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도 말랐어요"..추석에 더 애타는 이산가족
[앵커]
이렇게 정을 나누는 명절에 더 외로운 사람들이 있죠.
고향을 지척에 두고도 못 가는 이산가족들입니다.
2018년 8월을 마지막으로, 3년째 이산가족 상봉 행사도 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시 만날 희망마저 잃어가고 있는 이산가족들 얘기를 김소영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올해 88살의 김기홍 할아버지는 1950년 10월, 고향인 평안북도 정주를 떠났습니다.
아버지 손을 잡고 남으로 내려온 그 날 이후 어머니와 여동생은 다시 볼 수 없었습니다.
[김기홍/88살/이산가족 : "가족들이야 한 보름 있으면 유엔군이 다시 들어올 때 다시 따라 들어가면 되니까 그렇게 생각들 다 했지. 몇 년이 걸린다는 건 상상도 못 했죠."]
4살 아래 여동생 이름은 김기옥, 지금은 생사조차 모릅니다.
[박영순/김기홍 씨 아내 : "(이산가족 상봉을) 할 때마다 신청을 했대요. 그런데 한 번도 해당이 안 되는 가봐요. 이제는 뭐 자포자기하고 있죠. 나이도 많으니까."]
올해 87살인 이인범 할아버지도 매년 추석이 되면 대가족으로 북적이던 고향 집 생각이 더 간절해집니다.
[이인범/87살/이산가족 : "추석이 되면 말이죠, 어머니 생각하면 제가 자꾸 눈물이 나요. 제가 어렸을 때는 '차라리 명절이 없었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도 해보고."]
1948년 평안북도 용천에 두고 온 부모 형제는 남북이 갈리면서 73년간 만나지 못했습니다.
[이인범/이산가족 : "누가 살고 있는가, 없는가 말이죠. 서신 교환이라도 했으면 좋겠어요. 뭐 그 외에는 전부 어렵지 않습니까 지금."]
지난 1988년 이후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는 13만 3천여 명, 이 중 생존자는 4만 7천여 명에 불과합니다.
KBS 뉴스 김소영입니다.
촬영기자:류재현/영상편집:유지영
김소영 기자 (so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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