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때문에 박세혁 형이 교체를.." 2년 연속 10승 투수는 동료가 먼저였다 [MD스토리]
[마이데일리 = 잠실 윤욱재 기자] "(박)세혁이 형에게 미안함이 많았는데…"
두산 '토종 에이스' 최원준(27)이 2년 연속 10승을 달성하며 팀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최원준은 2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리그 NC와의 경기에서 6이닝 5피안타 2실점으로 호투하고 두산의 12-2 대승을 이끌었다. 두산은 4연승을 질주하고 4위로 점프, 가을야구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시즌 10승째를 수확한 최원준은 지난 해에 이어 2년 연속 10승을 달성했다. 지난 시즌에는 정확히 10승을 기록했는데 올해는 개인 최다승 경신이 유력해 보인다.
경기 후 최원준은 "10승을 빨리 할 수 있어서 기분이 좋다"라면서 "세혁이 형에게 미안함이 많았는데 경기를 잘 해서 기분이 더 좋다"라고 말했다.
최원준은 왜 대뜸 박세혁에게 "미안하다"고 했을까. "지난 SSG전에서 최정 선배를 상대로 내가 고집을 부려서 던졌는데 홈런을 맞았고 세혁이 형이 교체됐다. 나의 실수인데 세혁이 형이 교체돼 미안한 마음이 컸다"는 것이 최원준의 설명.
최원준은 지난 2일 인천 SSG전에서 1회말 최정에게 139km 직구를 던졌으나 우중월 2점홈런을 맞고 말았다. 그러자 두산은 2회말 박세혁 대신 장승현에게 마스크를 씌웠다.
"오히려 세혁이 형이 미안하다고 하더라"는 최원준은 "오늘(21일)은 세혁이 형을 믿고 던진 것이 좋은 결과가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렇게 최원준-박세혁 배터리는 10승을 합작하면서 해피엔딩을 만들었다.
올해 도쿄올림픽 대표팀에도 다녀오면서 한층 성장하고 있는 최원준은 남은 시즌 목표에 대해서는 "저는 항상 이야기하지만 규정이닝을 채우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라고 말했다. 올해 123⅓이닝을 던졌으니 충분히 가능한 페이스다.
최원준은 김태형 감독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올해는 내가 5선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감독님이 계속 기회를 주셨고 나도 그 기회를 잡으려고 했다. 감독님께서 나에게 편하게 해주셔서 항상 감사한 마음이 있다"는 최원준은 "나한테는 쓴소리를 하시지만 다 도움이 되는 이야기다. 많은 말보다 한마디씩 해주시는 것이 도움이 많이 된다"라고 밝혔다.
김태형 감독은 이따금씩 최원준에게 "경기를 너무 어렵게 하는 것 같다", "좋은 공을 갖고 있는데 왜 스스로 어렵게 하나"라는 말로 최원준의 마음을 편하게 해줬다.
지난 해에는 스윙맨 역할을 하면서 10승을 거뒀다면 올해는 풀타임 선발로 거둔 10승이라 으미가 다르다. "풀타임 선발투수를 처음으로 하니까 힘든 부분도 있지만 좀 더 책임감이 생기는 것 같다"는 최원준은 "작년에는 후반에 체력이 힘들었는데 올해는 빠르게 보완할 수 있었다. 러닝과 웨이트트레이닝이 컸다. 힘이 더 생기는 것 같다"라고 시즌 완주도 문제 없음을 이야기했다.
최근 두산의 상승세는 못말리는 수준이다. 최원준도 달라진 팀 분위기를 느끼고 있다. "확실히 분위기가 좋아진 것 같다. 타자 형들도 초반부터 활발하게 타격을 하고 투수들도 분위기가 좋다. 전반기보다 분위기가 많이 좋아진 것 같다"는 최원준은 "오늘 우리가 이기면 4위로 올라가는 것을 알고 있었고 마침 팀도 연승을 하고 있어서 기여하고 싶었다"라고 이야기했다. 이런 힘이 모여 두산의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두산 최원준이 21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1 KBO리그 NC-두산 경기 선발투수로 나왔다. 사진 = 잠실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