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유엔총회서 "南北美 3자, 또는 中포함 4자 '한반도 종전선언' 제안"

임재섭 2021. 9. 22.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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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탄도미사일 발사, 해수부 공무원 피격사건 등 인권 문제엔 침묵
22일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총회에서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KTV 방송화면 캡처.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한반도 '종전선언'을 위해 국제사회가 힘을 모아주실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하며,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가 모여 한반도에서의 전쟁이 종료되었음을 함께 선언하길 제안한다"고 말했다. 임기 내 남북관계 진전을 위해 승부수를 띄운 것으로 해석되지만, 문 대통령은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사항인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도발 등에는 아무런 말을 꺼내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이날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종전선언이야말로 한반도에서 화해와 협력의 새로운 질서를 만드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한국전쟁 당사국들이 모여 '종전선언'을 이뤄낼 때, 비핵화의 불가역적 진전과 함께 완전한 평화가 시작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구공동체'의 가장 절실한 꿈은 평화롭고 안전한 삶"이라며 "유엔의 출범은 국제관계의 패러다임을 '경쟁과 갈등'에서 '공존과 상생'으로 전환시켰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한반도에서부터 항구적이고 완전한 평화가 확고히 뿌리내리도록 전력을 다할 것"이라며 "한국 정부는 비핵화와 공동번영의 한반도를 건설하기 위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꾸준히 추진해왔고, 국제사회의 지지 속에서 남북 정상회담을 통한 판문점선언, 9·19 평양공동선언과 군사합의, 북미 정상회담을 통한 싱가포르 선언이란 역사적인 성과를 이룰 수 있었다. 한반도 평화의 시작은 언제나 대화와 협력"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나는 남북 간, 북미 간 대화의 조속한 재개를 촉구한다"며 "대화와 협력이 평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 한반도에서 증명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가 남북한이 유엔에 동시에 가입한 지 30년이 되는 뜻깊은 해라는 점을 짚으면서 "유엔 동시 가입으로 남북한은 체제와 이념이 다른 두 개의 나라라는 점을 서로 인정했다. 하지만 결코 분단을 영속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며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할 때 교류도, 화해도, 통일로 나아가는 길도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한과 주변국들이 함께 협력할 때 한반도에 평화를 확고하게 정착시키고 동북아시아 전체의 번영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며 "그것은 훗날, 협력으로 평화를 이룬 '한반도 모델'이라 불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발언은 임기종료를 약 반년 앞둔 상황에서 임기 내 남북관계를 진전시키기 위해 일종의 '승부수'를 띄운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남북 관계 개선에 매달려 왔으나,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남북정상회담 결렬 이후 남북미 관계가 개선되지 않으면서 최근에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폭파된 데 이어 순항·탄도미사일 발사 도발 등이 이어지며 한반도의 긴장감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문 대통령은 북한을 감싸면서 국제사회의 관심을 호소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 역시 '지구공동체 시대'에 맞는 변화를 준비해야만 한다"면서도 "국제사회가 한국과 함께 북한에게 끊임없이 협력의 손길을 내밀어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나는 '상생과 협력의 한반도'를 위해 남은 임기 동안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말도 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이 과정에서 북한의 도발에 대한 비판 등은 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해수부 공무원 피살사건 등 인권 문제에 대해서는 북한을 따로 언급하지 않고, 아프가니스탄 상황만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아프가니스탄 상황은 평화와 인권을 위한 유엔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증명하고 있다"며 "오는 12월, '유엔 평화유지 장관회의'를 한국에서 주최한다. 유엔 평화유지 활동이 더욱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국제사회가 긴밀하게 협력하는 계기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같은 자리에서 "한국이 오는 2024∼2025년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에 진출하여 지속 가능한 평화와 미래세대의 번영을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해나가고자 한다"면서 "각국의 협조와 지지를 기대한다"는 말도 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코로나 펜데믹 극복과 관련해서는 "이제 유엔은 '지구공동체 시대'를 맞아 새로운 규범과 목표를 제시해야 할 것"이라며 "유엔이 이끌어갈 '연대와 협력'의 국제질서에 한국은 적극적으로 동참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기후변화 대응에 대해서는 "국제사회가 더욱 긴밀하게 힘을 모아 '탄소중립'을 향해 전진해야 한다"며 "(한국 정부는)2023년 COP28을 유치하고자 한다. 파리협정의 충실한 이행을 위해 더욱 적극적인 역할을 하게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임재섭기자 yj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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