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 농성장에 차려진 차례상..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추석맞이
[경향신문]
추석인 21일 서울 거리 농성장 곳곳에 한가위 차례상이 차려졌다. 복직과 고용 안정, 체불 임금 해결을 요구하며 거리로 나선 노동자들은 아스팔트 바닥에서 차례를 지내며 저마다의 소원을 빌었다.
비정규노동자의집 ‘꿀잠’은 21일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 앞 아시아나케이오지부 농성장에서 해고 노동자들과 함께 과일, 나물, 생선, 떡 등으로 차례상을 차리고 이들의 복직을 기원했다.
종각역 금호아시아나 본사 인근과 서울고용노동청 등에서 이어진 아시아나케이오 해고노동자들의 복직 천막농성은 이날로 495일째를 맞이했다.
아시아나항공 수하물 처리와 기내 청소를 해온 하청업체 아시아나케이오에서는 지난해 5월 코로나19 무급휴직에 동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노동자 8명이 해고당했다.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에 이어 최근 서울행정법원도 부당해고라는 판단을 내놨지만 사측은 해고자들을 복직시키지 않고 말도 안 되는 ‘복직 후 즉각 퇴사’라는 기막힌 안을 노동부를 통해 전달해왔다”며 “억장이 무너지고 분노가 치민다”고 했다.
여의도 63빌딩 인근에서 203일째 농성 중인 한화생명 설계사 노동조합도 길 위에서 차례를 지냈다. 설계사들은 “수수료 삭감에 반발해 노동조합을 결성했더니 회사가 일방적으로 자회사로 이동시켰고 현재 단체교섭을 요구하는데 사측이 응하지 않아 사측과 대립 중”이라고 밝혔다.
한맥중공업 하청 노동자들은 이날 서초구의 한 아파트 앞에 차례상을 차리고 모였다. 2차하청업체에서 일하던 이들은 회사가 올해 100여명의 임금 4억원가량을 체불하고 폐업했다며 원청 본사 측의 개입과 해결을 요구해왔다.
거리의 노동자들과 명절마다 ‘길 위의 차례’를 지내온 꿀잠은 “올해도 어김없이 한가위를 거리에서 보내야 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있다”며 “이들이 내년 설에는 가족과 명절을 보낼 수 있도록 마음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이유진 기자 yjle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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