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가 mRNA 백신을 만들지 못하는 이유는?

이지예 2021. 9. 21.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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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정부가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방식의 코로나19 백신을 제조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호주 공영방송ABC 뉴스는 현재 씨에스엘(CSL), 바이오시나(BioCina), 루이나 바이오(Luina Bio )및 아이디티(IDT) 등 여러 업체가 mRNA 백신의 국내 생산을 제안했으며 정부가 자금 지원 검토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전망은 낙관적이지 않다. 호주는 그간 혁신 벤처기업의 중요성을 간과, 투자와 지원에 인색했기 때문에 빠른 시일 안에 mRNA백신을 제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것이다.

불과 1년 만에 mRNA 백신 개발에 성공한 바이오엔테크(BioNTech)는 2008년에 설립된 독일의 벤처기업으로 독일정부는 바이오엔테크의 가능성을 믿고 4억 5500만 달러의 연구 개발비를 지원했었다. 

모더나 역시 2010년 미국에서 설립된 신생 기업으로 미국 생물의약품첨단연구개발국(BARDA)에서 9억 5500만 달러를 지원받았다. 

각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은 두 신생 기업은 단백질의 구조를 인공지능(AI)으로 예측해 단백질 모델링이 가능한 원천 기술을 보유하게 됐고, 신속한 임상 시험이 가능했다.

백신 원천 기술처럼 사람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기술로 흔히 4차 산업 혁명의 핵심으로 꼽히는 기술이 바로 ‘딥 테크’다.

©게티이미지

'딥 데크' 벤처 산업은 백신 분야를 비롯해 인공지능, 생명공학, 블록체인, 로봇 밍 양자 컴퓨팅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있으며 현 시대에 가장 시급한 문제를 해결하는 혁신적인 솔루션을 제시하는 중요한 산업이다.

각국이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이산화탄소 줄이기에 나서는 가운데 테슬라의 최고 경영자 일론 머스크(Elon Musk)가 ‘이산화탄소 포집 기술’에 1억 달러를 기부하겠다고 밝혀 큰 화제가 된 바 있다. ‘이산화탄소 포집 기술’처럼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빨아들여 휘발유나 경유 대신 쓸 수 있는 연료로 변환 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캐나다의 카본엔지니어링(Carbon Engineering)이나 스위스  클라임웍스 (Climeworks)는 딥 테크 벤처 사업의 대표적인 예이다.

◆‘이산화탄소 포집기술’에 1억 달러 기부 밝힌 일론 머스크 ©트위터

하지만 미래의 대안을 제시하는 딥 테크 분야는 전에 없던 기술을 만들어 시장까지 개척해야 하기 때문에 '죽음의 계곡(valley of death, 창업 후 사업화 단계에 이르기 전까지 넘어야 할 어려움)'을 넘지 못하고 실패할 확률이 높다.  

실패의 위험 때문이었을까? 호주는 OECD 평균의 거의 두 배에 달하는 과학 연구 논문을 배출하지만 주로 빠른 시일 내에 수익 창출로 이어지는 스타트업에 지원하고 있으며 ‘실패’ 확률이 높은 혁신 딥 테크 산업에 대한 지원은 외면해 왔다.

이러한 이유로 지난 10년 동안 국내총생산(GDP) 대비 호주의 연구개발(R&D ) 투자는 2008년 2.3%의 정점에서 2019년 1.8%로 감소했으며 이는 이스라엘(4.9%), 한국(4.6%), 대만(3.5%)과 같은 혁신 리더국에 뒤처져 있다.

2020년에는 단 12개의 호주 기업만이 연구개발 상위2,500개 기업에 포함되었으며 이또한 대만(88), 한국(59), 스위스(58), 캐나다(30), 이스라엘(22)과 비교된다.

◆단 12개의 호주 기업만이 연구 개발 상위 2,500개 기업에 포함 ©The 2020 EU Industrial R&D Investment Scoreboard

호주는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국가 중 하나이지만 ‘더 안전한’ 자산에 투자하고 (8조 달러)과 퇴직연금(3조 8000억 달러)에 너무 많은 돈이 묶여있다.

기술 혁신은 미래 경제 성장의 유일한 길이며 이를 위해 딥 테크 벤처 기업에 오랜 기간 집중투자가 필요하다.

세계는 벤처 산업의 생명 공학자들이 개발한 새로운 mRNA 기술을 통해 인류가 보다 빠르게 혁신 할 수 있는 가능성을 봤다. 

호주 역시 딥 테크 스타트업의 성장과 가능성에 집중하고 투자를 아끼지 않아야 인류 문제를 해결하고 미래를 주도할 기회를 붙잡을 수 있을 것이다. 

호주 시드니 = 이지예 글로벌 리포터 stjlove0324@hotmail.com

■ 필자 소개

전 Yahoo! Korea (야후 코리아) 근무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대학교(UNSW) 석사과정

브라질 UniversidadeEstadualPaulista 석사 프로그램

현 호주한국학교 교사

'돈버는 전자책 쓰는 맞춤형 가이드'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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