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수소 야심] 현대차, 내년 中서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생산.."중국이 기술 따라잡는 건 당연"

베이징=김남희 특파원 입력 2021. 9. 21. 16:38 수정 2021. 9. 21.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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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중국 광둥성 광저우시 황푸구 과학성상업광장 건물 13층 창밖 멀리로 산을 깎아 만든 공사 현장이 보였다.

오승찬 현대차 수소연료전지시스템 광저우 유한공사(HTWO 광저우) 법인장은 "중국 정부가 광둥성, 베이징시, 상하이시를 수소 개발 시범 지역으로 선정하고 수소 연료전지 생태계 구축에 나섰다"며 "현대차 수소 기술이 세계적으로 앞선 만큼 중국에서 유리한 출발점에 있다"고 했다.

HTWO 광저우 법인은 현대차그룹이 지분 100%를 보유하며, 중국에서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생산과 판매를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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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찬 광저우 법인장 "기술 격차는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중국이 따라왔을 때 우린 다음 단계로 가야"
현대차가 중국 광둥성 광저우시에 짓고 있는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생산 공장 건설 현장. /현대차

15일 중국 광둥성 광저우시 황푸구 과학성상업광장 건물 13층 창밖 멀리로 산을 깎아 만든 공사 현장이 보였다. 누런 흙으로 뒤덮인 공사장엔 아직 공사 초기인 듯 굴착기 여러 대만 눈에 띄었다.

이곳은 현대자동차가 20만7000㎡(약 6만3000평) 규모 부지에 건설 중인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생산 공장이다. 현대차의 첫 해외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생산기지다. 광둥성 지방정부가 토지·세금 등 여러 우대 조건을 내걸고 현대차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제조 공장을 광저우시에 유치했다. 올해 3월 2일 첫 삽을 떴다. 당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경기도 고양시 현대모터스튜디오에서 화상 연결로 기공식에 참석해 “세계 최고 수준의 수소 사업 역량을 바탕으로 중국 내 다양한 파트너십과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클린 모빌리티 혁신을 적극 선도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현대차는 연간 수소연료전지시스템 6500기를 생산할 수 있는 이 공장을 내년 말 완공할 예정이다. 2023년 중국 수소차 6500대에 현대차의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먼저 공급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중국 전체 수소연료전지차(수소차) 판매량이 1000대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꽤 야심찬 목표다. 현대차는 이후 중국 중앙정부 정책과 시장 상황을 보고 생산량을 단계적으로 늘려갈 계획이다.

현대차가 중국 광둥성 광저우시에 짓고 있는 수소연료전지시스템 공장 건설 현장. /광저우=김남희 특파원

현대차가 한국에서만 생산하던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의 첫 해외 생산기지로 중국을 선택한 것은 중국 정부의 ‘수소 굴기’ 전략 영향이 컸다. 중국은 시진핑 국가주석이 지난해 9월 ‘2060년 탄소중립’ 목표를 선언한 후, 수소를 탄소 배출 감축을 위한 핵심 에너지원으로 격상시키고 수소 산업을 집중 개발하기로 했다. 2030년엔 수소차 100만 대 시대를 열겠다고 했다. 지난해 말 기준, 중국 내 전체 수소차는 7000대에 불과했다. 중국 정부 계획대로 수소차 보급이 진행된다면 극적인 변화가 나타나는 것이다.

현대차 수소연료전지시스템. /광저우=김남희 특파원

오승찬 현대차 수소연료전지시스템 광저우 유한공사(HTWO 광저우) 법인장은 “중국 정부가 광둥성, 베이징시, 상하이시를 수소 개발 시범 지역으로 선정하고 수소 연료전지 생태계 구축에 나섰다”며 “현대차 수소 기술이 세계적으로 앞선 만큼 중국에서 유리한 출발점에 있다”고 했다. 그동안 중국 수소 개발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려 보였어도 향후 시장이 어느 국가보다도 더 커질 것이란 게 현대차의 판단이다. ‘HTWO(에이치투·인류를 위한 수소라는 뜻)’는 현대차의 수소연료전지시스템 브랜드로, 처음으로 법인명에 이 브랜드가 적용됐다. HTWO 광저우 법인은 현대차그룹이 지분 100%를 보유하며, 중국에서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생산과 판매를 맡는다.

오승찬 현대차 수소연료전지시스템 광저우 유한공사(HTWO 광저우) 법인장이 15일 중국 광둥성 광저우시의 사무실에서 현대차의 중국 수소차 시장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광저우=김남희 특파원

광저우 공장에선 현대차의 수소전기차 넥쏘에 탑재된 수소연료전지시스템부터 생산한다. 초기엔 대부분 부품을 한국에서 들여와 중국에서 조립 생산하는 방식이다. 오 법인장은 “3차 협력사까지 포함하면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생산을 위해 200~300개 부품사와 협력한다”며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추후 중국 회사의 부품을 쓸 수도 있다”고 했다. 센서류를 포함한 상당수 부품은 한국·일본·중국·유럽 등에서 기술 격차가 거의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오 법인장은 “결국엔 기술 난이도와 성숙도, 부품 완성도와 가격에 의해 자율경쟁 체제로 갈 수밖에 없다”며 “현지 회사의 품질이 (적절히) 나오고 가격도 적정하다면 중국 부품을 쓰게될 것”이라고 했다. 또 “5년이 될 지, 10년이 될 지 모르지만, 점차 현지 회사 비중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도 했다.

현대차가 중국 광둥성 광저우시에 건설할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생산 공장(HTWO 광저우) 조감도. /현대차

한국 기업이 중국에 진출할 땐 업종을 가리지 않고 중국 기업이 한국의 기술을 베끼거나 도용하고 결국엔 한국 기업을 밀어낸다는 우려가 따라붙는다. 오 법인장은 “중국에도 수소연료전지시스템 기술을 꽤 오래 연구한 회사들이 있고 회사마다 기술적으로 높은 부분, 낮은 부분이 있다”며 “언젠가는 기술 격차는 줄어들 수밖에 없고, 그건 필연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따라서 중국에서 사업을 할 때 어떻게 할 것인지 방향성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저희도 그 길(기술 개발)을 혼자 간 것처럼 중국도 혼자 그 길을 가면 시간의 차이일 뿐 도달할 수밖에 없고, 벤치마킹 등을 통해 격차가 당연히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따라왔을 때 저희는 그 다음으로 가야 하고, 또 쫓아오면 또 그 다음으로 가야 한다”고 했다. “그게 기업 생존의 가장 기본 원리”라고 했다. 따라오는 게 당연하니 계속 기술 개발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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