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란민 무연고 묘.."올 추석에 외롭지 않길"
[KBS 부산] [앵커]
부산 영도는 한국전쟁 당시 피란민이 많이 정착했던 곳인데요,
전쟁이 끝나고 피란민이 떠난 자리에는 '무연고 무덤'이 많이 생겨났습니다.
올 추석만은 쓸쓸하지 않길 바라며, 마을 주민들이 벌초에 나섰습니다.
김영록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국전쟁 당시 피란민 정착지였던 부산의 섬 마을 영도.
봉래산 자락 층층이 피란민의 판자촌이 들어섰습니다.
전쟁 초기에는 피란민을 위한 수용소가 설치됐고, 나중에는 피란민들이 돌과 천막 등으로 비바람만 피할 수 있는 집을 지어 생활했습니다.
[곽태자/인근 주민 : "(피란민들이)많이 살았어요. 연세 많으신 분들이 많이 돌아가시고. 지금은 70~80살 된 사람들은 그중에 몇 분은 있어요. 아주 멀리서 피란, 이사를 오셔서…."]
전쟁이 끝나고 일부 피란민들은 영도구 봉래산에 숨진 가족을 묻고 부산을 떠났습니다.
하나둘씩 방치되던 무연고 무덤은 400여 기까지 늘었습니다.
아무도 찾는 이 없이 잊혀졌던 수십 년 세월.
하지만 올해 명절은 다릅니다.
풀로 뒤덮였던 봉분이 어느새 깔끔하게 정리됩니다.
작업을 끝낸 뒤에는 위로하는 마음을 담아 꽃과 함께 음식을 올립니다.
마을 주민들로 구성된 사회적협동조합이 벌초에 나섰습니다.
[김정환/봉산마을 마을관리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 "워낙 무연고 무덤들이 오래 방치돼 있다 보니깐. 나무부터 제거하고 풀을 제거하고 제수도 좀 차리고 술도 한잔 올리고 있습니다."]
무덤 하나당 벌초에 드는 시간은 한 시간, 만만찮은 일이지만, 주민들은 내년에는 영도 전체로 확대해 무연고 묘를 돌볼 계획입니다.
KBS 뉴스 김영록입니다.
촬영기자:정운호
김영록 기자 (kiyuro@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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