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최저 3000만원대 SUV 폭스바겐 '티구안'

연선옥 기자 2021. 9. 2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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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차 특유 단단한 이미지의 외관.. 실내는 간결
연료 효율 높인 디젤 엔진, 배기음과 떨림은 전해져
폭스바겐 SUV 신형 '티구안'./폭스바겐 제공

폭스바겐이 지난 7월 내놓은 신형 ‘티구안’이 출시 두 달 만에 1500대의 판매고를 올리며 수입 SUV 1위 자리를 꿰찼다. 편의·안전사양을 추가한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을 내놓으면서도 기존 모델보다 240만원 낮게 가격을 책정한 폭스바겐의 전략이 한국 소비자들의 수입차 선호와 맞아떨어진 결과다.

전면부를 포함해 디자인은 상당한 변화가 있었지만, 전면과 측면에 시원하게 뻗은 직선 요소가 주는 독일차 특유의 단단하고 안정적인 이미지는 여전하다. 전면부는 이전 모델과 비교하면 보닛은 높아지고 라디에이터 그릴은 더 넓어졌다. 또 이전 세대보다 날렵한 디자인의 LED 헤드라이트가 적용됐다. 후면에는 트렁크 라인의 볼륨감이 세련된 느낌을 준다.

실내 인테리어는 간결하다. 다양한 주행 정보를 제공하는 디지털 클러스터 오른쪽에 10.25인치 센터패시아가 탑재됐고, 그 아래 터치식 버튼의 공조 조작계가 있다. 티구안에는 폭스바겐의 최신 인포테인먼트시스템 ‘MIB3’가 탑재됐지만, 생각만큼 터치나 사용이 아주 용이하지는 않았다. 스틱 방식의 기어 노브 옆에는 주행모드 등을 바꿀 수 있는 버튼이 있다.

최근 출시되는 많은 모델이 다양한 디지털 요소를 적용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티구안의 실내는 간결함을 넘어 다소 구식이라는 느낌도 든다. 시트가 투박하다는 느낌이 들고, 대부분의 모델에 기본 적용되는 냉풍 시트도 없다. 패밀리카에서 느껴지는 안락함은 느껴지지 않는다.

폭스바겐 SUV 신형 '티구안' 내부 모습./폭스바겐 제공

하지만 실내 공간 활용성이 높고 개방감이 상당하다. 티구안의 차 길이는 4510㎜으로, 실내 공간을 결정하는 휠베이스는 2680㎜다. 폭은 1840㎜, 높이는 1635㎜다. 현대차의 투싼(전장 4630㎜·전폭 1865㎜·전고 1665㎜)보다 차체가 다소 작지만, 뒷좌석의 경우 성인 남성에게도 넉넉해 보이고, 운전석 시야도 탁 트인다. 트렁크도 여유롭다. 2열 시트를 접으면 트렁크 공간은 1655ℓ까지 확보할 수 있다.

다양한 전기차 모델이 속속 등장하고 있지만, 디젤 게이트로 내홍을 겪은 폭스바겐은 또다시 디젤 모델을 내놓았다. 신형 티구안에는 2.0 TDI 엔진과 7단 DSG 변속기가 결합돼 3000~4200rpm 범위에서 최고출력 150마력, 최대토크 36.7㎏.m의 성능을 발휘한다.

최근 SUV 모델에도 하이브리드나 배터리 전기 동력원이 속속 도입되면서 정숙한 주행감이 익숙해져서인지, 디젤 엔진의 주행감은 다소 이질적이었다. 시동을 켜면서부터 디젤엔진 특유의 엔진 배기음과 떨림이 상당한 수준으로 느껴졌다. 특히 차선을 바꿀 때나 고속도로에 진입하면서 속도를 끌어올릴 때 디젤 엔진의 느낌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서스펜션도 예상한 만큼 단단했다. 도심 주행에는 문제가 없지만, 장거리 주행에는 조금 불편함이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속페달과 브레이크는 원하는 정도로 반응했고, 스티어링 휠의 조향성도 좋았다. 다만 일반 도로 주행에서는 부족하지 않았지만, 치고 나가야 할 시점에서 힘이 조금 달린다는 느낌이 들었다.

폭스바겐 SUV '티구안'./폭스바겐 제공

폭스바겐 측은 “신형 티구안은 혁신적인 ‘트윈도징 테크놀로지’를 적용한 차세대 EA288 에보(EVO) 엔진을 탑재해 전 세대 엔진 대비 질소산화물(NOx)을 약 80% 저감시킨 덕분에 가장 까다로운 배출가스 규제 ‘유로 6d’ 기준을 충족했다”며 “높은 주행 성능과 배출가스 저감 능력을 갖췄음에도 연료 효율성은 이전 모델 대비 높다”라고 설명했다. 2.0 TDI 모델의 복합연비는 리터당 15.6㎞, 2.0 TDI 4모션의 복합연비는 13.4㎞다.

신형 티구안 전 트림에는 운전자 보조시스템 ‘트래블 어시스트’가 탑재됐다. 출발부터 시속 210㎞에 이르는 구간에서 앞차와의 거리를 고려해 속도와 차로를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고속도로에서 이 기능을 사용해 봤는데 부족하지 않은 수준이었다.

폭스바겐 티구안의 트렁크를 개방한 모습./연선옥 기자

또 전 트림에 ‘전후방 센서’와 함께 주차를 돕는 ‘파크 어시스트’, ‘프로액티브 탑승자 보호 시스템’, ‘보행자 모니터링 시스템’, ‘전방추돌경고 프론트 어시스트 및 긴급제동 시스템’ 등이 탑재됐다.

다소 부족한 옵션, 디젤 엔진이라는 단점을 고려하고도 수입차 브랜드를 4000만원대에서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한 강점이다. 프리미엄부터 4모션 프레스티지 트림까지 가격은 4060만~4710만원인데, 폭스바겐파이낸셜서비스를 이용해 티구안 프리미엄 트림을 구매할 경우 3800만원에도 살 수 있다. 옵션 사양이나 디젤 엔진의 불편함에 크게 개의치 않는 소비자라면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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