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하고싶다, 트레블..욕심난다, AG 금메달" [K리그 영건의 추석 소망]

울산 | 황민국 기자 2021. 9. 21.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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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K리그를 대표하는 젊은 주자들에게 ‘추석 명절’은 꿈을 이루는 무대다. 전역과 함께 울산 현대로 돌아온 오세훈과 전북 현대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송민규는 풍성한 가을 걷이를 꿈꾼다. 새출발의 의미가 큰 2021년의 가을과 추석의 의미는 더욱 각별하다. 만 22세 젊은 피들은 잠시 멀어진 가족과 팬들에게 한가위 보름달처럼 빛나는 우승을 선물하겠다는 의지로 오늘도 달린다.



오세훈이 16일 울산 클럽하우스에서 2021년 추석소원인 우승을 위해 호랑이 발톱으로 골을 사냥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하고 있다.  울산 현대 제공


올해 프로 4년차인 오세훈(22·울산)은 우승컵이 간절하다. 지난 여름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전역해 자신이 선수로 성장한 울산 현대 유니폼을 되찾은 그는 내친 김에 K리그1 우승컵까지 꿈꾸고 있다.

오세훈은 15일 비대면 인터뷰에서 “지금껏 추석에 대한 기억은 할머니가 정성껏 요리한 LA갈비가 전부”라면서도 “올해 추석에는 보름달에 첫 우승컵 도전의 기반을 마련하고, 내년에는 동갑내기 친구들과 함께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을 꼭 품에 안는 소원을 빌고 싶다”고 말했다.

■올 추석은 우승컵 욕심…“3개도 가능해요!”

오세훈이 추석 소원으로 개인이 아닌 팀 성적인 우승을 바라는 것은 그 무게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서다. 울산 유스인 현대고 출신인 그는 자신이 자리를 비운 사이 2년 연속 라이벌인 전북 현대에 밀려 준우승에 그친 것을 멀리서 지켜봐야 했다. 오세훈은 “형들은 시간이 있을 때마다 ‘우승이 목표’라고 강조한다”며 “두 번의 실패를 했던 경험을 들려주시는데, 올해는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 믿는다. 요새 울산 분위기를 보면 다르지 않느냐”고 말했다.

실제로 울산은 정규리그 38경기 중 28경기를 마친 현재 승점 4점차로 앞서나가는 선두다. 특히 전북과의 맞대결인 ‘현대가더비’에서 1승2무로 앞섰다는 점에서 예년과 다르다. 추석 연휴의 첫 시작인 18일 대구FC를 시작으로 당일인 21일 포항 스틸러스까지 모두 잡는다면 우승컵에 한 발짝 더 다가서게 된다. 두 팀 모두 만만치 않은 상대로 원정이라는 부담을 떠안았지만 긴장한 구석이 없다. 오세훈은 “추석에 가족을 만나지는 못해도, 내가 뛰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는 있다”며 “가족들의 응원이 있으면 우승 도전에도 힘이 실린다”고 힘주어 말했다.

동갑내기 공격수인 송민규(전북)와의 라이벌 의식도 우승컵이 간절한 이유다. 최근 현대가더비에선 둘 다 득점을 터뜨리지 못한 터라 추석 연휴를 지나 파이널라운드A(1~6위)에서 부딪치는 마지막 대결을 벼르고 있다. 오세훈은 “도쿄올림픽을 다녀와서 많이 지친 민규가 다치지 않고 좋은 플레이를 보여주길 바라지만, 이기는 건 우리고 우승도 우리”라고 말했다.

울산은 K리그1 뿐만 아니라 아시아 클럽 대항전인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그리고 대한축구협회(FA)컵까지 각각 8강과 4강에 올라 트레블(3관왕) 달성도 가능하다. 우승을 노릴 가능성이 높아질 수록 선수들의 몸은 힘들어지지만 마음가짐은 다르다는 게 오세훈의 설명이다. 그는 “신난다라는 표현이 딱 어울린다. 기분이 좋으니 회복이 빨라지더라”며 “올해는 무엇이든지 우승하고 더 좋은 성적을 내자는 분위기가 있다. 한 경기도 절대 지지 않으려는 힘이 있다”고 강조했다.

■군필이지만 AG 금메달은 욕심…“내년 추석 소원 예약”

오세훈은 내년 추석 보름달에 빌 소원도 미리 정해놨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이다. 황선홍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는 이 대회는 젊은 선수들이 자신의 이름을 알리는 무대이자, 병역 의무의 무거운 짐을 내려놓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한국 축구는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부터 항저우 대회까지 3회 연속 금메달을 노린다. 항저우 세대는 2019년 폴란드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준우승 멤버들이 주축이라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

오세훈은 “동갑내기 친구들과 함께 도전할 수 있는 마지막 국제대회”라면서 “아시안게임에서 내가 좋은 활약을 펼치면 축구대표팀으로 가는 길이 열린다”고 말했다.

또래에서 드문 ‘군필’ 축구선수라 아시안게임에 대한 절실함은 덜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랐다. 오세훈은 2020년 상무에 입대해 병역의무를 조기에 마쳤다. 오세훈은 “남들이 볼 땐 병역의무를 해결한 내가 아시안게임을 욕심내는 게 이상할 수도 있다”면서도 “(황)의조형이 아시안게임에서 득점왕(9골)에 오른 것이 내 롤 모델이다. 또 내가 잘해서 금메달을 따면 친구들을 도울 수 있다”고 말했다.

오세훈이 내년 돕고 싶은 친구에는 송민규도 포함되어 있다. 오세훈은 “아무래도 전북보다는 울산이 강한 팀이자, 더 공격적인 축구를 구사해 올해는 우리가 웃을 것 같다”며 “대신 내년에는 다 같이 보름달 같은 금메달을 들어올리겠다”고 말했다.

울산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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