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유력 후보 둘러싼 '의혹', 추석 민심 누가 웃을까

2021. 9. 21.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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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경향]
두 개의 의혹이 대통령 선거 정국을 흔들고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여권 인사 고발 사주 의혹’과 이재명 경기도 지사의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이다. 여야의 유력 후보가 각각 의혹의 중심에 서면서 여론조사 지지율은 흔들리고 있다. 특히 사람들이 모이는 명절을 앞두고 의혹이 불거졌다는 점에서 파급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역전을 노리는 경쟁자들에게는 어느 때보다 바쁜 추석이 됐다.

■고발 사주 의혹의 반사이익은?

윤 전 총장을 둘러싼 ‘고발 사주’ 의혹의 수혜자는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되는 모양새다. 홍 의원은 추석 명절을 앞두고 진행된 여론조사에서 당내 경쟁자인 윤 전 총장을 앞섰다. KBS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9월 16일부터 18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조사한 결과 홍 의원 30.2%, 윤 전 총장 21.8%, 유승민 전 의원 10.2%로 조사됐다. 홍 의원과 윤 전 총장의 격차는 8.4%포인트로, 오차 범위 밖에 있었다.(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하지만 변수는 있다. 해당 여론조사 결과를 국민의힘 지지층으로 한정해 보면, 윤 전 총장 47.2%, 홍 의원 34.8%로 순위가 바뀐다. 여전히 ‘역선택’ 논란의 불씨가 남아있는 것이다. 실제로 홍 의원은 지난 9월 21일 KBS 여론조사 결과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하며 “이제 당심으로 들어가야 겠다”고 밝혔다. 이는 윤 전 총장에 뒤지는 당내 지지율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홍준표 의원이 지난 9월 14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주최 홍준표 의원 초청 왁자지껄 토론회에 참석해 질의 답변을 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반면 지지율 관리에 나서야 하는 윤 전 총장은 추석 연휴를 이용해 이미지 변신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검사라는 직업적 이미지와 각종 ‘실언’이 논란이 된 만큼 ‘친근감’ 형성에 주력한다. 윤 전 총장은 지난 9월 19일 한 TV 예능 방송에 출연해 요리하는 모습 등을 보였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해당 방송의 시청률은 전주 대비 3.8%포인트 상승한 7.4%를 기록했다. 분당 최고 시청률은 12.1%까지 치솟았다.

윤 전 총장을 둘러싼 고발 사주 의혹은 공수처 등의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결국, 윤 전 총장의 본격적인 지지율 반등은 수사를 통해 상황이 일단락되거나 외부에서 새로운 상황 변화가 필요하다. 이중 외부 변화는 시작된 모양새다.

야권 대선주자로 나선 윤석열 전검찰총장이 지난 9월 7일 서울 종로구의 한 음식점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박민규 선임기자
■대장동 개발 의혹의 반사이익은

윤 전 총장 의혹에 집중됐던 관심을 나눠가진 것은 이 지사를 둘러싼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이다. 다만, 이 지사를 둘러싼 의혹은 뚜렷한 당내 수혜자를 만들지 못하는 모양새다. 유력 경쟁자인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의미있는 지지율 반등을 만들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같은 KBS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이 지사 37.0%, 이 전 대표 24.2%로 조사됐다. 이를 민주당 지지층으로만 한정하면, 이 지사 54.7%, 이 전 대표 29.9%로 격차가 더욱 벌어진다.

오히려 이 지사에 제기되는 ‘대장동 개발 의혹’의 수혜는 국민의힘 후보들이 가져가고 있다는 조사도 있다. TBS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지난 9월 17일부터 18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4명을 조사한 결과 차기 대선 후보 적합도에서 윤 전 총장이 28.8%, 이 지사가 23.6%로 조사됐다. 지난 9월 10일부터 11일에 진행된 직전 조사와 비교해 보면 윤 전 총장은 2.4%포인트 상승, 이 지사는 4.2%포인트 하락하며 1, 2위가 뒤바뀐 결과다.(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대장동 개발 의혹’이 이 지사에게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는 여론조사는 또 있다. 데일리안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여론조사공정(주)’에 의뢰해, 지난 9월 17일부터 18일까지 전국 만18세 이상 남녀 1005명을 대상으로 ‘이재명 지사가 성남시장 재직 시 진행했던 성남시 대장동 개발 사업과 관련해 특혜 의혹 사업이었다는 주장과 모범적인 공익 사업이었다는 주장 가운데 어느 쪽에 더 공감하느냐’를 물었다. 그 결과, 51.9%가 “특혜 가능성이 의심된다”고 응답한 반면 “모범적인 공익 사업이었다”는 응답은 24.1%로 조사됐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24.0%였다.(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 지사와 경쟁관계에 놓인 후보들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연일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당내 경쟁자인 이 전 대표는 지난 9월 17일 “상식적이지 않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해당 의혹에 대해 지속적인 언론보도가 나오는 것을 두고도 “언론이 가진 문제의식은 국민 일반의 문제의식을 반영하는 것”이라며 “국민들이 의아해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은 SNS를 통해 “상식적으로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이런 일들이 이재명 지사와 관련해 계속 터져 나오는 것은 우연에 불과하냐”며 “이재명 지사와 관련된 자금이 정말로 안 들어간 게 맞냐”고 지적했다. 가장 적극적으로 의혹 제기에 나선 것은 홍 의원이다. 경기도 성남시 대장동을 직접 찾은 홍 의원은 “대장동 개발은 성남시가 주도해 서민의 피를 빠는 거머리 떼들에게 수천억 원을 준 것”이라며 “칼잡이 대통령은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제가 대통령이 되면 관련자는 그 누구라도 모두 엄단하고 부당이득은 모두 국고로 환수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성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9월 9일 오후 경기도청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김기남 기자 kknphoto@kyunghyang.com
연일 의혹이 불거지다 보니 이 지사는 SNS에 글을 올려 의혹 방어에 나서고 있다. 그는 “대장동 개발사업은 아무런 문제가 없고, 오히려 행정의 ‘모범사례’일 뿐이다”며 “지분 선확보를 통해 추산액 4583억원 규모의 이익을 얻었고, 이에 따른 사업비용, 손해, 위험은 모두 사업자의 부담이었다. 또한 개발을 하다 보니 당초 예상보다 사업자의 이익이 크다고 판단해 추산액 920억원 규모의 부담을 더 지도록 인가조건을 변경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대장동 개발의 핵심은 토건비리족과 야당 국민의힘의 합작품 ‘국힘 토건 게이트’가 숨어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이 지사는 대장동 개발사업에 참여한 민간업체 ‘화천대유’와 국민의힘의 연관성을 지적하고 있다. “화천대유 ‘1호사원’이라는, 7년이나 근무했다는 곽상도 의원님 자제분에게 먼저 물어보시라”며 국민의힘 측에 역으로 의혹을 제기하는 식이다. 화천대유는 해당 사업에서 막대한 개발이익을 얻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 지사의 해명에도 문제의 본질은 성남시가 얻은 이익이 아닌 ‘어떻게 화천대유가 막대한 이익을 얻을 수 있었는지’에 있다는 주장이 맞선다. 또, 이 지사 주장대로 토건 게이트라고 하더라도 당시 이 지사가 성남시장이지 않았느냐는 반박도 있다.

각 당 경선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맞는 추석 연휴는 여야 유력 후보들을 둘러싼 ‘의혹’과도 맞물리게 됐다. 당사자의 뚜렷한 해명도 어려운 상황에서 연휴가 기존 여론조사 결과를 강화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결국, 이번 추석 민심은 향후 대통령 선거의 주요 변곡점으로 남게 될 전망이다.

김찬호 기자 flyclose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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