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무대 선 BTS, 전세계 청년들 향해 "'로스트' 아닌 '웰컴 제너레이션'"

정대연 기자 2021. 9. 20.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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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20일(현지시각) 뉴욕 유엔본부 총회장에서 열린 제2차 SDG Moment(지속가능발전목표 고위급회의) 개회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뷔, 슈가, 진, RM, 정국, 지민, 제이홉. 뉴욕|연합뉴스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20일(현지시간) 전 세계 청년들을 응원하며 “변화에 겁먹기보단 ’웰컴’이라고 말하면서 앞으로 걸어나가는 세대라는 의미에서 ‘로스트 제너레이션’이 아니라 ‘웰컴 제너레이션’이라는 이름이 더 잘 어울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7월 ‘미래세대와 문화를 위한 대통령 특별사절’로 임명된 BTS의 멤버 진은 이날 미국 뉴욕 유엔 총회장에서 열린 ‘제2차 지속가능발전목표 고위급 회의(SDG 모멘트)’ 개회 세션에 청년 대표 자격으로 초청돼 이같이 말했다. BTS는 이날 7명의 멤버가 돌아가며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는 형식으로 발언했다. SDG 모멘트는 2030년까지 지속가능발전목표 달성을 위한 국제사회의 관심과 행동을 촉구하기 위해 유엔이 매년 개최하는 행사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번째로 행사가 열렸다. 제76차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전날 뉴욕에 도착한 문재인 대통령도 유엔 회원국 정상 가운데 유일하게 이번 SDG 모멘트에서 연설했다.

RM은 “가장 다양한 기회와 시도가 필요한 시기에 길을 잃게 됐다는 의미에서 지금의 10대, 20대들을 ‘코로나 로스트 제너레이션’으로 부르기도 한다고 들었다”며 “그런데 어른들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길을 잃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이어 “가능성과 희망을 믿고 있으면 예상 밖의 상황에서도 길을 잃는 것이 아니라 더 새로운 길을 발견하게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말했다. 지민은 “온라인 공간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친구들과 만남을 이어가고 새롭게 공부를 시작하고 더 건강하게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분들이 많다”며 “이것은 길을 잃었다기보다 새롭게 용기 내고 도전 중인 모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진은 “(코로나19 이후) 지난 2년은 사실 저도 당혹스럽고 막막한 기분이 들 때가 있었다”며 “그렇더라도 ‘지금을 잘 살아가자!’라고 외치는 분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정국은 “입학식, 졸업식이 취소됐다는 소식도 들었다”며 “저희 같은 경우에도 오랫동안 열심히 준비한 콘서트 투어가 취소되면서 정말 많이 속상했다”고 말했다. 슈가는 “코로나로 잃어버린 것들에 대한 일조의 애도가 필요한 시간이었다. 그동안 당연하게 여겼던 순간 순간의 소중함을 깨닫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뷔는 “우리의 미래에 대해 너무 어둡게만 생각하진 않으셨으면 좋겠다”며 “우리가 주인공인 이야기의 페이지가 한참 남았는데 벌써부터 엔딩이 정해진 것처럼 말하진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백신 접종도 그렇고, 새로운 일상을 이어 나가기 위한 노력들이 계속되고 있으니까 곧 얼굴을 마주하고 만날 날이 멀지 않은 것 같다”며 “그때까지 모두 긍정적인 에너지로 다시 반겼으면 좋겠다”고 했다. RM은 “세상이 멈춘 줄 알았는데, 분명히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며 “새롭게 시작되는 세상에서 모두에게 서로에게 ‘웰컴!’이라고 말해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BTS는 기후변화를 두고도 이야기를 나눴다. 제이홉은 “지구에 대한 애도는 정말 생각하고 싶지도 않다”며 “기후변화가 중요한 문제라는 것은 다들 공감하지만 어떤 게 최선의 해결 방법이라고 이야기하는 건 정말 쉽지 않다”고 말했다. RM은 “환경문제에 진심으로 관심을 가지고, 또 전공으로 택해서 공부하는 학생들이 굉장히 많다”며 “아무도 겪어보지 않은 미래이고, 거기에서는 우리들이 채워갈 시간이 더 많기 때문에 어떤 방식으로 살아가는 게 맞을지 스스로 답을 찾아보고 계신 것”이라고 말했다.

BTS의 히트곡 ‘퍼미션 투 댄스(Permission to Dance)’ 공연 영상도 유엔 웹티비 등을 통해 전 세계에 중계됐다. 뮤직 비디오 형태의 특별영상은 유엔 총회장을 비롯한 유엔본부 장소를 배경으로 사전 제작됐다. BTS가 유엔 무대에서 연설한 것은 2018년 9월 유엔아동기금(UNICEF) ‘제너레이션 언리미티드’ 행사 연설과 화상으로 열린 지난해 유엔총회에서 보건안보 우호국 그룹 고위급 회의 특별연설을 한 데 이어 3번째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20일(현지시각) 뉴욕 유엔본부 총회장에서 열린 제2차 SDG Moment(지속가능발전목표 고위급회의) 개회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을 듣고 있다. 왼쪽부터 뷔, 슈가, 진, RM, 정국, 지민, 제이홉. 뉴욕|연합뉴스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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