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의 사위냐, 충청의 아들이냐'

최일 기자 2021. 9. 2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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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밥상머리 민심 화두는 대선..이재명 vs 윤석열 적임자 논쟁
여야 후발주자 이낙연·홍준표 역전 드라마 쓸지도 관심
이재명 경기지사(왼쪽)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 ©뉴스1

(대전=뉴스1) 최일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 속에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160여일,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250여일 앞두고 맞은 올 추석 연휴 밥상머리 민심의 화두는 단연 ‘정치’로 모아졌다.

그 어느 지역보다 대권의 향배를 좌우할 것으로 점쳐지는 충청권 민심에 관심이 더욱 쏠린 것은 내년 양대 선거(3월 9일 대선, 6월 1일 지방선거)에서 여야가 뜨거운 접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만큼 밥상머리 민심을 의식한 정치권의 신경전은 치열했고, 한가위를 맞아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인 가족·친지들 간에도 ‘정권 재창출이냐, 정권 교체냐’는 주요한 논쟁거리가 됐다. 이념 성향이 같으면 쉽게 공감대가 형성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부자지간에도 고성이 오가며 껄끄러운 분위기가 형성됐다.

이낙연 전 대표(왼쪽)와 홍준표 의원 ©뉴스1

온라인상에서도 추석 연휴기간 자신이 지지하는 대선주자 띄우기에 열을 올리는 이들이 눈에 띄었고, 지방선거 출마 예정자들은 지역민들에게 명절 인사를 담은 메시지를 경쟁적으로 보내며 인지도를 올리려 애썼다.

22일 현재 더불어민주당에선 Δ이재명 경기지사 Δ이낙연 전 당대표 Δ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Δ박용진 의원 Δ김두관 의원 등 5명, 국민의힘에서는 Δ윤석열 전 검찰총장 Δ홍준표 의원 Δ유승민 전 의원 Δ최재형 전 감사원장 Δ황교안 전 당대표 Δ원희룡 전 제주지사 Δ하태경 의원 Δ안상수 전 인천시장 등 8명의 예비후보가 경선 열차에 올라타 있다.

민주당의 경우 ‘이재명 vs 이낙연’, 국민의힘은 ‘윤석열 vs 홍준표’ 예비후보 간 양자 대결 양상을 띠고 있는데, 이들 중 이 지사와 홍 의원은 2017년 19대 대선에서의 실패를 딛고 다시 도전에 나선 재수생들이고, 이 전 대표와 윤 전 총장은 첫 대권 도전이다.

이재명 경기지사 지지자들이 만든 온라인 홍보물 ©뉴스1
윤석열 전 검찰총장 지지자들이 만든 온라인 홍보물 ©뉴스1

각 당에서 현재 수위를 달리는 것으로 평가되는 이재명과 윤석열, 두 주자는 충청권과의 연고를 부각시키며 중원 표심 잡기에 분주하다.

이 지사는 대권 레이스에 뛰어들면서 충북 충주가 처가인 점을 새삼 고백하며 자신을 ‘충청의 사위’라고 소개하곤 한다. 윤 전 총장은 조상 대대로 충남 공주·논산에 터전을 잡은 집안 내력을 내세워 충청대망론의 주인공이 될 것임을 자임하고 있다.

'충청의 사위냐, 충청의 아들이냐’의 싸움이 전개되는 모양새로, 추석 연휴에도 누가 차기 대통령으로 적임자인가를 놓고 곳곳에서 언쟁이 벌어졌다.

이 지사 지지자인 40대 직장인 김모씨(대전 서구 둔산동)는 “이재명에겐 특출한 능력이 있다. 그는 어려운 일, 큰일을 잘 해내는 정치인이다. 이재명은 무슨 일이 있어도 기득권에 굴복하지 않는 정치인이다. 어떤 위기가 닥쳐도 강한 추진력과 실천력으로 앞을 향해 나아가고, 누구보다 새로운 대한민국을 제대로 만들어갈 인물”이라고 치켜세웠다.

반면, 윤 전 총장 지지자인 50대 자영업자 이모씨(대전 동구 판암동)는 “추석 보름달을 보면서 정권 교체가 이뤄지길 간절히 기원했다. 민주당 정권이 연장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라며 “많은 정치인들이 대권에 도전하고 있지만 진정성을 갖고 국민과 함께할 후보가 바로 윤석열이다. 공정과 상식이 통하는 자유대한민국을 바로 세울 윤석열을 지지한다”라고 말했다.

이재명 열린캠프의 대전본부장을 맡고 있는 황운하 의원(대전 중구)은 “대전·충남 민심이 전국 민심의 축소판이라고 하는데, ‘이재명 대세론’은 첫 순회 경선 지역이자 민심의 바로미터로 평가되는 대전·충남(지난 4일 54.81% 득표)에서 시작됐다. 이것은 그의 실용적 민생개혁에 대한 기대감의 표출”이라며 “선거인단이 가장 많은 호남 경선에서 대세론을 확실히 굳힐 수 있느냐가 본선 직행의 관건”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맞선 윤석열 국민캠프 이장우 조직1본부장(대전 동구 당협위원장)은 “문재인 정권의 국민 기만과 내로남불은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지경이며 국민 편가르기도 극으로 치닫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더 이상은 안 된다. 윤석열 후보와 국민의힘이 기필코 바로잡겠다. 내년 대선에서 충청이 정권 교체에 앞장서 새로운 대한민국을 향해 국민 모두가 전진할 수 있는 전환점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낙연 전 대표 지지자들이 만든 온라인 홍보물 ©뉴스1
홍준표 의원 지지자들이 만든 온라인 홍보물 ©뉴스1

당내 경선에서 이들을 추격하며 역전 드라마를 쓰기 위해 부심하는 이낙연-홍준표 예비후보의 움직임도 주목되는데, 국회의원직을 버리는 배수의 진을 친 이 전 대표는 오는 25일 광주·전남, 26일 전북 경선에서 현재까지 과반 득표에 성공한 이 지사의 독주를 저지할 반전의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

1985년 청주지검으로 발령받아 초임 검사 시절을 충청권에서 보낸 홍 의원은 최근 ‘홍카콜라’ 대신 이름의 영어 이니셜 ‘jp’를 닉네임으로 사용하고 있다. 선거 캠프도 ‘jp 희망캠프’로 명명, 충청의 맹주였던 고(故) 김종필(JP) 전 국무총리를 연상케 하는 그는 지지세 확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편, 국민의힘에선 판사 출신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2012년 9월 대전지방법원장으로 부임해 대전가정법원장, 대전시선거관리위원장 등을 겸임했던 이력이 있고, 안상수 전 인천시장은 충남 태안 출신이다.

거대 양당에 입당을 하지 않은 채 ‘제3지대’에 머물며 대선 출마를 공식화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도 충북 음성 출신의 충청 주자다.

choi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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