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댁 제사 준비를 제가 왜?"..20대가 제사를 거부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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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인 제사는 하지 않을 거 같아요. 돌아가신 분을 기억하는 것에만 초점을 맞추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어머니가 제사 준비로 고통받는 것을 지켜보기 힘들었다는 대학생 이연지 (24)은 차례 문화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MZ세대는 추석 차례 등 제사는 절차보다 고인을 기억하는 데 의미를 둬야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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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트렌드는 "효도도 셀프로"
코로나로 제사 문화 변화 앞당겨져
“전통적인 제사는 하지 않을 거 같아요. 돌아가신 분을 기억하는 것에만 초점을 맞추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어머니가 제사 준비로 고통받는 것을 지켜보기 힘들었다는 대학생 이연지 (24)은 차례 문화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MZ세대는 추석 차례 등 제사는 절차보다 고인을 기억하는 데 의미를 둬야한다고 생각한다. 제사상을 차리고 절을 올리는 게 불필요한 형식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올해 5월 정부가 발표한 4차 가족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0대의 64%가 제사를 지내지 않는 것에 동의했고, 일가 친척과 함께가 아닌 각자 가족과 명절을 보내는 것에 대해서도 20대의 48% 이상이 동의했다.
“제사상에 뿌링클 말고 황금올리브”
이 씨의 어머님은 본인은 뿌링클 보다는 황금 올리브 치킨을 좋아하니 제사상에 그것만 올려주면 된다고 말한다고 한다.
이 씨는 “차례를 준비하는 것 자체가 사실 여자들에게 부담이 편중돼 있다. “아무래도 딸이 당신과 똑같은 고생을 하는 것도 속상하셔서 우스갯소리로라도 저렇게 말하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고인을 추모한다는 의미를 살리는 것이 의례적인 전통보다 우선이라는 것이다.
돌아가신 할머니 ‘심시선’의 단한번 뿐인 제사를 특별하게 지내는 내용을 담은 장편 소설 ‘시선으로부터,’는 2030 세대에게 큰 공감을 받으며 작년 베스트셀러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생전 제사를 거부했던 할머니를 위해 가족들은 그가 살았던 하와이를 여행한 뒤 가장 기뻤던 순간을 모아 제사상에 올리는 방식으로 그를 기억한다.
최희연 씨 (27)는 “솔직히 결혼 후 시댁 제사를 지내는 건 남편의 가족을 위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최 씨는 이어 “효도 셀프인 시대”라며 “결혼한 후에 남편이 제사를 반드시 지내야된다고 한다면, 보조자로 도움만 줄 것이다. 주도적으로 할 생각은 결코 없다”고 말했다.
비대면 성묘, 밀키트 차례상 등 바뀌는 제사문화
코로나 시국은 제사 문화의 변화를 앞당겼다. 감염 위험으로 추석 연휴동안 폐쇄하는 추모공원이 늘었고 정부 역시 비대면 성묘를 권장했다. ‘e하늘 장사정보시스템’을 통해 진행되는 온라인 추모 성묘는 추모관 꾸미기, 추모관 관리, 차례상 꾸미기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난해 추석에는 23만 명 넘게, 올해 설에는 24만 명 넘게 이용했다.
코로나 이전에는 가족이 매년마다 거창하게 제사를 준비했다는 직장인 김혜지(34). 그는 부모님들도 코로나로 제사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다고 했다.
김씨는 “저희 부모님은 제사를 지내지 않는다는 생각 자체를 못하셨는데, 코로나로 제사를 지내기 어려워지자 생각 바뀌셨다”고 말하며 “온라인 성묘를 소개해드렸는데 실제로 준비도 간소화할 수 있고, 추모의 의미도 담겨있어서 좋아하셨다”고 말했다.
부모님에게 밀키트 등 간편하게 마련할 수 있는 차례음식을 소개하는 MZ세대도 늘었다.
올해 초 설 명절을 앞두고 이마트의 자체 브랜드인 피코크의 간편 제수용품 매출은 직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21.2% 늘었다. 같은 기간 롯데마트에서도 간편식과 밀키트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26.7%, 30% 증가했다.
2030를 주 이용자로 둔 모바일 장보기앱인 마켓컬리는 추석을 앞두고 ‘추석 선물 세트’ 탭에서 간편식, 반찬 카테고리를 새로 만들었으며, 차례상 차림에 필요한 갈비찜, 전, 잡채 등이 들어있는 상차림 세트도 판매하고 있다.
최 씨는 "요즘 모둠 육전이나 잡채 등 명절 음식도 간편식으로 잘 나와서 이번 추석때는 어머니 대신 밀키트 위주로 차례상 장을 봤다"고 말하며 "차례상 음식을 일일히 재료를 사 장만하는 것은 금전적으로나 시간적, 체력적으로나 비효율적"이라고 말했다.
박서윤 (parksy@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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