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견니' 보고 '상친놈' 됐다.. 1편만 보려다 어느새 정주행

권영은 2021. 9. 2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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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대만에서 발매된 우바이의 곡 '라스트 댄스'의 도입부 가사다.

당초 '힐링 로맨스'물로 기획했지만 "우연찮게 간기봉 작가가 1달러만 지불하면 지구상의 '또 다른 나'를 찾아준다는 사이트를 발견"하고, "13년간 떨어져 있는 한 커플이 매년 한 번씩 타입슬림해서 왜 헤어졌는지 확인하는 이야기를 쓰는 꿈을 꾸면서" 지금과 같은 '상견니'가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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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인기 대만 드라마 '상견니'
복잡한 타임슬립이 특징
제작진·배우들, BCWW 2021 비대면 토크 콘서트에 참여
대만드라마 '상견니'는 지난해 말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를 통해 국내에 소개된 이후 상견니에 미친 사람이라는 뜻의 '상친놈'이라는 신조어를 낳을 만큼 큰 화제가 됐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쏘이 쟌스 쟝니 옌징 비러치라이~(이제 잠시 두 눈을 감아봐)"

1996년 대만에서 발매된 우바이의 곡 '라스트 댄스'의 도입부 가사다. 국내 드라마덕후들 사이에선 가장 유명한 대만 노래지 싶다. 대만드라마 '상견니'의 OST로 수록되면서다. 지난해 10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를 통해 국내 시청자와 만난 '상견니'는 이른바 '상견니'에 미친 사람이라는 뜻의 '상친놈'이라는 말을 낳을 정도로 뜨거운 인기를 모았다. 최근에는 이례적으로 '상견니' 대만판이 전 세계 최초로 극장에서 상영 중이다. 이미 방영했던 드라마의 특정 에피소드를 개봉한다는 점에서 오직 드라마 팬들을 위한 극장 상영인 셈이다.

"한국드라마를 챙겨보고 좋아했지만 (거꾸로) 저희 작품이 한국 팬들의 사랑을 받을 거라곤 상상도 못했어요."

'상견니'의 대본을 쓴 임흔혜 작가의 말이다. 그와 함께 '상견니' 대본을 쓴 간기봉 작가, 마이정 제작총괄PD 등 제작진과 주연 배우 허광한, 시백우가 지난 9일 한국 시청자와 첫 만남을 가졌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관하는 '국제방송영상 콘텐츠마켓(BCWW) 2021'에서 마련한 비대면 토크 콘서트를 통해서다.

'상견니'는 2018년에서 1998년으로 타임슬립하는 내용의 로맨스 판타지물이다. 스릴러 요소도 가미돼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상견니'는 남자친구 왕취안성(허광한)이 비행기 사고로 세상을 떠난 후 그를 그리워하는 황위시안(가가연)이 우연히 선물 받은 휴대용 카세트를 통해 1998년으로 돌아가 왕취안성과 똑같은 얼굴을 가진 리쯔웨이를 만나며 겪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휴대용 카세트의 플레이 버튼을 누르면 나오는, 시간여행의 매개가 되는 노래가 '라스트 댄스'다.

'네가 보고싶어(想見你)'라는 뜻의 '상견니'는 시공간을 넘나드는 타임슬립 로맨스물이다. 당초 '힐링 로맨스'물로 기획했지만 "우연찮게 간기봉 작가가 1달러만 지불하면 지구상의 '또 다른 나'를 찾아준다는 사이트를 발견"하고, "13년간 떨어져 있는 한 커플이 매년 한 번씩 타입슬림해서 왜 헤어졌는지 확인하는 이야기를 쓰는 꿈을 꾸면서" 지금과 같은 '상견니'가 탄생했다.

'상견니'는 보통 타임슬립물보다 복잡한 구조를 갖지만 대본과 연출의 꼼꼼함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빈틈이 없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상견니'는 보통 타임슬립물보다 훨씬 복잡한 구조를 갖는다. 단번에 이해하기 어렵다는 게 단점이라면 단점이지만, 빈틈은 없다. 허광한은 "촬영 현장에서 심지어 감독도 시공간을 헷갈릴 때가 있어서 지금 어디에 있는 누구라고 서로 귀띔을 해주기도 했다"며 "많은 시간을 대본 보는 데 투자했다"고 말했다. 촬영을 마치면 칠판에 적어 놓은 타임라인을 다함께 보면서 놓치거나 보완할 부분도 확인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황위시안과 리쯔웨이 둘 중 누구의 시간여행이 더 먼저인가, 하는 의문은 영원한 수수께끼로 남는다. "'상견니'는 과거, 현재, 미래에 있는 이야기입니다. 누가 먼저냐고 묻는다면 동시에 들어간 거라 말씀드리고 싶네요. 뫼비우스의 띠 같은 거죠. 출발점과 결승점 없이 이어져 있는 것처럼요."(간기봉 작가) 결말은 여운을 크게 남긴다.

'상견니'의 한국판 리메이크가 확정됐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배우들의 열연은 몰입을 부추긴다. 가가연과 허광한은 1인 2역을 한다. 0순위로 제일 먼저 캐스팅된 건 가가연이다. 마이정 PD는 "여고생 천윈루와 애인을 잃은 사연있는 27세의 황위시안을 연기해야 하는 역할이라 다른 배우를 고려하지도 않고 가가연을 가장 빨리 결정했다"며 "청량한 분위기와 눈빛을 가진 배우"라고 말했다. 이 작품으로 일약 청춘스타 대열에 합류한 허광한에 대해선 "플랫폼과 투자자로부터 좀더 인지도 높은 배우로 캐스팅하라는 요청을 받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설득했다"고 덧붙였다. 결과적으로 신의 한 수가 된 캐스팅이었다.

'상견니'는 지난 2월 엔피오엔터테인먼트와 리안콘텐츠와 판권 계약을 맺으면서 한국판 리메이크가 확정됐다. 한국판의 배우는 누가 되고 '라스트 댄스'를 대체할 노래는 어떤 곡이 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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