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니트전 패배 속 분전한 황인범..루빈 카잔, 선두 등극 실패

한만성 입력 2021. 9. 21. 02:30 수정 2021. 9. 21. 0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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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번째 생일날 리그 선두 등극 노린 황인범, 리그 최강 제니트에 아쉬운 패배

[골닷컴] 한만성 기자 = 선두 등극을 노린 루빈 카잔에 러시아 프리미어 리그 우승을 3년 연속으로 차지한 제니트 상트페테르부르크는 역부족이었다. 루빈 카잔이 홈에서 자국 리그 최강 제니트에 패하며 선두 탈환에 실패했다.

루빈 카잔은 21일(한국시각) 제니트와 격돌한 2021/22 러시아 프리미어 리그 8라운드 홈 경기에서 전반에만 세 골을 헌납하며 고전을 면치 못한 끝에 1-3으로 완패했다. 이날 루빈 카잔과 제니트의 올 시즌 첫 맞대결은 리그 5위와 1위 팀간 '빅매치'로 관심을 끌었다. 루빈 카잔은 제니트를 승점 3점 차로 추격 중이었으며 골득실 차 또한 단 한 골 차에 불과해 이날 홈에서 승리했다면 러시아 프리미어 리그 선두 자리에 등극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동유럽 최강 제니트는 한 수 위의 경기력을 선보였다.

제니트가 객관적인 전력에서 우위인 건 사실이지만, 루빈 카잔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자신감을 나타낼 만했다. 날카로운 속공이 주무기인 루빈 카잔은 지난 시즌 제니트를 상대한 두 경기에서 인상적인 경기력을 선보이며 2연승을 거두는 저력을 발휘했다.

그러나 제니트는 레오니드 슬러츠키 감독이 부임한 후 강팀을 상대로 높은 승률을 자랑한 루빈 카잔에 3연패를 당하지는 않았다. 심지어 제니트는 이날 간판 공격수 사르다르 아즈문이 결장하며 팀 전력에 공백이 발생했으나 여전히 경기를 주도하며 루빈 카잔을 꺾었다. 선발 출전한 루빈 카잔 미드필더 황인범은 작년 10월 제니트 원정에서 2-1로 승리한 경험을 되살리겠다는 각오로 이날 경기에 나섰고, 중원에서 안정적인 볼 배급 능력을 선보였으나 팀 전체가 수비 시 상대의 빠르고 정밀한 공격에 어려움을 겪었다.

아즈문의 이날 결장 또한 아쉬운 점으로 남는다. 지난 2019/20 러시아 프리미어 리그 득점왕이자 이란을 대표하는 골잡이 아즈문은 내달 12일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4차전 경기에서 한국을 만난다. 이보다 약 3주 앞서 이란의 에이스 아즈문, 한국 대표팀의 붙박이 주전 미드필더 황인범이 맞대결을 펼칠 기회가 무산됐다. 그러나 아즈문이 빠진 제니트는 지난 시즌 러시아 프리미어 리그 득점왕을 차지한 자국 대표팀 공격수 아르템 주바가 이날 두 골을 터뜨리는 맹활약을 펼치며 승리했다.

루빈 카잔은 제니트가 90분 내내 경기의 주도권을 쥐고 있던 터라 특유의 템포 빠른 공격으로 상대를 공략하지 못했다. 황인범은 수비 시 주로 제니트의 처진 공격수 클라우지뉴에게 패스가 연결될 만한 길목을 차단하는 데 집중했다. 클라우지뉴는 올여름 도쿄 올림픽에 출전해 브라질의 주전 공격수로 활약하며 금메달을 목에 건 전천후 공격 자원이다. 황인범은 클라우지뉴 외에도 바르셀로나 출신 공격형 미드필더 말콤, 콜롬비아 대표팀 주전 미드필더 윌마르 바리오스 등을 상대하며 중원에서 고군분투했다.

황인범은 8분 중원에서 상대의 패스를 슬라이드 태클로 차단하는 동시에 문전을 향해 침투하는 동료 안더스 드레이어에게 전진 패스를 연결했고, 16분에는 수비 진영에서 제니트 미드필더 말콤의 전진 패스를 차단하며 상대 공격을 끊었다. 또한, 그는 5분 후방 미드필드 지역에서 상대의 강한 압박을 받으면서도 최전방을 향해 오른쪽 측면으로 침투하는 드레이어에게 날카로운 전진 패스를 연결했으며 37분에는 상대의 강도 높은 전방 압박을 동료 크비차 크바라츠켈리아를 향한 유려한 백힐 패스로 빠져나갔다.

그러나 루빈 카잔이 간헐적으로 볼을 소유한 상황에서 황인범이 선보인 경기 운영 만으로 제니트에 맞서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제니트는 25분 말콤이 중원에서 아크 정면 지역을 지킨 장신 공격수 주바에게 전진 패스를 연결했다. 주바는 이번에는 황인범의 압박을 피해 측면을 통해 문전으로 침투한 클라우지뉴와 2대1 패스를 주고받은 후 문전에서 깔끔한 마무리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이어 주바가 29분 측면에서 넘어온 크로스를 머리로 떨궜고, 말콤이 내준 패스를 문전으로 쇄도한 클리아우지뉴가 득점으로 연결했다.

일찌감치 두 골 차 리드를 잡은 제니트는 하프타임을 2분 앞두고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루빈 카잔으로서는 억울할 만한 실점이었다. 루빈 카잔이 왼쪽 측면을 공략해 상대 페널티 지역 부근에서 공격형 미드필더 세아드 하크샤바노비치가 띄운 볼이 바리오스의 손에 맞았다. 그러나 제니트는 이를 두고 루빈 카잔 선수들이 주심에게 항의하는 사이 역습을 펼쳤고, 문전에서 주바가 추가 득점을 터뜨렸다. 득점 상황에서 주바의 위치 또한 오프사이드가 선언될 여지가 있어 보였으나 주심은 그대로 골을 인정했다.

루빈 카잔은 66분 하크샤바노비치가 문전으로 올린 프리킥을 상대 수비수 드미트리 치스티야코프가 걷어내기 위해 시도한 다이빙 헤더가 그대로 자책골로 연결되며 한 골을 만회했다.

황인범은 후반전에도 재치 있는 패스 연결로 루빈 카잔의 공격 활로를 뚫기 위해 분전했다. 그는 64분 공격 진영까지 전진해 페널티 지역으로 침투하는 크바라츠켈리아를 향해 날카로운 로빙 패스를 찔러줬지만, 상대 골키퍼의 차단에 막혔으며 72분에는 상대의 패스를 끊어내는 가로채기 동작으로 원터치 전진 패스를 연결해 위협적인 속공의 시발점 역할을 했다. 이어 황인범은 89분 후방에서 공격 진영 왼쪽 측면으로 연결한 날카로운 롱볼을 하크샤바노비치가 문전으로 연결하며 위협적인 역습 상황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루빈 카잔은 추가 득점에는 실패하며 1-3으로 패했다. 황인범은 76분 속공 상황에서 상대 선수 세 명의 압박을 받으면서도 볼을 지켜내며 유도한 몸싸움 과정에서 걷어차여 쓰러졌지만, 주심은 파울을 선언하지 않았다. 이에 격분한 황인범은 주심에게 달려가 두 팔을 휘두르며 항의한 끝에 경고를 받았다. 황인범이 걷어차이는 장면을 눈앞에서 본 슬러츠키 감독 또한 파울이 선언되지 않은 데에 대해 주심을 향해 소리를 치며 강력히 항의하다가 퇴장을 당하고 말았다.

자신의 25번째 생일날 열린 이날 경기에서 풀타임을 소화한 황인범은 오는 27일 디나모 모스크바 원정에서 소속팀 일정을 이어간다. 그는 제니트전에서 올 시즌 세 번째 옐로카드를 받았다. 러시아 프리미어 리그 규정에 따라 황인범은 한 차례만 더 옐로카드를 받으면 경고 누적으로 한 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는다. 그는 27일 디나모 모스크바 원정, 내달 3일 홈에서 니즈니 노보고로드를 상대로 러시아 프리미어 리그 9~10라운드 경기를 치른 후 한국 대표팀에 차출될 전망이다.

사진=FC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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