훔볼트포럼 이사장 "일본 등 전세계 식민주의 직시 필요"

이율 2021. 9. 21.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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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소녀상 사회적 논의 중요한 동인..배우는 기회로 삼아야"
파칭어 프로이센 문화유산재단 이사장 "한국관 공간 확충·전시품목 확대 가능"
코흐 아시아예술박물관장 "향후 전시에 식민주의 관련 한국 시각 반영"

(베를린=연합뉴스) 이 율 특파원 = 하르트무트 도걸로 독일 훔볼트포럼 재단 이사장은 "독일의 식민주의 반성은 지난 수년간 아프리카에 강하게 초점을 맞췄지만, 식민주의는 아시아, 미주, 오세아니아에 걸친 전세계적 현상"이라며 "전세계적으로 식민주의에 대한 직시(Aufarbeitung)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르트무트 도걸로 독일 훔볼트포럼 재단 이사장 (베를린=연합뉴스) 이 율 특파원 = 하르트무트 도걸로 독일 훔볼트포럼 재단 이사장이 20일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1.9.20

그는 20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훔볼트 포럼은 식민주의에 대해 아주 집중적으로 대화를 나누는 장이 될 것"이라며 "영국이나 네덜란드, 프랑스 등 유럽의 식민주의 체계뿐만 아니라 중국과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식민주의도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식민주의나 식민주의 유산을 다루는 게 전세계적으로 중요해지고 있지만, 이를 제대로 다루기 위해서는 특별한 감수성이 필요하다"면서 "오늘날까지 국가간 복잡한 관계의 문제도 다뤄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도걸로 이사장은 "훔볼트포럼은 역사박물관이 아니다"라면서 "유물도 체계적으로 수집되지 않았고, 우연히 서로 분산된 지역, 시대에서 수집된 다양한 것들을 아우르고 있는데, 그사이 빈 공간, 즉 무엇이 다뤄지지 않았는지에 대해 다루는 게 우리의 과제"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상징인 베를린의 평화의 소녀상과 관련해서는 "사회적인 논의를 불러일으키는 중요한 동인이 되고 있다"며, "이를 계기로 서로 더 많이 대화하고 배우는 기회로 삼았으면 한다"고 밝혔다.

독일의 21세기 최대 문화프로젝트로 꼽히는 훔볼트 포럼은 과거 제국주의를 상징하던 프로이센 왕궁을 재건한 건물에 들어선 복합공간이다. 식민주의 역사에 대한 반성을 담아 아시아와 남미, 아프리카 등 비유럽권 문화·예술을 전시하고 역사와 과학, 사회에 대한 토론장을 지향한다.

오는 23일에는 훔볼트포럼 아시아예술박물관 내 한국 전시관이 일반에 공개된다. 한국관은 일본관이나 중국관의 10분의 1 규모인 60㎡으로, 불과 열걸음만에 관람이 가능할 정도로 협소하다. 이곳에 설명과 함께 전시된 의미 있는 전시품은 14점에 불과하고 그나마 고려시대 청자와 동시대에 만든 도자기가 대부분이다.

전시설명을 보면 오히려 식민주의를 재현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훔볼트포럼 측은 한국관 전시품은 도자기가 대부분인데, 일본 다도가들이 높이 평가하는 등 일본에서 경탄했기 때문에 한국 도자기가 박물관에 많이 유입됐다고 설명했다.

헤르만 파칭어 독일 프로이센 문화유산재단 이사장 (베를린=연합뉴스) 이 율 특파원 = 헤르만 파칭어 독일 프로이센 문화유산재단 이사장이 20일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한·중·일 등의 유물을 보유한 독일 최대 문화시설 운영 재단인 프로이센문화유산재단은 훔볼트 포럼내 아시아예술박물관과 민속박물관 운영을 담당한다. 2021.9.20

헤르만 파칭어 프로이센 문화유산재단 이사장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전시품이 그렇게 적은 이유는 우리가 보유한 한국 수집품이 아주 적기 때문"이라며 "더군다나 그중 일부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유실됐다"고 말했다.

한·중·일 등의 유물을 보유한 독일 최대 문화시설 운영 재단인 프로이센문화유산재단은 훔볼트 포럼내 아시아예술박물관과 민속박물관 운영을 담당한다.

그는 "한국과 지속적인 협력을 바탕으로 유물대여 등을 통해 한국 예술작품을 더 전시할 가능성이 있어 감사한다"면서 "한국 예술품을 더 전시하는 것은 우리에게 있어서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더욱 중요한 것은 앞으로 전시품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이라며 "훔볼트포럼은 결정적으로 그냥 똑같이 머물지 않고, 역동적으로 계속 바뀌고 발전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모든 게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훔볼트포럼내 전시공간이 계속 문을 열고 있고, 특별전 등을 통해 한국 예술작품 전시를 더 늘리는 것은 바람직하다"면서 "한국관 자체의 면적을 확충하는 것도 고려가 가능하다. 유물대여가 가능한 만큼, 전시가 계속 발전한다면, 미래에 더 많은 한국 유물을 전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박물관내 아시아내 식민주의 역사가 다뤄지지 않은 것과 관련해서는 "독일 식민주의 역사를 다루는 게 우선이고, 전시물품 중에 식민주의가 반영된 것을 주로 다루기 때문"이라며 "독일의 시각이 우선인 것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라스 크리스티안 코흐 아시아예술·민속학 박물관장 (베를린=연합뉴스) 이 율 특파원 = 라스 크리스티안 코흐 아시아예술·민속학 박물관장이 20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1.9.21

라스 크리스티안 코흐 아시아예술·민속학 박물관장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미 한중일 공통 서예전에 첫 유물대여가 이뤄졌고, 내달 1주일간 한국을 방문해 한국 관련 기관과 유물대여 등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년에는 한국관 전시에 있어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전시에서는 식민주의와 관련, 한국의 시각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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