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 사회' 꿈꾸는 정의선, 로드맵 첫 단추는 왜 '엑시언트'일까
장거리 운행 많은 상용차, 대용량 배터리보다 수소연료전지 이점
"수소전기차, 배터리 대비 가볍고 에너지 밀도 크고 여유 있어"
대규모 물류 시스템 갖춘 기업체 협업으로 수소 인프라 시너지도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수소연료전지를 자동차 이외의 모빌리티 및 에너지 솔루션 분야에도 적용하는 등 미래 비즈니스 영역을 지속해서 확장하겠다"며 "트램, 기차, 선박,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다양한 이동 수단뿐 아니라 주택, 빌딩, 공장, 발전소 등 일상과 산업 전반에 연료전지를 적용해 전 세계적인 수소 사회 실현에 기여할 것"이라면서 '수소비전 2040'을 제시했다.
2040년을 수소에너지 대중화 원년으로 만들기 위해 상용차의 수소화를 시작으로 이후 사회 전반으로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22일 업계 안팎에서는 현대차그룹의 수소 대중화 첫 단추인 상용차 수소화 전략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반응이다. 현실적으로 수소 인프라 등이 아직 부족한 환경에서 시험대에 올리기에 적합한 모델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현대차그룹은 1998년 수소연료전지 개발 조직을 신설하고 2013년 세계 최초로 본격적인 수소전기차 양산 체제를 갖춰 '투싼 FCEV'를 선보였다. 이어 2018년 수소전기차 '넥쏘'를 출시한 뒤 2020년 7월 세계 최초로 수소 전기 대형트럭 양산체제를 구축하고 유럽으로 수출을 시작했다.
초창기 승용차를 중심으로 수소전기차를 개발했지만, 수소 대중화 모델로 후발 주자인 상용차를 선택한 셈이다. 업계에서는 상용차가 가진 특성을 고려하면 일반 승용차보다 수소 모델로 양산하기에 많은 장점이 있다고 전망한다.
수소차 모델로 활성화 시키기에 상용차가 안성맞춤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버스나 트럭, 트레일러와 같은 상용차는 무거운 중량을 싣거나 장거리를 주행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전기차 모델로는 한계가 있다.
장거리 주행을 위해 보다 많은 배터리를 탑재해야 하지만, 배터리 무게와 부피 탓에 오히려 주행거리가 감소하는 등 불리한 요소가 많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반면에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은 이런 전기차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교수는 "수소전기차 같은 경우는 배터리 대비해서 에너지 밀도가 상대적으로 크고 여유가 있으며 무게가 훨씬 가볍다"며"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넣게 되면 주행거리도 획기적으로 늘어날 수 있고 비용 대비 얻는 효과, 가성비도 크다"고 말했다.
또한 "일반 세단보다도 장거리 트레일러라든지 기차, 선박, 심지어 건설기계도 디젤을 대신할 수 있는 게 없는데 아마도 수소시스템을 쓰게 되면 훨씬 더 이점이 크니까 이런 상용 계통에 장점이 전기차보다 훨씬 좋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대규모 장거리 운송, 물류를 담당하는 기업끼리 협업을 통해 수소 인프라 시너지를 기대할 수도 있다. 수소의 생산, 이동, 저장, 충전 등 부족한 인프라를 구축해야 하는 상황에서 일반 승용 환경보다는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는 기업체가 연계해 출발지나 목적지, 차고지 등에 충전 인프라 등을 조성할 수 있다는 얘기다.
자동차 업계의 한 관계자도 "수소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한 게 현실"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시스템을 구축하려면 많은 비용이 들 수밖에 없지만 기업 간 협업으로 보완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요소들을 고려하면 승용차 보다는 상용차 모델 접근이 쉬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대차그룹은 상용차는 승용차보다 통상적으로 평균 운행 거리와 운행 시간이 훨씬 긴 만큼 차량당 배출하는 탄소량도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에 상용차에 연료전지를 선제적으로 탑재함으로써 배출가스를 대폭 줄이고 환경보호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현대차그룹은 상용차 수소화에 이어 수소 전기 승용차도 지속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현재 1종인 수소전기차 RV 라인업을 점진적으로 3종으로 확대하고 제네시스도 2025년부터 수소전기차 신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자동차 외 트램, 기차, 선박,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다양한 이동 수단은 물론 주택, 빌딩, 공장, 발전소 등 수소연료전지의 적용 영역을 산업 전반으로 더욱 확대할 방침이다.
한편 현대차의 대표적인 수소 전기 트럭 '엑시언트'는 지난 12일 폐막한 'IAA 모빌리티 2021'에서 '대체 에너지 차량(ALTERNATIVE POWERED VEHICLES)' 부문 베스트 모빌리티 상을 수상했다.
CBS노컷뉴스 김승모 기자 cnc@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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