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도이 "'돈트 스톱' 떼창 들었던 2년 전이 꿈처럼 느껴져"

이재훈 2021. 9. 2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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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스팝 밴드 '아도이(ADOY)'가 지난달 발매한 세 번째 EP '허(Her)'는 음악 팬들의 기대를 벗어나지 않았다.

아도이의 인장과도 같은 대중성과 개성의 평형감각은 여전하며, 사운드 역시 세련됐다.

시대의 흐름에 맞춘 상업적 감각은 여전하며, 음악성은 아도이다움으로 더 무장하고 있다.

-특히 '베이비'와 'NY'는 아도이의 스펙트럼을 넓힌 곡으로 여겨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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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세 번째 EP '허(Her)' 호평

[서울=뉴시스] 아도이. 2021.09.22. (사진 = 엔젤하우스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신스팝 밴드 '아도이(ADOY)'가 지난달 발매한 세 번째 EP '허(Her)'는 음악 팬들의 기대를 벗어나지 않았다.

아도이의 인장과도 같은 대중성과 개성의 평형감각은 여전하며, 사운드 역시 세련됐다. 몽환적인 첫 트랙 '심플리(Simply)'를 듣게 된다면, 이 음반은 끝까지 들을 수밖에 없다.

청량한 '안티 히어로'를 거쳐 'NY'와 '업(Up)'까지 한번에 질주하고 있노라면, 적당한 무서움과 설렘 그리고 왠지 모를 안락함이 있는 중간 단계의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기분이 든다. 그건 몽롱한 여름밤의 정서를 흠뻑 머금고 있는 것과 같다.

아도이는 2015년 12월 결성부터 주목 받았다. 인디 신에서 각자 밴드에서 활약하며 이름 난 이들이 뭉쳤기 때문이다. 약간의 멤버 조정을 거쳐 현재 '이스턴 사이드킥'·'스몰오'의 오주환(보컬·기타), 이스턴 사이드킥의 박근창(드럼), '프럼 디 에어포트'의 지(ZEE·신시사이저), '도나웨일'·'트램폴린'의 정다영(베이스) 등으로 구성됐다.

특히 스스로를 '커머셜 인디'로 규정, 인디 신에서 화제가 됐다. 자신들의 색깔을 유지하면서도 상업적으로 호소력을 갖고 싶다는 바람 때문이다. 시대의 흐름에 맞춘 상업적 감각은 여전하며, 음악성은 아도이다움으로 더 무장하고 있다.

최근 서면 인터뷰한 지는 "'점점 더 저희 음악이 성숙해져가고 있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어요"라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많은 사람들이 짚은 것처럼 이번에도 대중성과 개성의 평형감각이 뛰어납니다. 그런데 그걸 이전과 다른 변화를 통해서 이뤄낸 지점이 흥미로워요. 변신을 하면서도 꾸준히 수준 높은 작품을 만들어내는 비법이 있습니까? 내적으로나 외적으로나, 이번 앨범에서 가장 방점을 찍었던 부분은 무엇인가요?

"지난 몇 년 간 '아도이 스타일' 안에서 작업을 하며 실험도 많이 해보고 음악적 실패와 성공도 맛보아 봤는데요. 지금은 그 스타일에 대해 조금은 스스로 해답을 내린 단계인 것 같아요. 그래서 다음부터 뭔가 음악적으로도 모험이나 변화를 주고 싶어지는 타이밍이기도 하고요."(지)

[서울=뉴시스] 아도이. 2021.09.22. (사진 = 엔젤하우스 제공) photo@newsis.com

"에너지를 담아내고 싶었습니다. 눈에 보이진 않지만 존재하는 에너지가 있다고 믿는데요. 그러한 의지 혹은 에너지를 앨범에 담아낼 수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기도 하는것 같습니다."(오주환)

-특히 '베이비'와 'NY'는 아도이의 스펙트럼을 넓힌 곡으로 여겨집니다. 이 곡들이 추구한 방향성이 있었습니까? 그리고 이번 앨범은 서정성이 극에 달합니다. 이런 정서를 머금은 까닭이 있을까요? 무엇보다 앨범 전체가 계속 변주되는 한 트랙처럼 여기지는 유기성도 인상적입니다.

"딱히 뭔가 방향성을 잡고 작업을 하지는 않고요. 그 곡 아이디어가 처음 나온 날 기분에 따라 곡 방향이 달라지는 것 같아요. '베이비'의 경우 상당히 기분 좋았던 날 첫 반주가 나왔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통통 튀고 '인디 댄스'적인 곡을 만들고 싶은 날이었어요. 'NY'는 사실 EP 1집을 만들 때부터 만들기 시작한 곡이었는데, 그 때 멤버들이 모여서 '사이키델릭하고 미국적인 무언가를 만들어보자'라고 했었던 것 같아요."(지)

"정서라는 것은 개개인의 품고 있는것에서 발현되는 거라고 믿고 있어요. 듣는 이나 서 있는 환경에 따라서 달라질 수도 있는것 같습니다. 앨범이 아마 한 트랙처럼 느껴지는 건 편곡이나 믹스, 마스터 혹은 멜로디의 성질이 일관적이여서 그런것 같기도 것 같고요. 'NY' 같은 곡들은 좀 더 실험적인 사운드인 것 같습니다. 80년대 뉴욕을 배경으로 활동했던 장 미셸 바스키아를 떠올리며 작업하기도 했고요."(오주환)

-앨범 커버에 그간 작업을 해온 아오키지 대신 스페인의 일러스트레이터 아그네스 리카트의 작품을 실었는데요. 혹시 이유가 있었습니까?

"이번 앨범을 조금 더 물감 느낌이 나는 그림으로 대표하고 싶었던 이유도 있고, 저희 스스로 변화를 모험해보고 싶은 이유도 있었어요."(지)

-코로나19는 특히 대중음악업계에 큰 타격을 줬습니다. 독립 레이블인 '엔젤하우스' 운용에도 어려움이 많았을 거 같은데, 어떻게 이겨내고 있나요?

[서울=뉴시스] 아도이. 2021.09.22. (사진 = 엔젤하우스 제공) photo@newsis.com

"온라인 공연도 꽤 여러 번 했었고, 방역수칙에 맞춰서 힘들지만 블루 스퀘어에서 공연도 진행 했었습니다. 여러가지 굿즈 상품들을 제작해서 회사의 매출을 올리려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코로나가 지속돼 어렵지만 변화에 기민하게 반응하고 빠르게 적응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오주환)

-특히 해외에서도 인기를 누리는 아도이에겐 더 피해가 컸을 거 같습니다. 어떤 피해들을 입었고,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가장 크게 고민하고 있는 지점은 무엇인가요? 기존에 생각해왔던 방향 설정이 좀 바뀐 부분이 있나요?

"일단 아시아 투어와 미국 공연, 유럽 페스티벌이 취소돼서 아쉬웠습니다. 코로나19 초반 매진됐던 단독공연도 한차례 취소된 적이 있었고, 일단 2년 가까운 시간동안 제대로 된 공연을 못한게 매우 안타까운 지점입니다. '비비드(VIVID)' 앨범 활동을 거의 못한 것도 피해였습니다. 코로나19로 어떤 부분들은 빠르게 변화했는데요. 그러한 미디어환경의 변화를 지켜보는 중입니다. 메타버스나 NFT등 가상현실이 대안으로 대두되고 있긴 하지만, 아직 저희가 나서서 하기엔 이른 지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본적인 방향 설정이 바뀌진 않았습니다. 내년쯤에는 어느정도 풀리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습니다."(오주환)

"피해라고 한다면, 관객들과 함께 호흡하는 공연을 못하고 있는 것이 가장 커요. 지난 2년간 비대면 공연도 여러번 해보았고, 온라인 디제잉이나 관객들이 환호할 수 없는 공연도 해보았는데요. 저희나 관객분들이나 아쉬움이 남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돈트 스톱(Don't Stop)'을 관객 떼창을 들으며 연주하던 2년 전이 거의 먼 꿈처럼 느껴지는데, 얼른 사태가 진정돼 다시 듣고 싶습니다."(지)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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