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임기 말 미·중 외교 어떻게 정리할까?
(서울=뉴스1) 박재우 기자 = 문재인 정부 임기 말을 맞았지만 한국 외교는 여전히 미중 갈등 아래 계속된 다양한 선택의 기로에 서기를 반복하고 있다. 미국 주도의 한미일 공조가 지속되는 한편, 중국은 때마다 적극적으로 한국을 '저지'하고 나서면서다.
조 바이든 행정부 아래 미중 패권갈등이 가속화 되고 있는 가운데 향후 문재인 정부 6개월 가량을 남기고 미중 외교에 임하는 우리 정부의 외교전략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우리 정부가 미국으로 밀착했다는 평가가 나왔지만 정부는 중국과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 또한 소홀히 하지 않기 위해 애쓰고 있다.
정부의 대미 밀착 배경에는 바이든 정부를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로 끌어들이기 위함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한미 정상회담에서 '대만', '남중국해' 뿐 아니라 쿼드(QUAD), 반도체배터리 첨단기술 분야 협력 등 중국을 견제하는 내용을 공동성명에 담으면서 중국 정부는 이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
아울러 최근 외교장관, 차관, 북핵 수석대표 협의 등 연쇄 한미일 협의가 열리면서 미국의 동북아에서 3국 공조 과시 행보가 이어지고 동남아에서도 미국은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로이드 오스틴 국무부 장관 방문을 성사시키면서 전방위적인 중국 압박에 나섰다.
이에 맞서 중국의 왕이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도 곧바로 동남아 3국 순방에 나섰고 지난 15일 한국에 방문해 문 대통령 예방하고 한중 외교장관 회담을 열었다.
한중 당국은 이번 왕 위원 방한을 계기로 한중 수교 30주년을 맞아 한중관계 미래발전위원회 출범 등을 통해 양국의 인문교류를 활발히 촉진하기로 했다. 한미 밀착행보를 견제하고 나빠지고 있는 한국의 대중국 국민인식을 해소하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
아울러 왕 위원이 내년 2월 예정된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를 초대하겠다는 입장에 대해 "열려있다"라고 답하면서 향후 서방 국가들 사이에서 '보이콧' 논란이 일 수 있는 베이징 올림픽에 문 대통령의 참석을 강하게 추동하려는 모습도 보였다.
왕 위원은 방한 기간 중 기자들과 만나 내년 베이징 올림픽에 북한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출전 불가 판정을 받은 데 대해서 "주로 IOC에서 각국을 초청하는 것이 국제적 관례"라면서도 "물론 중국은 주최국으로서 IOC와 각국 지도자를 초청할 수 있는지 논의하길 원한다. 현재 논의하는 과정에 있다"라고 답했다.
우리 정부도 한중 인문교류 등 다양한 이슈에서 중국과 협력하기로 하면서 "동맹국인 미국과 전략적 협력 동반자인 중국 사이에서 조화로운 발전 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우리 정부의 이같은 입장이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양국의 압박에 따라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문 대통령 남은 임기 동안 G20, 베이징 동계 올림픽 등 다양한 외교 행사가 남아 있어 양국이 미중 갈등 아래 우리 정부의 입장을 요구할 가능성도 높은 상황. 임기는 얼마 남지 않았지만 문재인 정부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차기 정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일각에선 오히려 미중 양국이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문재인 정부에 큰 기대를 걸지 않을 거라는 분석도 나왔다. 미중 양국 간 선택 보다는 우리 정부도 사안별로 양국과 협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강준영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지역연구센터장은 "현재 우리 정부가 정권 말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시진핑 방한, 베이징 올림픽 계기 남북 정상회담 등) 한중관계를 통해 성과를 내기는 쉽지 않다"면서 "중국 정부도 이를 쉽지 않다고 보고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로서는 우리 정부로서는 한미동맹도 중요하고 한중관계도 중요하니 사안별로 협력하고 움직이는 게 지금으로써는 바람직하다"라고 덧붙였다.
jaewoo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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