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다니는 사람 지켜보며 외로움 달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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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다니는 사람들을 지켜보는 것으로 외로움을 달래요."
그나마 다행인 건 5년 전 우연히 길에서 만난 한 아주머니가 김씨의 딱한 사정을 알고 주기적으로 찾아와 식사를 챙겨주는 자발적인 봉사를 해주고 있다는 것이었다.
김씨가 야산에서 키운 야채 한 아름을 생면부지인 이 여성에게 줬던 것이 계기였다.
이번 추석 연휴가 시작되기 전에도 연휴 기간 김씨가 먹을만한 음식을 마련해 주는 것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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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연합뉴스) 천정인 기자 = "지나다니는 사람들을 지켜보는 것으로 외로움을 달래요."
청각 장애로 언어능력까지 상실한 김경식(77·가명) 씨가 치아에 맞지 않는 틀니를 달그락거리며 힘겹게 말한 이 한마디는 오랫동안 귓전을 맴돌았다.
슬하에 4명의 자녀를 뒀지만 차마 말할 수 없는 가정사로 오랫동안 연락이 끊긴 김씨는 올해도 추석을 홀로 보내야 할 처지다.
함께 살던 어머니마저 2년 전 노환으로 돌아가시면서 그는 광주 남구 주월동 야산 아래 낡디낡은 허름한 주택에 덩그러니 남겨졌다.
냉·난방 시설은 고사하고 형광등조차 제대로 들어오지 않은 그의 집은 한낮에도 앞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두웠다.
그런 공간에 작은 텐트를 쳐놓고 손전등보다 조금 큰 조명 하나에 의지해 잠을 잔다고 했다.
고령인데다 암 수술까지 받아 건강이 좋지 않은 김씨는 기초생활수급비로 겨우 하루하루를 나고 있다.
김씨는 사람이 그리울 때면 집 앞 인도에 의자를 가져다 놓고 앉아 지나가는 사람을 구경한다.
그것만으로도 위안이 된다는 그는 이번 추석도 어김없이 그 의자에 앉을 터였다.
그나마 다행인 건 5년 전 우연히 길에서 만난 한 아주머니가 김씨의 딱한 사정을 알고 주기적으로 찾아와 식사를 챙겨주는 자발적인 봉사를 해주고 있다는 것이었다.
김씨가 야산에서 키운 야채 한 아름을 생면부지인 이 여성에게 줬던 것이 계기였다.
시장에 야채를 팔러 나갔다가도 주변에 나눠줘 버리는 일이 다반사인 김씨의 선한 심성이 맺어준 기연이었다.
이 봉사자는 자신의 가족 몰래 주기적으로 김씨를 찾아와 안부를 확인하고 간단한 국과 반찬을 해주며 도움을 주고 있다.
이번 추석 연휴가 시작되기 전에도 연휴 기간 김씨가 먹을만한 음식을 마련해 주는 것을 잊지 않았다.
지자체의 긴급 복지 서비스도 김씨에겐 큰 도움이 됐다.
남구는 김씨의 어려운 사정을 고려해 공동모금회의 도움을 받아 광주상생카드 50만원을 지원했다.
이와 별개로 주월2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는 추석 연휴를 대비해 김과 즉석밥, 3분 요리 등 쉽게 먹을 수 있는 식료품 세트를 제공했다.
부족하면 인근 시장에서 식자재를 살 수 있도록 5만원 상당의 온누리 상품권도 지급했다.
남구 관계자는 "홀몸 어르신들이 명절 연휴를 무사히 보낼 수 있도록 각종 식료품을 제공하고 후원 물품을 지원하고 있다"며 "복지와 돌봄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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