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를 폭동으로 보도" 이재명, 대장동 반박하려 5·18 끌어들였다

김은중 기자 2021. 9. 21.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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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오후 광주 남구 광주MBC 공개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자 토론회에서 이재명 경기지사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성남 판교 대장지구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둘러싼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21일 의혹 제기를 반박하며 5·18 민주화운동을 언급했다. 대장동 의혹에 대한 정치권과 언론의 의혹 제기를 ‘가짜뉴스’로 규정하며 5·18 당시 일부 언론이 ‘폭동’으로 보도한 상황에 빗댄 것이다.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최대 승부처인 호남 경선을 나흘 앞둔 상황에서 이같은 발언이 어떠한 파장을 낳을지 주목된다. 경쟁자인 이낙연 캠프 측은 “광주 영령들에 사과하라”고 비판했다.

◇ 이재명, 5·18 언급하며 대장동 의혹 반박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부인 김혜경씨가 18일 오후 광주 남구 한 미혼모시설을 방문해 손인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이 지사는 추석인 이날 페이스북에 경쟁자인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의 대장동 의혹 제기를 조목조목 반박하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그는 ‘다수 언론이 지적하고 있어 문제가 있어 보인다’는 취지의 이 전 대표 발언에 대해 “대다수 언론이 가짜뉴스에 견강부회식 왜곡보도를 하더라도 ‘그 속에서 진실을 가려내는 것’이 항상 말씀하시는 ‘지도자’의 자세 아니겠냐”고 했다.

이 지사는 그러면서 5·18 민주화운동을 언급하며 “언론인들이 모두 광주를 폭동으로 보도했지만, 5월 광주의 진실은 민주항쟁이었다”고 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네티즌들은 “땅 투기 의혹을 해명하는데 5·18을 갖다대는 것은 적절치 않다” “당시 언론들은 폭동이 아니라 ‘광주 유혈 사태’라 보도한 것으로 기억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민주당은 이번 주말 권리당원 20만명의 표가 걸려있는 ‘최대 승부처’ 호남 경선을 앞두고 있다.

이 지사는 그동안 언론의 ‘가짜뉴스’를 비판하기 위해 종종 5·18 민주화운동을 언급해왔다. 그는 7월 대선 출마 후 처음으로 호남을 찾아 “언론이나 가짜 정보에 속아 광주 민주화운동을 폭도들의 폭동으로 비난하는 2차 가해에 가담했기 때문에 죄책감과 빚을 갚아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다”고 했다.

◇ 이낙연측 “광주 5·18은 함부로 갖다 쓰는 것 아냐”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낙연 전 대표가 20일 목포 동부시장을 방문, 한 어린이와 기념촬영하고 있다. /이낙연 캠프 제공

논란의 발언 몇시간 뒤 이낙연 캠프 이병훈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재명 후보가 광주 5·18을 대장동 의혹 물타기에 동원했다”며 “아무리 급하고 필요한대로 갖다 쓰더라도 절제와 용처는 가려야 한다”고 했다. 이어 “이 후보는 광주 영령과 유족, 그리고 호남에 사과하시라” “광주 5·18은 아무 때나 함부로 갖다 쓰는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 대변인은 “광주 5·18 당시 우리 언론은 신군부가 장악해 ‘죽은 언론’이나 마찬가지였다”며 “반면 지금 우리 언론은 최상의 언론 자유를 구가하고 있다. 세간의 이목이 집중된 판교 대장동 비리 의혹을 보도하고 논평하는 것은 당연지사요 의무 사항이다”라고 했다.

한편 이낙연 전 대표는 이 지사의 반박이 있고 몇시간 뒤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문제를 저 이낙연에게 돌리지말고 국민과 당원들께 설명하라” “많은 국민과 당원이 의구심을 갖고 계신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아무리 경선 국면이지만 사실관계를 밝히면 될 일을 저를 끌어들여 내부 싸움으로 왜곡하는 것은 원팀 정신을 거스르는 일”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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