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백신 접종완료" 대통령 특사 방탄소년단, UN총회 빛낸 한국어 연설[종합]

황혜진 2021. 9. 20.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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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황혜진 기자]

그룹 방탄소년단(RM, 진, 슈가, 제이홉, 지민, 뷔, 정국)이 미래 세대를 위한 한국어 연설로 UN(유엔) 총회를 빛냈다.

9월 20일 오후 9시(한국시간) 미국 뉴욕에서 유엔(UN) 사무총장 주재 아래 제76차 유엔 총회 특별행사 '지속가능발전목표(SDG) 모멘트' 개회 세션이 진행됐다. 방탄소년단은 대통령 특사 임명 후 첫 공식 일정인 이번 세션에서 청년세대, 미래세대 대표로서 연설을 펼쳤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세션에 직접 참석해 지속가능발전에 대해 이야기했다. 인류가 국경을 넘어 협력하는 것이야말로 위기 극복 방법이라고 강조하며 코로나19가 목표의 중요성을 절실하게 일깨워 줬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서로 연결된 공동의 실천이 이뤄진다면 우리는 분명 해낼 수 있다. 포용과 상생의 마음을 지금 즉시 함께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국제사회의 접근과 배분이 시작이다"며 백신 보급과 지원을 늘리는 노력을 지속하고, 국제 보건 협력 강화,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국경 초월 협력에 적극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문 대통령은 다음 연설자인 방탄소년단에 대해 "전 세계 청년들과 교감하고 있는 탁월한 청년들 BTS, 이 시대에 최고의 사랑을 받고 있는 아티스트, 미래세대와 문화를 위한 대통령 특별 사절 BTS. 이제 BTS의 이야기를 들어보도록 하겠다"고 소개했다.

방탄소년단은 "이 자리에 서게 돼 진심으로 영광이다. 대한민국 대통령 특사 방탄소년단"이라며 "오늘 미래세대의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이 자리에 왔다"고 운을 뗐다.

방탄소년단은 이번 연설에 앞서 13일부터 공식 SNS를 통해 팬데믹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각국 청춘들의 일상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이와 관련 방탄소년단은 "오기 전에 전 세계 10대, 20대 분들께 지난 2년은 어땠고 또 지금은 어떤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지 물어봤다"며 "지난 2년간 사실 우리도 당혹스럽고 막막한 기분이 들 때가 있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렇더라도 Let's Live On, 지금을 잘 살아가자고 외치는 분들이 있었다. 멈춰만 있을 수 없다. 솔직히 처음에는 누구를 탓할 수도 없고 억울했을 거다. 난 어제와 똑같은데 한순간에 평행세계에 온 것처럼 세상이 변해버렸으니까"라고 덧붙였다.

방탄소년단은 "입학식, 졸업식이 취소가 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인생에서 꼭 기념해야 하고 기념하고픈 순간이었을 텐데 아쉬웠을 것 같다. 우리도 오랫동안 열심히 준비한 콘서트 투어가 취소돼 정말 많이 속상하고 우리가 완성하고 싶었던 순간을 한동안 그리워했다"며 "코로나로 잃어버렸던 것들에 대한 애도가 필요한 시간이었고 그동안 당연하다고 여겼던 순간순간을 되새겼던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전 세계 팬들에게 받은 글과 사진들을 차례로 소개한 방탄소년단은 "우리의 질문에도 소중했던 순간이 담긴 사진들로 답변해준 분들이 많았다. 특히 자연과 함께한 사진들을 많이 보내주셨는데 자연을 느끼고 가꾸면서 시간을 더 특별하게 느끼지 않았나 싶다. 방금 우리가 애도해야 했던 것들에 대해 이야기해봤는데 지구에 대한 애도는 정말 생각하고 싶지 않다. 기후변화가 중요한 문제라는 건 다들 공감하지만 단정 지어 말하기에 어려운 주제다. 환경문제에 진심으로 관심을 갖고 전공으로 택해 공부하는 학생들이 굉장히 많다. 아무도 겪어보지 않은 시간이고 거기서는 우리가 채워갈 시간이 더 많기 ��문에 어떤 방식으로 살아갈지 답을 찾아보고 계셨다"고 밝혔다.

방탄소년단은 어려운 시국에 좌절하며 주저앉기보다 희망을 잃지 않고 변화하며 앞으로 나아가자고 독려했다. 방탄소년단은 "우리의 미래에 대해 너무 어둡게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앞으로의 세상을 위해 직접 고민하고 노력하고 길을 찾는 분들이 계실 테니까. 우리가 주인공인 이야기의 페이지가 한참 남았는데 벌써부터 엔딩이 난 것처럼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난 준비가 돼 있는데 멈춰버리고 잃어버린 기분을 느낀 분들이 있을 수도 있을 거다. 우리도 그랬던 때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온라인 공간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친구들과 만남을 이어가고 더 건강하게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분들이 많다. 이건 길을 잃었다기보다 새롭게 용기를 내고 도전하는 모습으로 보인다. 그런 의미에서 현세대는 '로스트 제너레이션'이 아니라 '웰컴 제너레이션'이 더 어울리는 것 같다. 변화에 겁먹기보다 앞으로 나아가는 세대라는 의미다. 가능성과 희망을 믿고 있다면 새로운 길을 발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방탄소년단은 "중요한 건 변화 앞에서 어떤 선택을 하는 것인가다. 우리가 UN에 온다는 소식을 듣고 백신 접종을 했는지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더라. 우리 7명 다 백신을 맞았다. 백신 접종은 이 자리에 오기 위해 끊어야 하는 일종의 티켓 같은 것이었다. 오늘 전해드린 메시지처럼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하고 있다"며 "백신 접종도 그렇고 새로운 일상을 이어가기 위한 노력들이 계속되고 있다. 우리가 다시 만날 날이 머지않았다. 긍정적은 에너지를 지속하자"고 밝혔다.

끝으로 방탄소년단은 "세상이 멈춘 줄 알았는데 분명히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모든 선택은 그 선택이 곧 변화의 시작이라고 믿고 있다. 엔딩이 아니라 새롭게 시작되는 세상에서 모두에게 서로에게 웰컴이라고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제 우리가 들려드릴 노래는 모두에게 미리 전하고 싶은 우리의 웰컴 인사"라며 이번 총회를 위해 새롭게 촬영한 'Permission to Dance'(퍼미션 투 댄스) 퍼포먼스 영상을 공개했다.

한편 방탄소년단은 지난 7월 '미래세대와 문화를 위한 대통령 특별사절'(Special Presidential Envoy for Future Generations and Culture)로 임명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방탄소년단이 지난 8년간 전 세계에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해온 만큼, 대통령 특사 임명, 유엔 총회 동행을 통해 전 세계 미래 세대와의 소통을 확대하고 주요 국제이슈에 대한 미래세대의 공감을 이끌어내고자 했다. 유엔 측은 정상들을 대표해 문재인 대통령이, 전 세계 청년들을 대표해 방탄소년단이 참석해줄 것을 요청했다.

방탄소년단이 유엔 총회에 공식 초청된 건 3번째다. 2018년 9월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개최된 73회 유엔총회에 글로벌 청년 대표 자격으로 참석한 방탄소년단은 자신들의 앨범 시리즈 주제 '러브 마이셀프(LOVE MYSELF, 스스로를 사랑합시다)' 연장선상에서 '스스로를 사랑하고 목소리를 내자'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리더 RM은 팀을 대표해 유창한 영어 실력을 토대로 간명하고도 명쾌한 연설을 선보였다.

이에 그치지 않고 방탄소년단은 지난해 9월 특별 연사로서 유엔 보건안보우호국 그룹 고위급 회의에 동참했다. 전 세계적으로 극심했던 코로나19 여파로 사전 촬영한 영상을 공개하는 방식으로 함께했다. 당시 '절망에서 벗어나 서로 연대하며 새로운 세상을 다시 살아나가자'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 전 세계인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사진=청와대 및 UN 공식 유튜브 채널 생중계, 방탄소년단 공식 SNS)

뉴스엔 황혜진 bloss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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