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뒤끝 작렬' EU-호주 FTA협상 중단 위협

송경재 입력 2021. 9. 21. 07:2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호주의 잠수함 주문 취소와 관련해 프랑스가 이번엔 유럽연합(EU)과 호주간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중단시키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20일(이하 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프랑스는 호주가 650억달러(900억호주달러) 규모의 재래식 잠수함 주문을 취소한 뒤 이번엔 EU-호주간 FTA에 딴죽을 걸고 나섰다.

이번에 프랑스가 문제를 삼은 호주-EU간 FTA 협상은 2018년 6월 시작됐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파이낸셜뉴스]

장 이브 르드리안 프랑스 외교장관이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유엔주재 프랑스 대표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뉴시스

호주의 잠수함 주문 취소와 관련해 프랑스가 이번엔 유럽연합(EU)과 호주간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중단시키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프랑스가 집요하게 호주를 물고 늘어지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지난주 호주가 미국·영국과 3각 동맹체제인 이른바 '오커스(AUKUS)' 협력체를 구축하면서 핵잠수함 개발로 사업을 틀자 미국과 호주 주재 자국 대사들을 소환하는 등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20일(이하 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프랑스는 호주가 650억달러(900억호주달러) 규모의 재래식 잠수함 주문을 취소한 뒤 이번엔 EU-호주간 FTA에 딴죽을 걸고 나섰다.

클리몽 보너(Clement Beaune) 프랑스 유럽담당 장관은 미 정치전문지 폴리티코와 인터뷰에서 "자신의 약속을 지키는 것은 민주주의 국가들과 동맹간 신뢰의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보너 장관은 "따라서 더 이상 신뢰하지 못하는 나라와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무역협상을 계속 진행하는 것은 생각조차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오커스 동맹 합의에 따라 호주는 핵잠수함 전단 출범에 필요한 기술을 미국과 영국으로부터 지원받게 된다.

핵잠수함은 호주가 애초에 프랑스로부터 약 650억달러에 도입키로 했던 디젤·전기를 동력으로 하는 재래식 잠수함보다 한 수 위의 잠수함이다. 호주의 계약 파기 이후 프랑스는 17일 호주와 미국 주재 대사를 소환하는 등 강경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에 프랑스가 문제를 삼은 호주-EU간 FTA 협상은 2018년 6월 시작됐다. 지금까지 11차례 협상을 이어오면서 무역 장벽 제거와 지적재산권 등에 관한 문제를 다뤘다.

12차 협상은 다음달 예정돼 있다.

EU 집행위원회가 27개 EU 회원국들을 대신해 협상을 진행할 권리를 갖고 있지만 만약 프랑스가 이에 반대하면 협상 자체가 좌초될 가능성이 높다.

EU 집행위도 호주의 재래식 잠수함 주문 취소에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우르줄라 폰데어 라이옌 EU 집행위원장은 20일 CNN과 인터뷰에서 잠수함 주문 취소와 관련해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많다"고 밝혔다.

폰데어 라이옌 위원장은 "우리 회원국 가운데 한 나라가 용납할 수 없는 방식으로 다뤄졌다"면서 "따라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또 왜 벌어졌는지를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상으로 되돌아가기 전에" 이 상황이 반드시 해명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에릭 마머 EU집행위 대변인도 이날 EU와 호주간 FTA 협상이 10월로 예정돼 있지만 "오커스 성명의 영향이 이 시간표에 미칠 충격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해 협상이 연기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EU는 호주가 놓치기 어려운 교역상대방이다. EU 집행위에 따르면 지난해 호주의 3번째 교역 파트너였다.

2019년 기준으로 양측간 재화 교역 규모는 420억달러, 서비스 교역은 300억달러 수준이었다.

EU 집행위는 FTA가 EU 경제에도 긍정적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양측이 FTA에 합의하면 2030년 EU 국내총생산(GDP)이 21억~46억달러 더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그러나 합의가 절실한 쪽은 호주다.

무엇보다 호주로서는 최대 교역상대국인 중국과 갈등을 빚으면서 EU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어 양측 FTA 협상이 파국으로 치달으면 심각한 경제 위기에 봉착할 수도 있다.

한편 프랑스의 호주 압박은 어떤 꿍꿍이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어떤 양보를 이끌어내기 위해 프랑스가 호주를 계속 압박하고 있는지는 시간이 지나봐야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Copyright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