했다. 

이에 국내 금융사 역시 소비자의 결제를 발생시킬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KB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 등은 올해 들어 본격적인 간편결제 서비스를 런칭 했다. 뿐만 아니라 새로 시도하고 있는 서비스 역시 소비자의 결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 한 관계자는 "그간 금융회사들은 카드사를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플랫폼 내에서의 결제에 대해서는 여러 이해관계가 발생해 쉽게 진출하지 못해온 것이 사실이나, 올해들어 금융권이 너도 나도 생활금융플랫폼으로 진화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추세가 바뀌고 있다"며 "결제가 자주 일어나는 플랫폼을 보유해야 사용이 빈번해지고 많은 데이터가 모여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보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신한은행이 연내 출시 예정인 배달 서비스 역시 금융소비자의 결제를 끌어오기 위한 중요한 실험이 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단순 은행 앱에서 음식 배달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점 보다는 얼마나 많은 금융소비자들이 익숙한 배달 플랫폼을 버리고 금융 플랫폼에서 해당 서비스를 이용할지, 얼마나 많은 결제가 일어나며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이란 얘기다.

 

이경남 (lkn@bizwatch.co.kr)

ⓒ비즈니스워치의 소중한 저작물입니다. 무단전재와 재배포를 금합니다.

Copyright © 비즈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