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후 북한 이슈는 '북핵'..영변 핵시설 동향에 촉각

서재준 기자 2021. 9. 21.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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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AEA, 영변 재가동 정황 보고에 이어 "北, 핵개발 전력 질주" 판단
남북 미사일 발사 등 군비 경쟁 속 협상 시작점 모색할 이슈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서재준 기자 = 남북이 모두 새 미사일 체계를 동시에 공개하며 한반도 '군비 경쟁'이 부각되는 모양새다. 하지만 추석 연휴 이어질 한반도 최대 이슈는 '북핵'이 될 것으로 21일 전망된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은 현지시간으로 지난 20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에서 "북한은 핵개발 계획에 전력 질주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그로시 사무총장의 발언은 북한이 외부에서 보는 것과 더 빠르고 구체적으로 핵 능력 개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것을 부각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 2018년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을 시작한 뒤 핵 능력 개발을 '일시 중단'한 것으로 비치고 있다. 북한 핵 능력의 '심장부'로 상징적 의미가 있는 영변 핵시설의 운영을 사실상 중단했고, 북한의 핵무기 시험장인 풍계리 시험장을 폐쇄하는 조치를 취하면서다.

동시에 북한은 핵탄두 탑재를 추진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시험발사를 중단하는 '모라토리엄'을 선언했는데, 이는 미국에 대한 핵공격 의지를 내려놓겠다는 입장을 나타낸 것으로 표현됐다.

북한의 '모라토리엄'은 표면적으로는 아직 지켜지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지난해 새 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시험발사 없이 공개했다. 문자 그대로 모라토리엄 때 선언한 '시험발사'만 중단한 것이다.

또 핵실험 역시 단행하지 않았으나 올해 당 대회 때 '초대형 핵탄두' 개발 계획을 밝히는 등 핵능력 고도화는 계속 진행 중이다.

여기에 올해 영변 핵시설의 재가동이 확인되면서 북한이 핵 능력 개발과 관련해 모라토리엄 이전의 상황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IAEA는 지난 8월 보고서를 통해 북한이 올해 2월부터 7월 초까지 영변의 5메가와트(MW) 원자로 근처에 있는 폐연료봉 재처리 시설인 방사화학연구소가 가동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핵시설의 폐연료봉 재처리는 사용 후 핵연료(폐기물)의 부피를 줄이는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발생하는 플루토늄이 핵폭탄을 만드는 주재료라고 볼 수 있다.

IAEA의 지난 보고서는 북한이 핵무기를 다시 본격적으로 생산하는 과정에 돌입했다는 해석이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이어 이번 유엔총회를 통해 나온 그로시 사무총장의 발언은 북한이 단순히 '시위용'으로 핵 능력 개발을 본격 재개한 것은 아니라는 정황으로 볼 수 있다.

정부는 이 같은 그로시 사무총장의 발언에 대해 "별도의 의견은 없다"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한반도 정세에 관여하고 있는 주변국들의 생각과 입장은 제각기 다를 수밖에 없다.

특히 미국은 지난 4월부터 북한과의 물밑 접촉을 진행한 바 있다. 북한은 수시로 이 같은 미국의 접촉 의사가 사실임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표면적으로는 이 같은 접촉 시도가 북한의 핵 개발 재개라는 결과로 이어진 셈이 됐다. 이미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에도 "제재 결의 위반"이라는 입장을 밝힌 미국이 북한에 대한 추가 압박에 나설 수도 있다.

북한의 핵 개발 재개가 어떤 의도로 진행되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미국과 우리 정부의 판단, 또 문재인 정부 말 북한과의 의미 있는 대화를 추진하는 정부의 입장을 미국에 얼마큼 설득할 수 있을지가 향후 대화에 중요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이미 천명한 '초대형 핵탄두'의 개발을 위해 핵시설의 가동을 한동안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는 한미의 입장에서는 '의아한' 행동으로 보일 수도 있는데, 탄도미사일 탑재를 위한 핵탄두의 소형화와 경량화가 최대 과제로 여겨졌던 북한의 핵개발 기조와는 사뭇 다른 행보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트럼프 행정부 시절 결렬된 핵협상 재개를 위해 핵시설을 재가동하고 있고, '초대형 핵탄두' 역시 핵능력을 과시하기 위한 것일 뿐 미국에 대한 공격 의사를 강화, 강조하기 위한 행보는 아닐 것이라고 관측하기도 한다.

이 같은 관측이 북한의 핵시설 재개, 핵 능력 개발 재개의 궁극적 '목표'가 무엇일지 판단해야 하는 한미에게 영향을 줄 요인일 지도 주목할 부분이다.

북한의 핵 능력 고도화에 대한 중국의 입장도 중요하다. 중국은 지난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북한의 핵 능력 고도화에 대해 기본적으로는 비판적인 입장을 냈다.

그러나 비핵화 협상 결렬 이후 북한과 중국은 더욱 밀착하며 북한의 모든 무기 개발에 대해 중국은 모르쇠로 일관했다.

최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의 방한 때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쏘는 과감한 무력시위를 펼친 것, 북한이 중국과의 교류 재개를 추진하던 올해 봄 이미 영변 핵시설을 재가동하기 시작했다는 점 등에서 중국이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유도할지, 일단 밀착을 강화하면서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더 키우려 들지도 지켜볼 대목이다.

seojiba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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