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증시전망] 글로벌 변수 탓에 박스피 가능성 커져

이다비 기자 2021. 9. 22. 06:0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난주(13일~17일) 코스피지수는 전주 대비 12.65포인트(0.40%) 오른 3140.51로 마감했다. 5거래일 중 4거래일 상승 마감했지만, 대부분 강보합권에 머물며 3100대에서 횡보했다. 이번 주 있을 9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투자자들의 관망 심리가 짙어진 탓이다. 인터넷 플랫폼 규제 영향으로 카카오(035720) 주가가 12만원 아래로 떨어진 것과 ‘중국 재벌’ 헝다(恒大·에버그란데) 그룹의 유동성 위기도 국내 증시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추석 연휴가 끝난 후인 이번 주(23일~24일) 코스피지수는 9월 FOMC 결과에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투자자들은 지난주부터 이어진 관망 심리로 방향성을 잃었던 시장이 FOMC 발표 이후에 어떤 모습을 보일지에 주목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미 현지 시각으로 오는 21일부터 22일까지 이틀간 열리는 FOMC에서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위원회(연준·Fed) 의장 발언과 연준 위원들의 금리 전망치를 담은 점도표를 눈여겨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와 별개로 지난주 증시에 영향을 줬던 국내 인터넷 플랫폼 규제 이슈와 중국 헝다그룹 위기는 이번 주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오는 23일이 헝다가 발행한 일부 채권의 만기와 이자(쿠폰) 지급일로, 중대 고비를 맞는다. 다만 헝다 설립자인 쉬자인 회장이 ‘중추절’을 맞아 임직원들에게 보낸 서한으로 헝다 그룹에 대한 우려가 다소 진정되면서 코스피지수에 부정적인 영향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세계 증시도 헝다 충격에서 벗어나 반등하며 안정을 되찾는 모습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주식시장은 추석 연휴로 오는 22일까지 휴장하는데, 연휴 기간 벌어질 미국과 중국 이벤트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0년 12월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제폼 파월 미 연방준비위원회 의장. /연합뉴스

◇ FOMC 점도표 살펴야… “박스피 이어질 것”

한국 시간으로 추석 연휴가 끝난 직후인 오는 23일 새벽 3시에 이틀간 열렸던 9월 FOMC 결과가 발표된다. 이번 FOMC에서는 2024년 점도표가 새로 공개된다. 2022년과 2023년 점도표 상향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번 FOMC에서 완화적인 입장이 나오면 이번 주 국내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지난주 증시가 소폭 오른 영향으로 매물 압력이 있을 수 있다. 특히 2022년 점도표가 기준금리 동결에서 인상을 시사하는 쪽으로 바뀌면, 시장은 테이퍼링과 임박한 금리인상에 대한 경계를 반영할 가능성이 크다.

테이퍼링 시작 시기 자체는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에서는 9~10월 경제지표 개선을 확인한 후 오는 11월 FOMC에서 테이퍼링을 공식화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그러나 시기가 9월이든 11월이든 연준이 ‘연내 테이퍼링’ 신호를 이미 많이 준 터라 시장에서 이미 관련 영향을 소화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그보다 점도표에 집중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내 테이퍼링을 시작하는 건 어느 정도 기정사실로 돼 있다”라며 “테이퍼링 시작 시기보다는 점도표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새로 공개되는 2024년 점도표에서 금리 인상을 몇 번 할지 보여줌에 따라 시장이 방향성을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6월 FOMC에서는 2023년 점도표 중간값(Median)이 0.6%로 두 번의 금리인상을 시사했다.

6월 FOMC 점도표. /대신증권 제공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점도표에 주목했다. 그는 “해외 투자은행(IB)들은 2023년 점도표가 기존 2회 인상에서 3회 인상으로 상향되고, 새로 등장하는 2024년은 2~3회 추가 인상을 시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라며 “점도표 중간값이 바뀌기 위해서는 총 18개의 예상치 중 중간에 위치한 8, 9번째의 예상치가 상향돼야 하는데, 2023년 기준금리를 0.5~0.75% 사이로 예상한 3명 중 2명 이상이 점도표를 높인다면 중간값 상향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추석 연휴 이후 맞이하게 될 첫 거래일은 미 연준의 9월 FOMC 영향권을 받게 될 것”이라며 “이번 금리 점도표가 중요한 이유는 미 연준에서는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과 금리 인상은 별개라고 주장해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금리 인상과 테이퍼링이 별개라는 확신을 시장에 주기 위해서는 2024년 점도표에서 저금리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파산 위기에 몰린 중국의 대형 민영 부동산 재벌기업인 헝다(恒大·에버그란데)그룹의 선전 본사 사옥 주변에서 9월 13일 경비원들이 손을 맞잡고 투자금 반환을 요구하는 시위대의 접근을 막고 있다. /연합뉴스

전문가들은 9월 FOMC 이후에도 박스피(코스피+박스권)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봤다. 급등과 급락은 없을 거라는 얘기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9월 FOMC 회의에서 테이퍼링 발표가 보류되더라도 연내 시행 가능성이 여전히 크다고 평가받기 때문에 이에 따른 주식시장 안도 랠리는 제한될 수 있다”며 “오는 10월 13일 FOMC 회의록 발표 이벤트를 거쳐 오는 11월 2일~3일 FOMC 회의까지 향후 정책 이벤트 일정에 시장흐름이 여전히 얽매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코스피지수는 상승추세 복귀보다는 박스권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라며 “대형주 상승 주도력이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보다 중소형주의 상대 수익률이 좋은 흐름을 이어갈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둔 시장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中 헝다그룹 리스크와 국내 인터넷 규제 기조

중국발 리스크(위험)도 이번 주 증시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중국 부동산 업계 2위 기업인 헝다그룹의 파산 위험이 부각되면서 중화권 증시 변동성이 커지자 글로벌 증시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중국 경제 전반에 충격이 연쇄적으로 퍼질 뿐만 아니라, 채권을 가진 뉴욕 월가도 충격에서 자유롭지 못할 전망이다.

지난 20일 홍콩 항셍지수는 헝다그룹이 오는 23일 도래하는 채권 이자를 내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에 3.30% 하락 마감했다. 중국 증시가 중추절 연휴로 휴장한 가운데 홍콩증시 여파로 범유럽 지수인 유로 Stoxx 50 지수가 2.11% 하락하기도 했다. 미 뉴욕증시도 2% 넘게 하락했다.

파산 우려가 심각해지자 쉬자인 헝다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서한을 통해 “간부들과 전체 사원들의 공동 노력과 힘든 분투를 통해 헝다가 반드시 조속히 어둠의 시간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한 발표 이후 21일(미 동부시각) 미국 다우 지수는 계속해서 하락했지만, 나스닥은 0.22% 상승 마감했고 독일과 영국 프랑스 등 유럽 주요 증시는 1% 이상 급상승했다. 아시아 시장에서는 홍콩의 항셍지수가 0.5% 반등했다.

신용평가사 S&P는 헝다가 23일 예정된 채권 이자를 내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체계적 위험으로 전이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헝다그룹의 부채는 전 세계 상장된 부동산 개발회사 중에서 가장 크다. 헝다그룹의 현 부채는 1조2000억위안(약 3000억 달러) 규모로, 중국 1년 GDP의 2%에 달한다. 헝다그룹은 오는 23일 도래하는 8.25% 금리의 5년 만기 달러채에 대한 이자 8350만달러(약 990억원)를 지급해야 한다. 이자 지급을 못 하면 30일간의 유예기간을 거쳐 디폴트(채무불이행)로 간주된다. 같은 날 위안화 채권 2억3200만위안(약 425억원)의 쿠폰도 만기 된다.

김영환 연구원은 “헝다그룹 파산 리스크로 인해 한국 주식시장에도 충격이 있을 것”이라며 “다만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중국 금융당국이 국유기업 채무불이행을 허용하더라도 이는 점진적인 자산매각을 진행하는 등의 방식으로 금융당국 통제 범위내에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헝다그룹 발 중국 금융시스템 리스크 부각으로 조정이 생기면 오히려 매수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7일부터 이어진 국내 인터넷 플랫폼 기업 규제 영향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카카오는 금융당국과 정치권의 규제 움직임에 상생안을 마련해 발표했지만, 이달 들어 15조원이 넘는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이에 이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네이버·카카오 등 국내 인터넷 플랫폼 기업 규제는 증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쳐왔다”라며 “성장주에서 가치주로 시장의 색채가 바뀌는 방아쇠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경민 연구원도 “오는 10월 초에 국정감사가 있는 만큼 국정감사에서도 규제 리스크가 연이어 부각될 수 있어 투심이 불안할 수 있다”라며 “다만 주가에 상당 부분 이런 점이 선반영됐고, 국정감사가 지나고 규제 리스크로 지적됐던 점들이 하나씩 해소된다면 주가가 과도하게 하락한 데에 따른 정상화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