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스터샷 필요한가]③시간 지날수록 감염 예방↓..중증 차단효과는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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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예방접종 효과 감소와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하기 위해 '부스터 샷(추가접종)'이 필요한지를 놓고 선진국을 중심으로 논의가 한창이다.
화이자와 모더나 등 백신 제조사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들이 개발한 백신의 예방효과가 떨어지고 있다며 광범위한 추가접종 필요성을 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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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화이자·모더나 "감염 예방효과 갈수록 떨어져"
'중증·사망 예방효과 감소한다'는 증거는 아직
WHO "미접종 국가에 백신 공급 초점 맞춰야"
[세종=뉴시스] 임재희 기자 = 코로나19 예방접종 효과 감소와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하기 위해 '부스터 샷(추가접종)'이 필요한지를 놓고 선진국을 중심으로 논의가 한창이다.
화이자와 모더나 등 백신 제조사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들이 개발한 백신의 예방효과가 떨어지고 있다며 광범위한 추가접종 필요성을 피력하고 있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대대적인 추가접종 시급성에 대해선 근거가 부족하다며 고령층이나 면역 저하자 등부터 고려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등은 부유한 국가들의 추가접종이 1회 접종률이 2%도 안 되는 저소득 국가와의 불평등 심화뿐만 아니라, 미접종 지역에서의 추가 변이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다.
자사 백신 예방효과 갈수록 떨어진다는 제조사들
WHO "미접종자에게 백신 공급…그래야 추가 변이 가능성도↓"
추가접종 논쟁의 포문을 연 건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 제조사들이다.
스테판 방셀 모더나 최고 경영자(CEO)는 4월 면역력이 얼마나 오래 지속되느냐는 불분명하다면서 "가을까지 미국인에게 코로나19 백신 '부스터 샷(추가접종)'을 접종할 것"이라고 말했다.
앨버트 불라 화이자 CEO도 5월 "화이자 백신 접종자는 두번째 접종 이후 8~12개월 이내 부스터샷이 필요할 것"이라며 "우리는 이를 확인하기 위한 데이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이스라엘이 부유한 국가들의 추가접종 검토에 기름을 부었다. 한때 빠르게 접종률을 높여나가며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까지 해제했던 이스라엘은 델타 변이 바이러스 유행 이후 마스크 지침을 부활하고 7월부터 추가접종에 돌입했다.
최근 추가접종 주장의 근거 또한 백신 제조사들과 이스라엘을 통해 나오고 있다.
화이자사(社)가 이달 17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회 접종 일주일 이후부터 2개월 전까지 96.2%였던 화이자 백신 감염 예방효과는 2~4개월 사이 90.1%, 4개월 이후 83.7%까지 낮아졌다고 밝혔다. 2회 접종만으론 감염 예방효과가 얼마나 갈지 장담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이달 15일 뉴잉글랜드의학저널(NEJM)에는 이스라엘의 실제 추가접종 효과가 실렸다. 2회 접종 후 5개월이 지난 60세 이상 113만7804명의 추가접종 효과를 분석한 결과, 12일 이상 지났을 때 추가접종자들은 그렇지 않은 집단보다 감염률은 11.3배, 중증 위험은 19.5배 낮았다는 것이다.
"고령·면역저하자 아닌 모두에게 부스터샷 필요한지 불분명"
이런 가운데 미국에서 지난 17일 열린 FDA 백신·생물학적 제제 자문위원회(VRBPAC)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이날 위원회는 전문가들이 미국에서의 화이자 백신 추가접종 방안을 FDA에 권고하는 자리였다.
전문가들은 16세 이상 모두에게 광범위하게 추가접종하는 방안에 대해 반대 16표, 찬성 2표로 반대 의사를 전했다. 대신 접종 완료 6개월이 지난 65세 이상이나 중증 고위험군에 대해선 전원이 추가접종할 것을 권고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소속 패널인 마이클 쿠릴라는 이날 토론에서 "(코로나19로) 심각한 질병에 걸릴 위험이 명백한 이들 외에, 모두가 부스터 샷을 맞아야 하는지는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감염 예방효과에 주목한 백신 제조사들이나 이스라엘 정부와 달리, 백신의 중증 예방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VRBPAC에 앞서 FDA가 화이자의 추가접종 신청을 검토한 23쪽짜리 보고서에서 FDA는 화이자 백신의 델타 변이 바이러스 감염 예방 효과를 놓고선 시간이 지날수록 떨어진다는 연구도, 그렇지 않다는 연구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화이자는 물론, 모더나, 얀센 등 미국에서 사용 중인 모든 백신이 아직 중증이나 사망 위험으로부터는 보호 효과가 있다는 게 전반적인 데이터라고 분석했다.
실제 미국에서 3월부터 7월까지 18개 주 21개 병원 코로나19 환자 중 mRNA 백신을 2회 접종한 141명과 2차 접종 대조군 988명의 입원 예방효과를 분석한 결과 2~12주 사이 86%, 13~24주 84%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개발을 이끈 옥스포드 대학교 사라 길버트 교수도 지난 10일 영국 데일리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노인과 면역력이 약화된 사람들은 부스터샷이 필요할 수 있지만 표준인 2차 접종 방식은 대부분의 사람에게 지속적인 보호를 제공하고 있다"면서 "모두가 부스터샷을 맞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면역력이 대부분 잘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4분기 추가접종 논의는 백신 2차 접종 6개월이 지났거나 6개월 전이라도 면역저하자인 경우 등을 우선 대상으로 고려하고 있다. 고위험으로 국내에서 가장 먼저 예방접종을 시작한 요양병원·시설 입원환자·입소자가 대상으로 거론된다.
정부 자문에 참여 중인 최원석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난달 26일 "가장 먼저 접종하신 분들이 장기요양시설 거주 중인 고령자, 만성질환자로 이런 분들에게서 최근 돌파 감염도 심심치 않게 확인되고 있다"며 "코로나19 환자를 보는 분들, 중증 면역 저하자도 3회 접종이 언급되고 있어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 등에선 계속해서 선진국 정부들을 향해 추가접종을 미뤄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달 8일 "그 이후로도 세계 상황에 거의 변화가 없었다"면서 "따라서 최소한 연말까지 (부스터샷) 유예를 연장해 달라고 요청한다. 모든 나라가 인구의 최소 40%에 예방접종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캐서린 오브라이언 WHO 예방접종 팀장은 11일 5분 분량 영상을 통해 "지금 증거는 백신이 중증이나 입원, 사망으로부터 당신을 보호하기 위해 매우 잘 버티고 있다는 것"이라며 "이미 백신접종을 완료한 사람들에게 3차 접종을 제공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강력한 증거는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급 초점은 아직도 백신을 통해 보호받지 못하는 사람들을 보호하는 게 필요하다"며 "(이런 공급이) 전염을 줄일 것이고 변이 발생 가능성을 줄이며 추가접종이 필요할지 그렇지 않을지 증거를 볼 시간을 우리에게 줄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중화항체 지속 여부 등으로 백신 효과를 평가해왔던 지금까지와 다르게 최근에는 T세포에 주목해야 한다는 학계 의견도 나오고 있다. T세포는 특정 바이러스에 감염된 이후 같은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찾아 죽이는 세포로, 항체와 함께 면역반응의 한 축이다.
고려대 의대 노지윤 교수와 충북대 의대 정혜원 교수, 국제백신연구소(IVI) 제롬 김 사무총장, 카이스트 의과대학원 신의철 교수는 '네이처 리뷰 면역학' 학술지 기고문을 통해 중화항체 감소와 항체 회피 변이 바이러스의 출현으로 중화항체에 집중한 전략은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이에 비해 T세포는 중화항체보다 비교적 오랜 시간 유지된다며 이에 주목해야 한다고 연구진은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limj@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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