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잊으면 안 돼"..추석 맞아 두 달 만에 열린 요양병원
[앵커]
추석을 맞아 요양시설이나 병원에선 거리두기 단계와 상관없이 면회가 가능합니다.
환자와 방문객 모두 백신을 맞았으면 얼굴 맞대고 만날 수 있는데요.
오랜만에 손잡은 가족들의 반갑고, 또 아쉬운 만남 민정희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마스크로도 가릴 수 없는 웃음.
["안녕하세요!"]
두 달 반 만에 잡아본 아내의 손입니다.
[최병록/면회객 : "손 아주 힘 있네. 내가 누군지 알겠어요?"]
거리 두기 4단계 전엔 매일 찾아 왔지만 그동안 못 본 사이 얼굴을 잊었을까 걱정입니다.
[최병록 : "얼굴 잊어버리면 안 돼 이 사람아. 다른 사람 다 잊어버려도 나 잊어버리면 큰일 나."]
전엔 명절 때만이라도 집에 같이 갔었는데, 지금은 만나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최병록 : "(백신) 2차까지 맞고 나면 좋은 기회가 될까 했는데, 마찬가지로 4단계 가면 (면회가) 안 된다고 하니까 (아쉬워요)."]
또 다른 요양병원, 어머니를 보러 온 딸이 면회 신청서를 씁니다.
["딸! (잘 있었어?)"]
접종을 마치지 않았다면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비접촉 면회만 가능합니다.
[이계행/면회객 : "누가 그렇게 해줬어? 예쁘다! 다음엔 나도 좀 해줘, 알겠지? (알았어!)"]
가족들은 저마다 손을 꼭 잡은 채 마음을 표현합니다.
10분의 면회 시간이 지나고 헤어져야 하지만, 좀처럼 손을 놓지 못합니다.
[심기순/면회객 : "잘 먹고 잘 주무시고, 또 올게요!"]
수도권은 면회가 금지된 지 석 달이 되면서 환자도 보호자도 지쳐갑니다.
[김기주/경기 광주 선한빛요양병원 : "(인지 능력이 떨어지면) 스스로 버림받았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아서 그런 경우에는 특히나 환자분들이 힘들어하십니다."]
요양 병원과 시설에서 면회를 늘리는 방안은 추석 이후 방역 상황에 달렸습니다.
[심기순/면회객 : "엄마 많이 사랑해! (나도 많이 사랑해!) 아빠도 많이 사랑하지? (응)"]
KBS 뉴스 민정희입니다.
영상편집:위강해
민정희 기자 (jj@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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