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C·마블까지 동원한 '네카오' 콘텐츠 전쟁..골목상권 논란으로 불붙는다
웹툰·웺소설 선봉장..북미 웹툰 플랫폼 등 인수합병
DC·마블코믹스까지 동원해..소리 없는 신경전 벌여
성공한 웹툰 드라마 등 이어지는 밸류체인 구축 사활
골목상권 침해 논란 이후 국내 사업에서 한발 후퇴하게 된 카카오가 웹툰·웹소설 등을 필두로 한 글로벌 콘텐츠 시장에서 활로를 찾는다. 이에 세계를 무대로 한 네이버와 카카오의 콘텐츠 전쟁도 한층 첨예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양사는 북미 시장, 나아가 세계 시장에서 소구력이 높은 DC코믹스 등 세계적인 지적재산권(IP)을 차용하거나 북미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재들을 적극 영입하면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국내 대형 플랫폼 기업들이 정치권, 관련 업계 등으로부터 골목상권 생계를 위협한다는 사회적 질타를 받자 카카오는 지난 14일 상생 방안을 내놓고 수습에 나섰다. 이날 대책에는 일부 사업 철수 및 기금 조성과 함께 “북미, 동남아, 일본 등 글로벌 비즈니스 강화” 방안이 포함됐다. 논란이 된 택시, 대리운전, 헤어샵 등 업종에서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해지자 글로벌 콘텐츠 시장 공략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카카오가 일찍이 역량을 집중해 온 글로벌 콘텐츠 사업은 골목상권 이슈에서도 안전하며 시장 잠재력 역시 크다.
최근 들어 카카오는 물론 네이버 역시 콘텐츠 분야에서 광폭의 인수합병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카카오는 북미 웹툰 플랫폼 ‘타파스’와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를 인수했고 이에 질세라 네이버 역시 북미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와 웹툰 플랫폼 ‘태피툰’을 품에 안았다. 업계에서는 이들이 국내산 IP로 일본 및 동남아 시장에 대한 적지 않은 지배력을 확보하자, 이제는 잠재력이 높고 영어를 사용해 비교적 언어 장벽도 낮은 북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비즈니스 강화를 공언한 지 이틀 만인 지난 16일 카카오는 자신들의 글로벌 사업 첨병에 포진한 화려한 이력의 인재들을 과시했다. 카카오는 타파스의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CCO) 자리에 미셸 웰스가 올해 초 취임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월트디즈니와 DC엔터테인먼트 부사장 직을 지낸 인물로 현재 북미 현지 오리지널 웹툰 IP 제작을 총괄하고 있다. 이밖에 타파스 편집장인 제이미 리치(Jamie S. Rich)는 ‘배트맨’, ‘원더우먼’, ‘슈퍼맨’ 등을 배출한 DC코믹스의 편집장을 맡았던 인물이다. 타파스에서 오리지널 IP를 영상화하는 전략을 총괄하는 케빈 니콜라스(Kevin Nicklaus)는 워너 브라더스와 소니픽쳐스를 거쳤다.
카카오가 화려한 라인업을 과시한 것은 네이버를 의식한 견제구라는 분석도 나온다. 카카오가 DC코믹스 등에서 경험을 쌓은 인재들을 공개했다면, 앞서 네이버는 DC코믹스와 제휴를 맺고 배트맨 시리즈 등 슈퍼 IP를 활용해 기존에 없는 새로운 스토리라인의 웹툰을 제작하는 ‘슈퍼캐스팅’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네이버 측은 “이미 나온 작품을 웹툰화하는 기존의 경우와 달리 슈퍼 IP의 세계관, 캐릭터들이 오리지널 웹툰으로 만들어지는 업계 최초의 시도”라고 차별성을 강조했다. 네이버는 슈퍼캐스팅 이전에도 마블코믹스의 만화를 웹툰화해 플랫폼에서 제공해왔다. 최근에는 영화 ‘샹치와 텐링즈의 전설’ 개봉에 맞춰 샹치를 공개하기도 했다.
네이버, 카카오가 천문학적 금액을 들여 공격적인 투자 및 인수합병을 감행하는 것은 슈퍼 콘텐츠로 이어질 수 있는 IP 풀을 확보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 성공한 IP는 웹툰, 웹소설, 영화 등으로 다양하게 소비되며 막대한 이익을 가져다준다. 각 사가 IP 확보에 사활을 거는 것은 물론 밸류체인을 구축하기 위해 웹툰·웹소설·영상 제작 등 여러 기능을 통합해나가는 이유다. 최근 큰 인기를 끈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 ‘스위트홈’도 모두 웹툰에서 시작됐다. 최근에는 웹소설 플랫폼에 대한 통합이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만큼 향후 웹소설에서 시작된 영화나 드라마들도 더 자주 만나게 될 날이 머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허진 기자 hjin@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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